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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지금 이 시대 의사들의 소명은 투쟁”

노환규 회장, 젊은 의사들과 대담서 의정관계 개선도 다짐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젊은 의사들이 격식 없이 만나 의료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젊은의사 회원들을 초청하여 대화하는 시간을 8일 의협 동아홀에서 가졌다.

노환규 회장은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젊은 의사들에게 “잘못된 의료제도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여러분들과 여러분들의 미래를 논의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들이 너무 힘이 없고 모르는 것이 많아 지금까지 손해를 봤다”며 “힘이 있는데도 패배의식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의사들을 일깨워주기 위함이 이날 행사의 목적 중의 하나라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본격적으로 대화에 들어가고 노 회장은 투쟁의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금까지 안팍의 많은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는 좀 전에 끝난 시도회장단 회의에서도 볼멘소리를 들었다”며 “대선에 맞춰 서둘러 투쟁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이번에도 우리가 무기력함을 보여준다면 다음번도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물러서면 안된다는 생각에 맞춤형 투쟁을 했지만 갑작스런 투쟁에 전달이 잘 안되서 반발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노 회장은 투쟁이 곧 파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파업이라는 건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며 지난 17일부터 세 번 진행한 의원급의료기간 휴진은 파업이 아니라 의사들도 남들처럼 주5일 근무할 권리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는 이야기다.



노 회장은 전 세계 노예제도가 없어지기까지 그 과정에는 모두 투쟁이 있었다며 잘못된 현실을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이 바로 투쟁이라고 말했다.

단 기간에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잘못된 제도를 방치할수록 여러분과 같은 피해자가 늘어난다. 이를 하나라도 막기 위해 투쟁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노 회장은 “국민과 의사, 그리고 정부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의료제도를 만들기 위해 차기 정부와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의정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업이 다시 시작할 것인지에 대해 묻는 한 전공의의 질문에 노 회장은 “노조가 존재하는 이유는 파업을 막기 위한 것이다”라고 이야기 한 미국의사노조의 설립취지를 강조했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결정을 하기까지 정부와 협상해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앞으로 의사협회는 무엇이 국민과 의사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의료제도인지에 대해서만 철저히 고민하겠다”며 “우리의 의견이 잘 관철되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라도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지금까지 의사들이 한 투쟁은 항상 남의 투쟁이었다. 집행부가 시키는대로 할 뿐 개개인의 공감대가 없어 참여율이 떨어졌다”며 “전공의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깨닫고 현실문제를 의식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사실 환자를 보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의사들이 투쟁만 해서는 안된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렇지만 지금 이 시대 의사들의 소명은 투쟁”이라며 전공의들의 자각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전공의, 공보의, 군의관, 봉직의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젊은 의사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대화에 들어가기 앞서 노환규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100여 명의 젊은의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책상에 걸터앉아 젊은 의사들에게 농담도 던지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동아홀에서 대화가 끝나고는 젊은의사들과 근처 호프집을 찾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생맥주를 나누며 모처럼 편안한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