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각급 병원의 시무식에서는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도 병원경영의 위기”임이 공감대로 분출되고 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경영혁신과 수익창출에 전력하려는 움직임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종철원장은 “올해 환자감소와 저수가정책 등 어려운 외부환경을 극복해야 할 역경의 시기”라고 지적했고, 서울대병원 성상철원장은 “대내외적 경영상 어려움과 함께 선진 의료서비스의 개방이 임박, 과거에 안주할 시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유태전회장도 31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 2004년 의료계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통과하듯 어려운 한해였다”고 술회하고 “의약분업 이후 촉발된 병원경영난이 의료기관을 점점 더 힘들게 하고 있으며, 특히 2004년은 병원계에 주40시간 근로제가 도입되고 처음으로 산업별 단체교섭이 적용된 한해였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은 비용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2005년 수가인상에도 반영되지 못하여 그 경영압박이 올해도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병원의 도산율은 타 산업과 비교해 끊임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병원의 자금난 심화로 인해 건강보험공단에 가압류된 병원 진료비가 지난 2004년 7월 현재 7615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대다수 병원들은 MRI가 저수가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된 것을 병원경영의 매우 큰 악화요인으로 분석하면서 앞으로 의료환경은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워질 것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병원들은 “오늘의 병원현실이 21세기를 맞아 가장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라는 분석이다.
병원계는 이처럼 올해 병원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됨에 따라 병원별로 자구책 모색에 나서고 있는데, 그 공통핵심 전략은 *병원임직원의 의식개혁고취, *경영혁신을 통한 비용절감과 수익창출, *환자중심의 진료패러다임의 전환, *계열 및 협력의료기관의 협력화 강화, *병원신ㆍ증설과 선진 의료기관과의 협력구축 등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대다수 병원의 시무식에서 나타난 위기요인중에는 주변 의료기관과의 경쟁심화를 꼽은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친절, 봉사활동의 강화, 응급의료체계의 강화, 맞춤진료를 통한 환자의 편의제공, 환자복지시설의 강화 등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병원계는 농어촌 지역을 비롯 중소병원의 경영위기가 올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소병원 지원 육성법의 제정화와 정부차원의 병원산업 육성 발전을 위한 국가지원책이 다각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는 달리 병원계의 또 다른 변화조짐은 경제자유구역법개정안 통과에 따른 2008년 설립될 외국병원과의 경쟁전략과 BT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병원연구사업의 투자와 진로전환 등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처하려는 움직임이다.
일부 종합전문병원의 경우 이에 대한 대책으로 외국병원과의 협력체제 구축과 연구분야에 대한 투자전략 등이 불가피한 현안과제가 되고 있다고 보고 이미 올해부터 이들 분야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려는 경향도 엿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병원들은 현재와 같은 정부의 보험정책과 수가규제시책에서는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 차제에 정부가 의료산업이 21세기 국가성장을 견인할 첨단핵심산업이라는 인식전환을 가져야 할 때라는 점을 강력히 지적하고 있다.
유태전 병협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생명공학과 의학기술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세계적 수준의 의료인력과 병원산업의 높은 고용창출 효과만 보더라도 병원산업의 발전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이 “2005년, 병원산업이 우리나라 핵심전략산업으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경제적 배려와 지원이 따르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것처럼 “올해 국내 병원계의 사활은 정부의 시책전환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 병원게의 공통된 핵심과제로 나타났다.
박지은 기자 (jieun.park@medifonew.com)2005-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