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일수록 병상 중 상급병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병실료 또한 비싼 것으로 나타나 일반병상 부족과 선택진료비가 대부분 대형기관에 집중된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과 고려대학교 연구팀(윤석준 교수)은 상급병실 및 선택진료비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83.6%가 상급병실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상급 대형기관일수록 상급병실이 차지하는 비중과 상급병실료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병실 비중은 평균 74.1%로서 일반병상에 대한 환자의 요구도 82.2%에 비해 낮았으며 대형기관일수록 그 격차가 심했다.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64.9%, 종합병원 72.6%, 병원급 77.8%로 환자요구도 각각 추정치 84.7%, 85.8%, 76.1%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상위 5개 기관의 경우 일반병상 비율이 58.9%로 이들 병원 입원환자의 일반병상 요구도 85.9%에 비해 27.0%의 격차를 보였다.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실 이용대기시간 평균 2.8일
병원에서 환자들이 고가의 상급병실료가 부담스럽지만 당장 입원할 병실이 없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상급병실에 입원해 일반병실에 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는 경우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이런 환자들이 일반병실 입원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실태조사결과, 일반병상 가동률이 높은 상급종합병원(93%)의 경우 일반병실을 이용하기 위해 1일 평균 63명의 환자가 2.8일을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규모의 상급병실인 경우에도 대형 기관일수록 가격이 높았고, 상위 5개 기관 2인실의 경우 최고 22만4,000원, 최저 7만8,000원으로 상급종합병원 평균의 1.7배 수준이었다.
상급병상의 병실규모별 분포는 2인실(30.0%)과 1인실(특실 포함 23.4%)이 전체 상급병실의 과반 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2인실의 비중이 45.5%, 상위 5개 기관은 61.6%로 일반병실이 부족해 상급병실로 입원하게 되는 환자는 불가피하게 1~2인실을 이용하게 되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상급병실료 차액 총 1조 147억원
지난해 기준, 상급병실료 차액 규모는 약 1조 147억원으로 추정됐다.
상급종합병원 4,415억원, 종합병원 3,360억원, 병원 2,371억원으로 병실차액료는 전체 병원급 이상 총수입의 4.2%, 비급여 총수입의 14.4%에 상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병실을 이용한 환자의 59.5%가 본인의 당초 의사와 상관없이 상급병실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고,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일반병실 이용을 위해 평균 1~3일간 상급병실을 이용한 것이다.
선택진료는 전체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17.0%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상급종합병원 100%, 종합병원 41.4%, 병원에서는 12.2%가 실시하고 있어 요양기관종별로 운영 비율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의사 3만4,330명 중 선택진료 자격을 갖춘 의사는 1만3,403명(39.0%), 선택진료의사는 9,878명으로 선택의사 지정율은 평균 73.7% 수준이며, 특히 이비인후과는 90%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40%가 선택진료를 이용했는데, 상위 5개 기관에 입원한 환자의 경우에는 선택진료 비중이 93.5%로 나타났다.
선택진료비의 규모는 ‘12년 기준 연간 1조 3,170억 원으로 의료기관 수입의 6.5%, 비급여 수입의 23.3%로 추정되었다.
전체 선택진료비 중 70.5%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종합병원 24.7%, 병원 4.2% 순이었다.
선택진료비는 처치·수술료(37.2%) 비중이 가장 높았고, 진료지원 과목인 영상진단, 검사료, 마취항목의 비중도 41.4% 차지했으며, 이 비율은 대형기관일수록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진단, 검사료, 마취항목 비중 → 상급종합 43.9%, 종합병원 40.4%, 병원 10.8%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진료
선택진료 환자 중 자발적으로 선택한 경우는 59.1%라고 응답했으며, 나머지 환자는 선택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가피하게 선택진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진료만족도는 선택진료 환자의 64.8%, 일반진료 환자의 60.7%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조사대상자의 67.5%가 선택진료제도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병원방문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경우는 36.9%, 8개 항목별 비용부과 방식을 알고 있었던 경우도 34.0%에 불과해 선택진료제도 및 비용 부과체계에 대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입원환자 1만 여명과 1,461개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실태조사 관련 연구용역을 맡은 고려대학교 윤석준 교수팀이 환자인식도 조사결과 분석을 수행했다.
공단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국민행복의료기획단’에 제공해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 관련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