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고경화)이 청렴도조사와 공공기관 평가에서 매번 꼴지를 기록해 뿌리부터 바꾸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서는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렴도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민과 직원들이 한목소리로 청렴도 최하위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산하 준정부기관 중 권익위로부터 청렴도조사를 받은 곳은 모두 6기관이었는데, 이중 절반이 종합청렴도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외부청렴도 평가에서 모두 최하위등급을 받았지만, 내부 직원들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마저 최하위등급을 받은 기관은 보건산업진흥원이 유일하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보건산업진흥원 청렴도 평가결과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는 것.
지난 2010년도 평가에서도 외부와 내부 모두 4등급(미흡)을 받았고, 이후 2011년도 평가에서는 내부청렴도가 2등급으로 상승했지만, 2012년도 평가에서는 오히려 2010년도 보다 못한 결과가 나왔다.
한마디로 국민들 뿐 아니라 기관 내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마저도 스스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부패한 기관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외부와 내부 청렴도 평가에서 계속해서 최하등급을 면치 못하는 이유에 대해 민주당 최동익 의원은(보건복지위)는 ‘수박 겉핥기식 감사’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4년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자체감사 처분요구 및 조치결과’를 살펴보면 총 16차례의 자체감사 실시 결과, 주의 7건, 개선 1건, 시정 5건 등으로 모든 조치내용이 행정조치 처분에 불과했고, 경징계나 중징계는 단 한건도 없었다.
자체감사 조치결과가 이렇게 경미한 이유는 간단하다.
자체감사를 근태관리 위주의 간단한 감사만 실시하다보니 징계를 내릴 만한 사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흥원은 지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14건의 자체감사 적발결과가 모두 근태와 관련된 내용뿐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역점사업이자 2013년에만 3천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R&D 사업에 대한 감사는 아예 손도 못 대고 있었다.
진흥원 직원들의 근태만 감사하다보니 처분도 당연히 상대적으로 가벼운 행정조치 뿐이었고 감사가 이렇게 실시되다 보니 국민들 뿐 아니라 내부직원들로부터도 기관의 청렴도가 가장 낮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로써 직원들 스스로도 조직의 청렴성을 인정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도 복지부 산하기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진흥원은 기획재정부가 실시하는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도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6개 중 최하등급인 C등급을 받고 기관장 평가에서도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6개 중 최하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민과 직원의 신뢰회복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동익 의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의료분야 R&D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이러한 기관이 청렴도 꼴찌에 경영실적도 최하위라는 것은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국민과 직원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3천억 R&D사업을 보다 청렴하게 수행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