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부담 저수가 저보장 등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를 합리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12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사협회에서 전문지 출입기자회견을 가지고 당일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면담한 내용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장관 면담과 관련해서는 “원격진료를 허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의사가 결정할 문제다. 국민의 건강에 크게 위해가 되는 만큼 충분한 시범사업을 먼저하고 다음에 논의해야한다.”고 전했으며, 이에 대해 장관은 “시범사업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당정 협의를 통해 의료법 개정안에 넣었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나는 원격의료를 철회하고 시범사업을 먼저 하자고 했으나 복지부 장관은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밝혀 의료계가 요구하는 철회 후 시행이 아닌 법개정 후 시범사업이라는 정부 입장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 회장은 “이번 장관 면담은 투쟁을 알리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니며, 첫 취임 후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장관이 보건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을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관과의 면담에서는 15일 집회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다.
하지만 면담에서 헤어지며 노환규 회장은 문형표 장관에게 의료계 현안을 담은 8장 분량의 문서를 전달했다.
이 문건에서 의사협회는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전격 철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의료를 삭제 △원격의료 영리병원 등 의료분야의 규제개혁과 관련하여 의사협회 등이 참여하는 공식 논의 기구 신설 △원격의료 입법 논의 전에 반드시 의협과 함께하는 시범사업 실시 약속 등 4개항을 요구하고 있다.
문건에는 의사들의 투쟁에 대해서도 알리고 있다.
투쟁의 목표는 원격의료 영리병원 저지, 2차 목표는 건강보험제도 개혁과 관치의료 타파, 그리고 그 사이에 의약분업 전면 파기선언과 선택분업을 추진하는 운동 등을 적시하고 있다.
투쟁의 방법에 대해 노 회장은 “의사들에게는 투쟁의 방법이 마땅치 않다. 가장 손쉬운 투쟁의 수단은 파업이지만 의사들이 파업하는 것은 국민을 볼모로 삼는다는 여론의 큰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즉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지만 국민이 피해를 당하기 때문에 의료계가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마땅한 투쟁의 방법이 없다면 의사들은 이 방법을 사용하게 될 것이고, 어설픈 파업이 아니라 일시에 강도 높은 파업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의료기관이 할 수 있는 투쟁의 방법으로는 ‘청구대행 중단’도 있으나 의사들이 환자들의 저항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고 덧 붙였다.
노 회장은 “투쟁의 방법은 앞으로 비대위에서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