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을 유발하는 원인균인 ‘H5N1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소동이 벌어지는 사실과 관련, 전문가들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최근 루마니아와 터키의 가금류에서 H5N1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 각국 보건당국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고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일반인들의 심리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어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아직 바이러스가 감지되지 않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에서도 로슈가 독점공급하는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가 약국에서 날개돋친 듯 판매되고 있어 수급난으로 인한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조류독감의 전파 가능성을 우려한 나머지 놀란 일반인들이 타미플루를 찾는 발길에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류독감 전문가들은 이 신종질병이 쉽게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은 아니며, 지금까지 이에 감염 사망한 사람들 대부분이 닭을 취급하는 사육업자들이었다는 점을 들며 최근 패닉에 가까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의견이다.
스위스의 경우 의사와 약사 단체가 17일 전국의 회원들에게 공문을 발송, 개인들이 타미플루를 구입하는 것을 자제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위스 의사협회와 약사협회는 현시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할 필요가 없음을 주지시키고 안내문을 통해 타미플루를 왜 구입할 필요가 없는지, 구토와 기관지염, 현기증 등 부작용 등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스위스 의사-약사 협회는 타미플루가 백신이 아니며, 일반적인 독감 증세가 나타났을 때 복용하면 제한적인 효과를 갖는 약품에 불과하며, 그나마 변종 바이러스에 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지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류독감 전문가들은 H5N1바이러스는 조리 과정에서 죽는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수역기구(OIE),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도 최근 닭고기는 굽거나 삶아 조리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재확인하고 있다.
딕 톰슨 세계보건기구 대변인은 지난 14일 유엔 유럽본부 출입기자들을 위한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의 조류독감을 세계적인 역병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으로서는 조류독감이 인간에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백윤정 기자(yunjeong.baek@medifonews.com)
200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