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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경기도의사회장 선거는 노환규 VS 조인성

온건파 한부현 후보와 개혁파 현병기 후보 입장차 뚜렷


본격적으로 선거의 막을 올린 경기도의사회가 전임 집행부의 기조를 잇는 ‘관리형 조직’이 될 것인지 아니면 ‘강력한 투쟁체’가 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진다.

지난 1월 27일 제33대 경기도의사회장 선거 공고 마감 결과 한부현 회성시의사회장과 현병기 전 오산시의사회장이 각각 입후보해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한부현 후보는 현재 조인성 회장이 이끌고 있는 경기도의사회 집행부에서 부회장직을 맡으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

반면, 현병기 후보는 현 경기도의사회 집행부와는 특별한 인연이 없고 대신 노환규-추무진 회장으로 이어지는 대한의사협회 전·현 집행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만성적인 저수가와 열악한 전공의 수련환경,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으로 압축되는 우리나라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이지만 그 접근과 해법에서는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온건파로 분류되는 한부현 후보는 지난 1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당선되면 특별한 공약 없이 전임 집행부의 공약을 마무리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후보는 특히 “조인성 회장이 약속했던 10대 공약을 80~90% 정도 이룬 것으로 판단한다”며 자신은 “아직 미완결된 ▲의료행위방해방지법 국회통과 ▲경기도의사회관 소송 등을 마무리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 규제기요틴 등 정부와 얽힌 문제에 대해서도 “조용하고 실속있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황된 공약보다는 결정적일 때 단결된 힘을 보여줄 수 있도록 평소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화합을 이루겠다는 입장.

이는 그동안 크고 작은 의료계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정부와 극단으로 치닫는 대립보다는 협상과 대화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왔던 조인성 회장의 스타일과 닮아있기도 하다.

조인성 회장은 이런 성향의 한부현 후보가 이번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임기 동안 추진해왔던 일들을 이어나가고 마무리하기에 적격의 인물로 판단한 것이다.

반면, 현병기 후보는 “경기도의사회를 강한 투쟁체로 탈바꿈시켜 정부와 싸움 또는 대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뜻을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

특히 그는 “의사들이 한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의료제도 개혁”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투쟁에 가장 적합한 자신이 반드시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투쟁을 통한 개혁을 외치는 현 후보의 모습은 역대 최고의 ‘의료계 싸움꾼’으로 손꼽히는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의 모습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는 평이다.

급진적 변화를 바라는 젊은 의사들을 비롯한 강성 회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의협 회장직에 당선된 노 전 회장은 예상대로 정부와 날선 대립각을 세우는 강성 행보를 거듭해 12년만의 의사 총파업, 건정심 탈퇴 등을 주도했다. 하지만 의협 대의원회로 대변되는 구세력과의 갈등을 좁히지 못하고 의사협회 역사상 최초로 임기 중 탄핵을 당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노환규 회장은 자신과 꼭 닮은 성향의 현병기 후보의 출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출마의사가 없었던 현 후보였지만 이전부터 각별한 관계였던 노 전 회장이 “이대로 경기도의사회를 놔둘 것이냐”면서 출마를 강권하다시피 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노환규 전 회장은 지난 1월 31일 있었던 현병기 후보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도는 서울만큼이나 중요하다”면서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꿀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현병기 후보가 반드시 경기도의사회장에 당선돼 큰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조인성 회장에 대해 “대정부 투쟁 고비 때마다 의협과 회원의 뜻과 반대되는 주장을 일삼아 큰 장애를 초래했다”고 비난하며 “이런 기조를 이어받는 후보가 경기도의사회장에 당선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경기도의사회장 선거는 의료계 온건파와 개혁파의 대결구도이자 조인성 경기도의사회장과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대리전이라 할 수 있다.

전국 시도의사회 중 서울시의사회 다음으로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하는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의 성향과 지지기반이 이렇게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경기도의사회 회원들이 최종적으로 누구를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