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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가천대 길병원, 수면의 질 인지·행동 장애와 연관

알츠하이머, 잠 푹 자는 게 좋다…117명 조사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야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한다면 인지 및 행동 장애가 개선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가 환자 117명(알츠하이머병 환자 63명, 연령과 성별 대응 비치매 노인 54명)을 대상으로 야간 수면 특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연구논문을 2014년 Journal of Clinical Neurology 지에 발표했다.

수면 특성은 피츠버그 수면의 질 평가 설문(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을 이용했고, 인지기능 평가를 위해 자세한 신경인지기능검사(SNSB)와 한국판 치매행동평가척도(NPI-K)를 통해 이상행동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의 양과 질이 낮으면 공간 기억력이 저하돼 길찾기 등의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 또 전두엽기능이 떨어져 인지저하와 이상행동이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게 수면잠복기는 공간지각력과 공간기억을 평가하는 Rey-Osterrieth complex figure test (RCFT) 평가 중 ‘즉각회상’, ‘장기회상’, ‘재인식’ 항목과 실행능력을 보는 항목에서 음의 상관관계에 있었다.

반면 치매가 없는 정상 노인군에서는 ‘즉각회상’, ‘장기회상’ ‘재인식’ 항목에서 수면과 통계적 의미가 없었다.

즉, 수면잠복기가 길어져서 잠이 드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알츠하이머 환자의 전두엽 기능이나 시공간기능이 현저히 떨어져서, 이상행동이 악화될 수 있고, 길찾기 기능 등의 인지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자주 깨지 않고 잠을 잘 자는 수면효율이 좋은 환자들은 공간기억평가(RCFT) 중 ‘즉각회상’ 및 ‘장기회상’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정상노인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즉,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야간 수면 시, 자주 깨지 않고 수면을 잘 취하는 경우도 공간기억을 향상시킨다는 의미이다.

◆ 수면장애, 적극적인 치료 필요

알츠하이머병 노인의 수면장애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주간, 야간 수면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우울증이 잘 나타난다. 우울증의 증상 중에서 무감동이 많이 동반되는데, 무감동은 목적지향적인 행동이 사라지고 지적인 흥미가 없으며 감정과 정서상의 무관심이 커지는 증후군이다.

무감동을 겪는 노인은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기능적, 인지적 장해를 겪을 확률이 높아 예후가 나쁘다. 무엇보다 우울증 치료를 방해한다.

박기형 교수팀의 연구결과 수면효율이 좋지 않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무감동이 더 잘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수면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공격성이 두드러질 수 있다.

박기형 교수는 “결국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장애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인지기능을 호전시키는 효과 뿐 아니라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여 환자의 상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라며 “노인 수면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노인 수면장애, 동반질환 고려해야

노인은 다양한 수면질환에 시달린다.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질환으로 전체 노인의 1/5~1/3이 경험한다. 노인 불면증은 다른 연령층과 달리 대부분 내과적 문제나 만성질환과 동반돼 일어난다. 고령 자체가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미약하다. 심장질환, 뇌졸중, 고관절 골절, 우울증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 외에도 야간 다뇨, 폐경, 수면구조의 변화, 일주기 리듬의 변화, 일조량 감소, 신체적 활동의 감소 등 수면 자체와 관련된 요인이 작용한다.

박기형 교수는 “노인 수면장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질환에 대한 동반 치료가 수반돼야 한다”며 “노인은 다양한 질병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혼자 수면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에 있어서 성인에 비해 어려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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