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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정진엽 후보자, 의료 IT 이외는 낙제점”

야당, 직무관련 주식보유·해외출장 아내동행 등 집중 지적


“정진엽 후보자가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분당서울대병원은 국공립병원이 아닌 ‘의료IT 육성 시범사업 병원’이나 다름없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인사 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이 정 후보자의 직무관련 주식보유 의혹, 해외출장 아내동행 논란,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 등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오전과 오후에 걸쳐 정진엽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진엽 후보자의 유일한 행정경험인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 당시 의료IT 분야의 선도병원으로 육성하려 했던 것 이외에는 총체적으로 낙제수준의 병원경영을 해 국공립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근거로 정진엽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과도한 진료비 부당청구가 발생했던 점,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점, 병원업무의 외주화 및 비정규직 확대를 이끈 점, 그리고 총체적인 경영상의 문제를 안은 채 유헬스케어사업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온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성주 의원은, “후보자는 병원장으로서의 역할마저 다하지 못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와 복지를 총괄하는 부처의 장관이 된다는 것은 결코 마땅치 않다”며 정진엽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목희 새민련 의원은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시, 병원으로부터 출장비를 지급받아 배우자와 뉴질랜드로 함께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국회 이목희의원(새정치민주연합, 금천구)에게 제출한 정진엽 후보자의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시 국외 출장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2년 11월 9일 뉴질랜드로 9일간 출장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출장계획 사유를 보면, “현지 병원, 호텔 탐방, 교민 협력, 시장 조사”라고 되어있으나 서울대병원 측 관계자는 한 명도 동행하지 않았다는 것.

다만 법무부에서 제출한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정진엽 후보자의 배우자가 같은 기간 뉴질랜드 출입국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출장에는 비즈니스 항공료를 포함해 모두 648만 원이 지급됐는데, 출장보고서 등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후보자는 평소 출장시 주로 관용여권을 사용했으나, 뉴질랜드 출장시에는 일반 개인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목희 의원은,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공무원으로 특히 누구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된다”면서 “고위공직자로서 공적인 출장을 가족 외유를 위해 사용한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말했다.

김용익 새민련 의원은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재임시 감사원 감사에서 병원 회계 규정을 위반하여 병원에 손해를 끼쳤고, 직무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4일 청문회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공공의료체계 구축․관리실태)를 토대로 정진엽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2011년 생화학분석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수의계약으로 구매하고 거래 실례가격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으며, 의료장비 구매 대행업체인 주식회사 이지메디컴이 가격이 부풀려진 허위의 견적서를 토대로 비싸게 구매하여 병원에 손해를 끼쳤다고 공개했다.

감사원은 병원 회계 규정에서 정한 수의계약의 범위와 거래실례가격을 조사하여 계약금액의 적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거래 실례가격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은 병원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한 감사원은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기기 구매 대행업체인 주식회사 이지메디컴이 부풀려진 허위 견적서를 토대로 하여 생화학분석기 구매 계약을 체결(2억 2천 8백만원)하여, 생화학분석기를 구매한 사례가 있는 부산광역시의료원의 1억 2천 5백만원 보다 1.82배(1억 3백만원), 경북대학교 병원 1억 4천 5백 79만원 보다 1.56배(8천 2백 20만원) 비싸게 구매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당시 정진엽 후보자는 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직무관련성이 있는 이지메디컴의 비상장주식 6천주와 유엔아이 비상장주식 5천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편 정진엽 후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8월 4일)되기 전날인 8월 3일에 유엔아이 주식을 매도(매도 당시 5,246주)했고, 이지메디컴 주식은 현재에도 보유중이다.

김용익 의원은 “정진엽 후보자가 병원 회계규정을 위반하여 병원 재정에 손해를 끼친 것은 병원의 최고 책임자로서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정진엽 후보자가 병원장 재직시 직무와 관련이 있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현재에도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것이 적정한지, 공직후보자로서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4일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원격의료는 필요하지만 의료영리화 자체에는 반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날 저녁 성명을 발표하면서 “청문회를 통해 정 후보자가 복지 분야 문외한일 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 이후 한국 의료체계를 바로 세울 인물이 아니며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을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며 정진엽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의료민영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그가 추진하려는 원격의료, 외국인환자 유치 및 의료관광, 해외진출 등의 각종 정책들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명백한 의료민영화·영리화 정책들이라는 것.

노조는 이날 청문회가 부실하게 진행돼 의료민영화 추진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가시지 않아 정 후보자가 정말 의료민영화를 반대한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국제의료지원법,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 의료정보의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 등의 사업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늘(25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24일 인사청문회에서 야권으로부터 각종 의혹이 제기된 정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17년만의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이 탄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