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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⑧] 인공지능 신약개발의 전망

배영우 (주)메디리타 대표이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위원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신약은 30개에 이르고 있다. 거기에 활발한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의 노력으로 다수의 국산의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고 출시까지 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 허가를 받은 엑스코프리는 신약개발 전 과정을 국내 기업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사례로 의미가 깊다. 

이런 독자 신약을 개발한 성과를 내기까지 걸린 기간이 26년이다. 신약 하나로 조 단위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고 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너무도 오랜 기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인내와 끈기는 높이 사야 한다. 다만 앞으로도 이렇게 인내와 끈기로만 갈 것이냐는 것이 관건이다. 

다행스럽게도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여 진행하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것이 가시화되고 있다. 너무도 오래 걸리는 신약개발에 속도를 불어넣어 전체 연구개발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인공지능의 장점이다. 

특히 신약후보물질의 발굴과 단계별 진행 여부에 대한 타당성 검토 그리고 임상시험 매칭에 이르기까지 활용 분야도 다양하다. 이 움직임에는 BT 기업과 IT기업간의 협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의 인공지능 기업인 투자아와 비소세포폐암 신약개발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국내 인공지능 기업인 스탠다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여 인공지능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내부 조직을 개편하고 울산과학기술원과 신약개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국내 인공지능 기업인 심플렉스와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 발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심플렉스는 후보물질 디자인에 특화된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고속대량약물검색 시스템보다 높은 정확도와 효율성을 보인다고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 1개 프로젝트 정도만 진행할 수 있었던 1팀이 3개까지도 동시에 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임상시험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기술로 임상시험에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메디데이터는 국내의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임상시험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인공지능 기업인 메디리타는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네트워크 의학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하고 학습하여 신약후보물질의 약효와 안전성을 예측하는 기술로 바이오 벤처기업과 타겟 발굴 및 신약후보물질 발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고려대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 신약 연구계약을 맺고 면역항암제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타켓을 조절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후보물질 발굴은 고려대학에서 진행하고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비임상 및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역할 분담을 한다. 향후 수익을 공유하여 분배하는 협력구조다. 

해외에서는 딥마인드가 단백질 구조 예측 학술대회에서 3차원 단백질 아미노산 결합구조 예측 인공지능인 알파폴드를 선보였다. 이 대회는 3차원 구조가 밝혀진 90종 단백질의 선형 아미노산 서열만 제시하고 어떤 구조로 아미노산이 어떻게 입체적으로 배열되고 접혀서 3차원 구조의 단백질을 형성하는지를 예측하는 역량을 겨루는 것으로 알파폴드가 압도적인 예측력으로 우승을 거두었다. 

여기에 불과 수개월이 지나서 네이처에 발표된 새로운 기술인 반복적 기하학적 네트워크는 아미노산이 배열되는 앞뒤의 정보를 가지고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알파폴드에 비해 훨등한 속도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여 가까운 시일 내에 단백질 변이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 항체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규명하는데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국의 생명공학 연구재단은 인실리코 메디슨과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기존 방식으로는 최소 2~3년이 걸리는 신약후보물질 설계, 합성 및 검증 과정을 인공지능으로 46일 만에 완료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기존의 GAN기술을 발전시킨 GENTRL로 특정 특성을 가진 새로운 분자 구조를 신속하게 생성함으로써 불과 21일 만에 새로운 분자를 디자인하고 생성할 수 있었다. 신약개발 분야에 인공지능이 접목된 지 불과 수년 만에 응용되는 범위가 대폭 확대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이 빠르지는 않았으나 늦지는 않게 인공지능의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1.2% 정도에 불과하다. 기존의 신약개발 방법대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매진하여 글로벌 빅파마를 따라잡고, 넘어서기는 요원하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1,400조 원이 넘어 반도체 산업의 세 배에 이른다. 세계 20대 의약품의 평균 매출로 신약 1개의 가치를 보자면 7조 원이다. 류머티스 치료제 휴미라는 22조 원에 이른다. 신약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규모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573개에 이르고, 2030년에는 10조 원 매출의 국내 제약사가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성공률이 매우 낮은 신약개발 분야에서 성공사례를 많이 만들어 글로벌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에 우리가 선도적으로 나서야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BT기업과 IT기업의 협력상생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빅데이터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기업들의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운영도 협력생태계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업계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인공지능의 활용은 유효한 데이터의 수집과 관리를 병행해야만 한다. 

딥러닝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4% 정도만 잘못돼도, 상당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리얼월드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해서 이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데이터의 정합성과 유효성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개인정보도 보호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신약개발 기간의 파격적인 단축과 치료효과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 새로운 기술과 인식에 맞게 데이터 규제를 풀고 인공지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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