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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중환자 관리체계 개편 촉구 봇물…“위급상황 대비해야”

대한중환자의학회, 중환자 진료실태 백서 발행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가산 개선 등 제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내과 중환자실 격리병상 수와 전담인력을 확보하고, 성과급제도를 보완하는 등 중환자실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지난달 31일 창립 40주년 맞아 우리나라 중환자 진료 실태를 기록한 백서를 발행했다. 2009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요양병원을 포함해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333개로 전체 의료기관의 9.7%이며, 이중 64(19%)가 경기도에 분포해 있고 서울이 55개로 총 36%의 중환자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총 중환자실 병상 수는 8321개로 2015(9768병상)과 비교해 감소했다.



아시아 국내 총 생산량 상위 국가들의 평균 중환자실 당 병상이 22.2병상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중환자실 병상 수는 적은 셈이다. 또 국내 중환자실 격리 병상 수는 23.6%로 타 국가들의 격리 병상 수가 48.4%인 것을 감안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감염질환에 대비한 내과 중환자실의 격리병상 수 확보가 특히 시급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환자 수 대비 의료인력의 부족과 낮은 수가도 문제로 지적했다. 높은 업무강도로 인한 소진 증후군(번아웃)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학회는 현재 중환자실 수가는 원가의 80% 수준이며, 수익 구조상 중환자실을 운영할수록 적자가 누적돼 의료기관의 경영진은 중환자실 전담 인력의 증원에 대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인력이 충분하지 못한 환경에서 중환자실의 과중한 업무 부하로 인해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타 부서에 비해 근무만족도가 낮으며 이직 빈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담의사의 상황도 다르지 않으며 중증 환자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최소 환자 15명당 1명의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배치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국내 현실은 전체 중환자실의 20%는 전담전문의가 없는 상황이라며 중환자의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중환자실의 의료 인력을 확충해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환자실 전담인력 양성을 위한 강력한 성과급제도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9년 기준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는 886명으로, 2009년 처음 세부전문의 제도를 시행한 이래로 작년까지 세부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모두 1584,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중환자의학회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중환자의료에 대한 요구는 더욱 증가할 것이고 그에 따라 병상 수도 계속 증가할 것이지만 간호사 1인이 3명 이상의 환자를 보고 있는 매우 열악한 진료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학회는 중환자실에 전담전문의가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환자 중증도에 따라 전담의 1인당 환자수를 제한하고 충분한 간호 및 의료인력을 보장할 수 있는 진료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그에 따라 필요되는 전담의 질 관리를 위해 전담의 자격요건 규정 마련 학회의 양질의 연수교육으로 전담의 양성 전담의 복리후생 및 근무조건 개선을 통한 더 많은 지원자 확보를 강조했다.

 

아울러 “‘중환자의학과라는 하나의 독립된 부서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지만 과도기적 형태로서 중환자실 의료인력 간 학술모임과 증례토론 등은 근무환경과 진료 질 개선에 중요한 요소이다고 밝혔다.

 

수가체계에 대해선 오랫동안 원가 이하로 수가가 책정되어 있어서 병상을 운영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로 되어있다의료법 상에 중환자실에 대한 규정은 지극히 형식적이고,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과 적정성평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가가산, 간호등급에 따른 수가 가산 등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그 기준이 적정진료를 기대하기에 아직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여러 차례 제기된 중환자 관리체계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해 중환자 관리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있어 왔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지난 5월 있었던 대한병원협회 주관 토론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의료시스템 개편에서 중점이 되는 부분은 중환자 관리에 대한 물적·인적 인프라 구축과 수가를 포함한 운영지원 시스템 개편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중환자 병상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일반병상에 비해 최소 3배에서 5배 정도의 인력과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그에 따른 비상재난 감염병 수가를 수립해야만 실질적인 환자 관리와 자발적인 병원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중환자의학회가 보고서에서 강조했다시피 그도 메르스 사태 후 응급의료 시스템과 수가체계가 급변했듯이 이번 코로나 시대로 중환자 시스템과 수가체계의 대변환을 이루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중환자 전담의 및 간호인력 양성을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 도입, 정부의 재원지원과 정책지원이 있어야 중환자실 인프라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도 지난 6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주제의 토론회에서 중환자실을 3500병상 이상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일반 병동을 준중환자실로 전환 가능토록 시설을 정비하고, 수술장·회복실 등을 중환자실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 중환자실은 인력지원을 통한 진료기능을 강화해야 한다중환자진료 지원팀 구성 지원, 중환자진료인력이 부족한 종합병원 지원이 필요하고, 특히 중환자 진료 간호인력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있었던 대한중환자의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의대 이상민 교수는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의 문제점으로 일관된 중환자 치료 컨트롤타워의 부재 불충분한 중환자 이송시스템 중환자병실 현황파악 필요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향후 2~3차 대유행이 발생하게 될 때 중환자실 병상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은 명확하다고 본다다가울 대유행에 대비해 코로나19 중환자 진료 대책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