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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간호법범국본 “초고령사회 ‘간호돌봄’ 해결위해 간호법 제정해야”

간호법 통과 염원 담아 국회에서 국힘 당사로, 다시 국회까지 행진 이어가
“부모돌봄의 선진국가 간호법으로 시작 … 간호법은 가족행복법”

국회 앞과 국민의힘 당사에 모인 현장 간호사들은 초고령화시대 돌봄 문제는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간호법은 간호돌봄을 통해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며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또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사까지, 다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국회까지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를 위한 가두행진을 이어가며 시민들에게 간호법 필요성 알렸다.


전국 62만 간호인과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이하 간호법범국본)는 국회에 간호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4월 3일부터 매일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을 국회 앞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개최해 오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2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수요한마당’을 열고 간호법범국본에 참여한 단체의 지지와 간호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마련하고 있다.


이날 국회 정문 1문과 2문 사이 그리고 현대캐피탈빌딩과 금산빌딩 앞에서 진행된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에서는 500여 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간호법은 부모돌봄법입니다’, ‘부모돌봄의 선진국가 간호법으로 시작합니다’, ‘간호법=부모돌봄법, 가족행복법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간호법 즉각 통과를 국회에 촉구했다.


인천지역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정다우리 간호사는 “대한민국은 이제 초고령시대에 접어들었고, 만성질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돌봐야 하는 가족이 늘고 돌봄 문제는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누구나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돌봄을 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지만 현실은 원치 않는 시설이나 요양병원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비단 남의 일이 아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간호법은 간호돌봄을 통해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부모돌봄법인 간호법 제정에 국회가 나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지역에서 참여한 권승탄 간호사는 “병원 내 보건의료 인력 정원이 간호사에 비해 적다는 이유로 병원 업무를 3교대 간호사에게 자연스럽게 전가하고 있다. 간호사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너무도 당연시 되고 있고 간호사의 업무량과 강도는 점점 높아져만 가고 있다”면서 “간호사로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좀 더 집중하고 경험을 쌓아갈 수 있다면 이는 결국 환자가 받는 의료의 질을 높일 것이다.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타 직종 간 업무를 침해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는 우리나라 의료현실을 간호법 제정을 통해 바로 잡고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 모두를 위한 법이 간호법”이라고 강조했다.

멀리 제주에서 온 김성건 간호사는 “간호법 제정의 핵심 목적은 간호사의 현실을 개선해 간호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나아가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현행 의료법은 간호사의 역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 경제 수준의 향상에 따른 보건의료 환경 또한 반영하지 못한다. 간호법은 간호사를 위한 법이 아니라 환자 곁을 오랫동안 지킬 수 있도록 돕는 법이다. 간호라는 돌봄 행위를 규정함으로써 간호사가 더 명확하고 안전해진 상황 속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과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경기지역 인공신장센터에서 근무하는 유현희 간호사는 “간호사는 환자가 투석하는 4시간 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와 소통하고 환자를 케어한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천직이라 여기며 간호사의 길을 걸어왔지만, 최근 간호법이 번번이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하니 우리 업무를 규정하는 것이 간호사의 이기심인 것인지 슬픈 생각마저 든다”며 “환자를 더 잘 간호하고 싶은 염원을 담은 간호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 현명한 판단을 요청드린다”고 주문했다.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은 국회 앞에 이어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진행됐다.


제주에서 온 김미경 간호사는 “간호사는 매일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케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아직도 간호인력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간호법 제정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은 물론 간호인력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인력을 보호하고, 환자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과 약속한 간호법 제정에 즉시 나서주길 바란다”고 국민의힘에 호소했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도 자유발언자로 나섰다.


강원지역 간호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김신정 교수는 “간호대학생들은 4년간 배운 이론과 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간호를 받는 사람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간호사가 되면서부터 그 꿈은 깨지기 시작한다. 현장의 간호사는 몸을 갈아서 일하지 않으면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업무강도는 세고 환경이 바뀌지 않으니 학생을 교육하는 교육자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다”면서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사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환자 간호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인인 간호사를 떠나지 않게 하는 게 바로 간호법”이라며 국민의힘이 간호법 제정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강원지역에서 온 장경희 간호사는 “신입일 때는 3교대 근무에 적응하느라 계절이 바뀌는지도 모르고 살아왔고, 2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과도한 업무량과 간호인력 부족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은 변함이 없다”면서 “교대근무와 육아를 병행하는 건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어 현재도 많은 간호사가 육아를 이유로 사직하고 있다”며 “간호사 1인이 적정한 수의 환자를 돌봐야 환자의 안전을 추구할 수 있고, 간호사의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데 이렇게 강도 높은 업무에 환경은 바뀌지 않으니 간호사는 계속 현장을 떠나고 있다. 간호사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국민 건강의 질이 높아지고 안전하게 환자를 간호할 수 있다. 숙련된 간호사가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간호법이 제정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국민의힘에 호소했다.


끝으로 이날 간호법범국본은 국회에 반드시 간호법이 통과되길 바라는 간호사의 희망을 전하며 국회 앞에서 국민의힘 당사 앞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한데 이어 다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국회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간호법 국회 통과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한편,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문화마당’은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리는 민트 프로젝트의 대표색인 민트색 물품이 활용됐다. 또 참가자 모두 민트색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했다. 민트 프로젝트는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임을 알려 국민의 마음인 ‘민심을 튼다’는 의미를 담아 민트색을 대표색으로 지정하고 전국 캠페인을 진행해 오고 있다.


또 이날 참가자들은 시민들과 우리에게 친숙한 곡으로 떼창(다함께 부르는 노래)을 함께 하며 간호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어울림의 문화마당을 연출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