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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경만호 회장, 경기도 회원과의 대화 “돌연 불참”

횡령의혹 관련 취재에 부담 느껴 …분노한 회원들 퇴진 촉구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난국 타개책으로 택한 회원과의 대화에 적신호가 켜졌다.

울산시의사회 및 전남의사회의 대화 거부 선언에 이어 이번에는 경만호 회장 본인이 예정돼 있던 경기도의사회 회원과의 대화 시작 바로 직전 돌연 불참을 선언, 회원들의 격노를 자아내며 전국순회 대화의 중단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경 회장, 회원과의 대화 돌연 불참 왜?

15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의사회관에서는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과 이 지역 회원간 ‘의료 현안에 대한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8일 서울시의사회를 필두로 시작된 경만호 회장과 의사 회원과의 대화의 일환으로 추진 된 것이었다. 서울, 전북, 경남에 이어 4번째 대화였지만 경만호 회장은 경기도의사회 회원과의 대화 시작 직전, 불참을 선언했다.

지역의사회에서 대화 참여 거부의사를 밝힌 것도 아닌데, 왜 경 회장이 갑작스럽게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경 회장을 대신해 회원과의 대화를 진행한 대한의사협회 문정림 대변인에 따르면 그가 갑작스럽게 불참하게 된 연유는 KBS 측의 취재 때문이다.

즉, KBS가 얼마전 제기된 경 회장의 공금 횡령의혹을 취재하고 있는데 이날 사전 예고없이 경기도의사회관을 들이닥쳤고, 이에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문정림 대변인은 이와 관련, “KBS 취재진 때문에 경만호 회장이 오지 못했다. 인터뷰를 굳이 피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KBS의 취재 방향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려되는 의협의 이미지 및 위상을 생각해서 안오게 됐다”면서 회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문 대변인은 덧붙여 “KBS 취재진이 경기도의사회무관계로 취재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의협회장 취재를 위해서는 의협회관에서 했어야 했다. 여기에 취재와서 간담회 방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이 방송 자체가 전의총에서 자료를 제공해 시작됐고, 만약 이것이 방송에 나가면 의사협회는 항간에 문제가 된 청목회처럼 로비를 하는 단체로 비춰질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사회 윤창겸 회장도 “경만호 회장이 나오려고 했으나 못나왔다. 오늘 간담회는 최근에 반복하는 여러사건들 봉합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오해한 점에 대해서는 오해 풀고, 이를 계기로 각종 문제가 발생시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개별시스템을 구축하고 회원들이 뭉쳐 험한 세상 풍파를 헤쳐나가야 한다”며 회원들의 이해를 구했다.




“경 회장 불참. 회원 기만 한 일” … 대화 중단 및 퇴진 요구 봇물

하지만 경 회장 대신해 현안 설명과, 의혹 해명 등을 질의응답에 나선 문 대변인은 약 1시간 30분여분동안 진행된 대화에서 회원들의 분노어린 일성에 줄 곧 진땀을 빼야만 했다.

특히 경 회장의 이같은 태도에 회원들은 “경기도의사회의 명예가 실추 된 것”이라면서 전국 순례 대화 중단과 함께 퇴진 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용인시의사회 양재수 회원은 “이 자리는 분명 경 회장이 나와 회원들과 대화하기로 한 것을 부도낸 것”이라면서 “경 회장은 우리 경기도의사회를 무엇으로 보고있나? 우리 경기도 의사회가 핫바지이고 쫄개 집단이냐?”며 다소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의 목소리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양 회원은 “이렇게 된 상황에서 지금 이 토론회 및 회원과의 간담회를 계속 지속해야 하는 하등의 이유나 어떠한 가치도 없다. 경기도의사회의 치욕스러운 일이다”면서 대화가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주시의사회 남봉현 회원도 경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문 대변인이 나서 질의응답하는 식의 간담회 진행에 일침을 가했다.

남 회원은 “여기는 시시비비를 가릴려고 온 것은 아니다. 경 회장 횡령의혹 건 등은 고소고발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이를 진행해 해봤자 이미 의미가 없다. 한심한 것은 그동안 많은 현안에 왜 경회장이 침묵했냐는데 있다”면서 비판했다.

그는 특히 리베이트 쌍벌제 통과당시 국회의원 표결이 찬성 190표로 압도적이었던 것을 환기시키며 “의협 플라자에 이런 현안에 대한 질문을 해도 말하지 않았으면서 궁지에 몰리는 회비 써가며 이러고 있는 것은 회장으로서 능력도 자격도 없는 것”이라면서 “경 회장 본인이 한 약속도 못 지킨것에 대해 회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야 한다”고 말했다.

5분의 발언권을 얻고 마이크를 잡은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는 경 회장의 연구비 횡령 건은 그 혐의가 명백하다는 것과 안성에 건립된 요양병원의 경우에도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노 대표는 또한 “경 회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이유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말 듣기 싫어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의사가 잘사는 사회가 아닌 양심에 근거해 진료할 수 있는 사회이다. 경 회장은 변명식으로 일관하는 전국 순회 설명회로 지금 아름답게 용퇴할 기회도 놓치고 있다” 면서 “유능한 집행부가 회무를 이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은 후 비켜나고 검찰 수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고언했다.

이 같은 회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토론회 장 곳곳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경 회장 퇴진압력 및 내부 파열음 더 커질 듯

문 대변인은 이 같은 회원들의 성토에 “경 회장 역시 오늘 토론에 대해 의미부여하고 준비했다. 경기도의사회를 평가절하 했다는 것은 상황과 맞지 않다”면서 의협의 대외적인 위상과,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 경 회장이 불참하게 된 것을 이해 해 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문 대변인은 또 “협회가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설명회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 그래서 웹진과, 플라자, 스마트폰을 활용한 의사소통 및 동영상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해 알릴려고 노력 중에 있고, 공식적인 채널을 더 만들어서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쌍벌제에 대한 책임 추궁에 대해서도 문 대변인은 “책임을 통감하고, 어떤 노력을 했다는 설명이 회원들에게는 부족하게 들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협회로서는 TF를 꾸려 이 제도 조항을 (좀 더 현실에 맞게) 규정하려고 노력한 부분도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 대변인의 그 어떤 설명도 분노한 회원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정관상에 규정돼 있는 총회의 의견 얻지도 않고 정책연구에 감사단의 동의만을 구한 채 예산을 썼다는 것과, 결론적으로 2억이라는 돈을 들였음에도 결과물이 없다는 회원의 지적에 대해 해명하는 부분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와 장내 분위기가 험악해 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문 대변인은 “MK헬스와 월간조선에 나간 것은 상임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통과됐고, 감사단의 결재도 거쳤으며, 이들 매체에 실렸던 내용이 연구냐 홍보냐는 것은 개인마다 판단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변인은 이 연구 결과는 씨디와 책자로 제작돼 협회 연구소내 보관돼 있으며 2억에 해당하는 연구인지 평가하는 것은 회원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 회장의 회무 무능력과 대화 불참을 추궁하는 회원들의 질타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용인시의사회 소속 회원은 “이 자리의 모임 성격자체가 집행부에서 회원과의 대화로 해서 시작된 것인데 경 회장은 참석을 못했다. 이런식으로 하면 의협이 아마추어로 밖에 보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그는 “이 회의를 공개했을 경우 대외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우선 비공개로 진행한 후 후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되었을 텐데 왜 이런 궁색한 설명회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아울러 “현재 회원들이 따지고 있는 내용도 하나하나 보면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 이곳에 있는 이들 모두 심증 적으로는다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회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자리에 회장도 없고, 이 사태에 책임감 있는 집행부도 없다. 의혹 공방만 하지 말고 이것으로 마치자”고 종용했다.

용인시의사회 김장일 회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이 참석한 분 모두 경만호 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현집행부가 어떤 상태인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면서 그가 현안에 대해 거짓말로 일관하며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김 회원은 또 원격의료, 건강관리, 주치의제 모두해서 경 회장은 회원들에게 거짓말로 일관하며 진실되게 이야기 한 것이 없다면서 “회원과의 대화에도 나타나지 않은 거짓말쟁이 경만호 회장은 퇴임해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회원은 DUR 및 공단의 총액계약제 추진 움직임, 건강관리서비스와 원격의료, 그리고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으로 복지부가 제안한 전담의사제도에 대한 협회 측의 향후 추진방향을 물으며 의협의 행보를 예의주시했다.

문 대변인은 이에 “지금까지 의사결정 구조에서 의협의 최종 의견은 회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고, 정책연구소 등에서 나오는 것도 보고 있다”면서 “최종 의견은 회원들 의견 할 것이고, 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6월 국회도 남아있으니 미리 낙담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경 회장의 대화 불참으로 일부 지역 세력에 한정되던 퇴진 압력과 전국 순회 대화 중단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여 의사사회 내부의 내홍은 한 층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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