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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원급 재진료도 모르는 의협회장 자격 있나?”

인천시醫, 회원과의 대화서 경만호 회장 호된 질책

“의원급 재진찰료도 모르는 의사협회장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경만호 회장님과의 대화는 의사협회장이 아닌 정부관계자와의 대화인 것 같습니다.”

22일 인천 로얄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과 인천시의사회원과의 대화는 의원급 재진찰료 등 의료현장에서의 의사회원들의 불만, 리베이트 쌍벌제, 선택의원제 시행과 관련된 회원들의 호된 질책 및 경 회장 사퇴 요구가 봇물을 이루는 자리였다.




송우철 총무이사, 문정림 대변인을 배석하고 이날 대화에 참석한 경만호 회장은 “그동안 의료분쟁조정법 통과, 의료전달체계확립, 일차의료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일해왔다. 이 자리를 통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말을 듣고자 한다”면서 현안 브리핑도 생략한 채 본격적인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그러나 호기 있는 시작과 달리, 의원급 재진 진찰료를 알고있냐는 인천시 정모 회원의 질문에 “손을 놓은지 오래되서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서 대답을 얼버무리는 경 회장의 답변이 나오면서 대화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정모 회원은 재진 진찰료가 8730원인데 반해 약사들의 조제료는 9380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명색이 의원들의 대표가 이것이 얼마인지 모르고 있다면 회장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 회장은 이에 “의원 경영 현장을 떠난지 오래되서 정확하게 진찰료 얼마인지 모른다. 하지만 제도상 문제가 있어서 약사의 조제료와 재진 진찰료가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일차의료 활성화 대책이 추진되면 약국으로 빠져나가던 비용이 의료쪽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리베이트 쌍벌제와, 선택의원제 도입을 둘러싼 경 회장의 회무능력에 대한 회원들의 질책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경 만호 회장은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에 따른 다수 회원들의 질타에 “전재희 장관 재임시절인 지난 4월부터 이문제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하고, 엄청나게 싸웠다. 또 국회의원도 많이 찾아 봤다. 그러나 모든 국회의원이 리베이트는 곧 뇌물로 봤다”면서 법안 도입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그는 “법안 통과시 찬반 득표율이 80대 70이었는데도 막지 못했다면 죽일놈이 되겠지만 191:0으로 신상진 의원도 표를 안줄 정도로 분위기가 그랬다”면서 회원들의 정서를 달래고자 했다.

그러면서 경 회장은 “리베이트 금지로 인해 앞으로 약제비가 많이 떨어 질 것이다. 지금 약가가 어마어마한 거품인데 리베이트에서 5천억 약가에서 빠지는 것들이 백프로 의료계로 들어오는 것이 복지부와 약속 돼 있다”고 강조하며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리베이트 안받고 자존심 찾는 계기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촌지에 따른 문제로 도입되고자 했던 교사사회 쌍벌제가 강력한 반대의지 표명으로 무산된 점이 회자되며 경 회장의 무능력을 탓하는 회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져만 갔다.

보건복지부의 내년도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된 선택의사제 도입도 이날 주요 이슈로 대두되었다. 인천시 조모 회원은 “선택의사제가 전담의사제에서 명칭만 변경된 것이 아니냐면서, 전담의제는 도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면서 왜 이런 제도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냐”며 답변을 요구했다.




경 회장은 이에 “전담의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때 이를 실행하면 지불제도가 결국 인두제 가는거 아니냐하는 우려있어 시도회장단 다 반대했다. 이들이 반대하는 것은 곧 의료계 의 반대라고 볼 수 있다. 선택의원제 역시 아직 아무 방안이 없는 것이다. 의사협회에서 안하겟다고 하면 없었던 것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의견이 그렇게 모아지면 없었던 걸로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단, 복지부에서 일차의료활성화 하겠다는 것은 가식이 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일차의료활성화 방안이 수가 등의 문제가 아니고 의료자원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회원들의 이해를 구하고, 의협 집행부 역시 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뛰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렇지만 복지부의 현안 설명에만 급급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차 거세졌다.

소청과를 개업하고 있는 조모 회원은 “의협회장과의 대화가 아닌 정부관계자와의 대화 같다. 복지부 너무 신뢰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부평구에서 온 모 회원은 “경 회장이 당선되서 지금껏 진행해온 일 보면 브레인 이용해서 일 진행한다고 하는데 납득이 안되고 일반회원과의 괴리감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특히 “일선에서 한동안 떨어진 사람(경회장)이 정책을 결정 하는데 의견수렴도 없고, 집행부의 브레인은 회원과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쌍벌제 통과 때 191 :0이라는 수치가 나왔을 때 의협이라는 집행부는 무능력하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이익단체든 간에 모순된 법안에 절대적인 지지 나왔다는 게 의협 입법로비나 대외활동 전혀 없다고 본다”고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인천시 조모 회원도 리베이트쌍벌제와 의료일원화 추진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경 회장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사퇴를 해야 하며, 지금 물러나 비대위를 구성해 대응하는 게 모두의 앞날을 위한 것”이라고 퇴진을 촉구했다.

산부인과 개원의 주모 회원 역시 “의료계의 단합을 해치는 것은 경 회장 본인이고, 일차의료살리기도 결국 회장의 능력이 아닌 시대의 흐름상 당연히 추진되어야 할 과제였다”고 환기시키며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적십자 부총재직을 사퇴했듯이 의협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협회장직은 적십자 부총재직보다도 더 도덕적이여야 하고, 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경회장은 그러나 “회원들이 얼마나 어려우면 이런말을 하는지 이해한다. 그렇지만 회원들도 현안에 대해 제대로 된 일련의 팩트를 다 알아야 할 것이다. 임기중에 피부로 느끼게 좋은일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임기가 끝나면 일차의료활성화 등과 관련해 10년간 나를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의 업무를 앞으로도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또 사퇴와 동시에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에는 “비대위 구성하는 것은 전체가 파업투쟁한다는 것이 아닌 이상은 어렵고, 현재 파업을 한다고 해도 이를 끌고나갈 수 있는 시도회장들 많지 않을 것이다. 정말 파업을 고려할 때가 왔을때 비대위 구성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비대위 구성해서 뭐할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사퇴요구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경 회장이 정치적인 의도가 있어 정부 추진 정책을 강하게 반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 회장은 이에 “의사협회장이 복지부와 편먹어서 회원들 죽일 수 잇겠나? 한가지라도 얻을려고 복지부와 대화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정치적 목적도 없지만 이제는 하고 싶어도 횡령에 관련된 범죄자로 치부돼 있어 못한다. 무식하지만 의료계를 살리려는 목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면서 오해의 시선을 거두어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대화에서는 리베이트 쌍벌제의 도입이 의협회장 혼자만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고, 로비의 부족으로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면서 의협회장 임기 3년간 모든 것을 다 이루어 낼 수 없으므로 지금의 상황에서 사퇴만을 촉구할 게 아니라 거꾸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옹호론도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에 일부 회원들은 “교사사회에서는 그럼 어떻게 쌍벌제를 막았나?”, “원로회원의 설교를 들으러 온 자리가 아니다”라며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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