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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주당 144시간 노동, 시급3000원…언제까지 방관

임준 가천의대 교수, 간병문제 개선촉구…공식화해야


“정부는 간병서비스 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요양병원의 간병문제를 공적영역으로 공식화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임준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한국 요양병원의 현황과 환자 안전, 간병노동의 질 향상, 고용안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보건의료노조와 이목희, 심상정 국회의원의 공동주최로 성사됐다.

임준 교수는 인구고령화, 가족부양에 대한 인식변화, 핵가족화, 여성경제인구 증가, 간병 및 돌봄에 대한 요구도 증가 등의 이유로 더 이상 가정에서 노인부양을 하기 어려워 사회가 부양 역할을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요양인프라의 부족과 민간 중심의 의료공급체계로 이를 실현하기 어려운 상태. 특히 보수지불방식을 정액으로 묶어놓고 수가를 낮게 설정해두면서 공공성이 취약한 각 의료기관들은 서비스 인력을 줄여나가는 생존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요양병원 숫자는 1000여개가 넘고 입원환자 수는 9만 899명이다. 이 중 간병이용환자수는 88%에 해당하는 7만9971명이며 간병인수는 1만7831명에 달한다.

간병업무, 비공식 노동으로 간주
그러나 요양병원의 간병업무는 공식적인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형태로 분류돼 간병인들은 고용을 보장받지 못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다.

2010년 수행연구에 따르면 시설요양보호사의 경우 많은 이들이 환자를 이동시키는 등의 무리한 업무로 인해 근골격계 증상을 보이고 있고 야간에만 평균 14.2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정노동의 특성으로 환자들로부터 언어폭력 및 신체폭력을 당한 이들이 많고 제대로 된 휴식시간과 공간도 없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간병 알선업체가 문제의 온상
간병인 공급에 있어서는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간병 알선업체가 문제의 온상으로 지목된다. 간병인의 알선을 둘러싸고 소개료 과다징수, 중간착취, 비인격 대우 등을 저지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임준 교수는 “간병서비스를 소개업으로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용형태에 있어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특수고용형태로 인해 노동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해 법적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직접고용방식의 공동간병의 경우에도 간병비가 급여에 포함되지 않아 간병비용을 환자에게 부담시킬 법적근거가 없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특히 간병소개소를 통한 알선은 실제 사용자인 병원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과 사회보험 가입 등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6일 24시간씩 144시간 혹사에 100만원 수입
특수고용형태에 종사하는 간병인들은 일주일에 6일을 24시간씩 144시간을 근무하는 꼴이다. 2교대 근무나 격일근무, 1인당 담당하는 환자가 10명을 넘기도 하는 등 극도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으며 특히 시급 3000원 수준의 간병료로는 월 100만원 수준의 수입밖에 되지 않는다.

임준 교수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간병노동을 법률적 근거를 두고 공식화해야 한다며 건강보험법에 간병급여 규정과 함께 인력에 대한 규정을 제시하고 노인복지법의 규정과도 연동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1인당 담당환자수 역시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공공요양병원을 확대시켜 적정 인력기준에 대한 시범사업을 별도의 예산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고 의료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이 공공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공공병원과 동일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병서비스 급여화해도 7000억원 예산으로 해결
무엇보다 현금급여가 아닌 현물급여방식으로 간병을 급여화해야 한다며 요양병원의 간병서비스를 모두 급여화해도 7000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 간병인들에게 간호사 평균급여의 80%수준인 155만원의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 간병서비스의 질적측면과 노동권을 고려할 때 직접고용방식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병원이 사용자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용사업주로서 노동관계법을 준수하고 정부에서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요양병원에도 의료기관인증제가 실시되기 때문에 평가인증 항목에 간병서비스 수준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 갖춰져있지 않은 장시간 노동 및 야간노동에 대비한 시설 및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평가 결과를 수가 또는 인센티브와 연동해 실질적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준 교수는 간병서비스는 입원환자에게 필요한 필수의료서비스라며 궁극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다른 보건의료서비스와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증제도의 평가항목으로 추가해야
특히 “일하는 사람의 노동권과 건강권이 보장받지 못하며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불가능하다”라며 정부에 대해 “간병문제를 무책임하게 시장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공식화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요양병원을 올바르게 정착시키기 위해 전반적인 실태조사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