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네릭인데… 약가 1만원 차이?

내달 출시 글리벡 제네릭, 일부 국내사 가격 파격인하

동일성분 동일가 정책이 시행된지 1년여만에 제네릭 가격경쟁 과열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1000억원대 대형 품목인 ‘글리벡’의 특허만료에 맞춰 다음달부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국내사 제네릭 품목 가운데 일부가 오리지널 대비 23%라는 유례없는 약가로 등재시켰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네릭 경쟁을 준비하던 타 국내사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며 난감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자로 급여등재되는 11개 제약사의 글리벡100mg 제네릭 품목 중 CJ와 부광약품의 제품이 각각 정당 4,916원과 5,656원의 파격적인 약가로 등재된다.

이는 오리지널 글리벡의 약가 대비 CJ품목이 23%, 부광약품 품목이 26%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타 제네릭 품목의 정당 약가가 1만 4,471원~1만 1,396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최대 1만원 가량 싼 가격인 셈이다.

이처럼 자진인하에 먼저 나선 업체들은 정부 정책에 맞춰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마케팅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글리벡에 대한 환자지원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환자 본인부담금이 높아진 상황과 제네릭의 자진 약가인하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방향에 맞춰 약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마진이 줄어드는 면이 있지만 자율적인 가격경쟁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 약가제도에 따라 제네릭 등재 후 1년이 지나면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이 동일해지기 때문에 출시부터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자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시기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던 타 국내사들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통상적으로 비슷한 가격대로 등재되던 관례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마케팅 방향을 수정해야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글리벡 제네릭 출시를 앞둔 국내사 관계자는 “오리지널 대비 23%의 약가는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이번과 같은 일은 처음이라 회사내부에서도 약가를 자진인하한 제약사들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을 해야할지를 두고 고민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따른 국내사 관계자는 “제네릭의 가격경쟁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 사실이며 복지부에서도 원하던 방향이다. 다만 이번 글리벡 사례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사들간 가격경쟁이 과열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