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추무진 집행부 어떻게 보아야 하나?>
지난 24일 발표된 대한의사협회 제38대 집행부는 단합과 화합이라는 재료로 맛깔나게 비벼진 비빔밥에 비유할 수 있다.
비빔밥은 서양 영양학자들이 우리나라 고유의 웰빙음식중에서도 최고로 평가한다. 그만큼 이번 집행부 인선은 필요한 것은 고루고루 잘 넣고 비율도 잘 맞추어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게 만들었다.
강청희 총무이사를 상근부회장으로 내세운 것은 노환규 전 회장과의 유대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송형곤 대변인이 떠난 것을 두고 노환규 전 회장과 확실히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강청희 상근부회장도 노환규의 사람이다.
충청남도의사회 송후빈 회장을 부회장 대우 보험이사로 선임한 추무진 회장은 “선거유세 과정에서 회원들의 요구 사항 중 가장 많았던 보험 부분에 대한 회무를 강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위치한 세종시에 가까운 지역 회장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들어난 명분은 그렇더라도 인선 과정에서 화합과 단합을 명분으로 시도의사회의 송후빈 회장을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과정에서 경합 상대였던 유태욱 후보를 부회장 대우 정책이사로 영입했다. 그동안 후보들이 선거 이후에도 화합하겠다는 약속도 이행했다.
여의사 회원에 대한 몫으로 오혜숙산부인과의원의 오혜숙 원장을 사회참여이사로 위촉함으로써 대통합을 위한 인선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이 있듯이 이런 비빔밥 집행부 인선의 또 다른 측면은 추무진 회장이 가지고 있는 의료계 지분이 부족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추무진 회장은 경기도의사회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바 있다. 의사 사회에서는 용인시의사회장을 역임하여 이렇다 할 자기 세력 즉, 정치적 지분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지난 18일 당선 이후 집행부 발표가 지연되자 “10개월짜리 집행부에 누가 들어가겠는가? 추무진 회장 주변에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의료계 한 인사는 “자기 사람은 없지만 37대 집행부, 시도의사회, 대의원회, 여의사회 등으로 구성했다. 단합과 화합이라는 회원요구를 수용했다. 앞으로 노환규 전 회장처럼 오너형 회장이 아닌, 기업체 CEO처럼 관리형 회장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언급했다.
보궐선거 당시 3명의 후보 중 유태욱·박종훈 후보는 38대 회장으로서 잔여임기만 뜻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추무진 회장은 답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잔여임기로는 ‘공제사업’처럼 기간이 오래 걸리는 회무를 수행하기는 어렵지만, 개원의들을 위한 사업으로 꼭 성사시켜보고 싶다는 언급을 했다. 내년 3년 임기의 39대 회장선거에도 나올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발언이다.
앞으로 노환규 회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장담한 추무진 회장이 어떻게 자기 색깔을 낼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노환규 전 회장과의 유대를 이어 가면서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장들과도 화합한다는 노선을 정한 추무진 회장이 비빔밥 집행부를 구성했지만, 내년에 있을 39대 회장 경선에서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가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