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이하 대공협)는 제29대 회장선거 정견발표회를 12일(월) 오후 3시부터 대한의사협회 3층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이번 대공협 회장 선거는 4년 만에 단독 후보 출마가 아닌 2파전으로 치러져 각 후보들은 상대방 후보를 경계하며 자신들의 뜻을 회원들에게 알리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여느 선거보다 뜨거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정견발표는 기호 1번 김진환(회장), 박근열(부회장) 후보자와 기호 2번 백동원(회장), 장효주(부회장) 후보자의 공약발표와 참석한 공중보건의사 및 기자단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됐다.
기호 1번 김진환 후보는 정견발표에 앞서 “먼저 말하기 보다는 회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더 귀 기울여 듣고 회원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며 실제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공보의들이 행복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만들겠다”고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기호 2번 백동원 후보는 “공보의는 행정상으로는 공무원이지만 실제로는 공무원도 군인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어 마땅한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고 의무만 강요당하고 있다. 공보의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공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정견발표회 개최 전 <후보에게 묻는다> 설문조사와 후보자에게 제안하고 싶은 정책 제안이나 향후 대공협 운영 방안 및 공약에 대한 질문 등을 홈페이지를 통해 청취했다. 후보자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질의 역시 이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아직도 하루에 예진을 2000명이나…이제는 바뀌어야
각 후보는 공보의 한명이 하루 2000명에 달하는 예진을 하는 등의 과도한 업무부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데 공통된 입장을 보였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에는 약간의 의견차를 보였다.
김진환 후보는 공보의들이 각 지자체 보건소에서 하루 2000명의 예진을 보는 현실 문제를 ▲위탁접종 홍보를 통한 민간유도 ▲대공협의 역할 확대 등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올해부터 65세 이상 독감예방접종이 전면 무료화되고 민간의료기관에서도 실시되는 만큼 지역의 예방접종 수요를 지역 민간의료기관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공협과 도공협, 그리고 시도의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도청과 협의를 통해 보건소에서의 접종대상자 선정과정에 공보의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와 긴밀히 공조해 이를 모든 지자체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 시군구에서 빈번한 출장접종을 근절하고 예진업무를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동원 후보는 “질병관리본부가 아직까지 실질적인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예방접종문제는 공보의가 주체가 되어 가장 합리적 가이드라인을 도출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복지부, 의협, 시도의사회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중보건의사 알바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각 지역의 보건소나 보건지소 등에 근무하는 공보의가 엄연히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그 지역의 병의원에서 페이닥터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문제에 대해 두 후보 모두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진환 후보는 “공보의 알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보의 수당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보의 수당을 공무원보수지급 기준에 맞춰 지급하고 급여인상 역시 공무원 호봉 인상 기준에 맞춰 인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동원 후보 역시 “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공보의 알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공보의 급여가 적어서’라고 조사한 바 있다”고 강조하며 “이처럼 국가도 공보의 급여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공보의 기본급을 소령 1호봉 수준으로 인상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각 후보는 ▲공보의의 원칙없는 동원 ▲더 나은 근무환경 마련 ▲공중보건의사제도 개선 TF 진행 ▲대공협 홈페이지 개선 등의 문제에 대해 비슷한 의견을 밝히며 각자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공중보건약사-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은 찬성 vs 반대 입장차
각 공보의 현안의 해법에 대해 두 후보는 서로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면서도 원칙적으로는 같은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중보건약사, 공중보건간호사 제도 도입 문제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우선 기호 2번 백동원 회장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부회장 선거에 출마한 장효주 후보는 공중보건약사 및 공중보건간호사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의료는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 전문직이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전문적인 진료를 위해 공중보건의사 뿐만 아니라 공중보건약사나 간호사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진환 후보는 “현재 공보의 혼자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만으로 지역의료수요 충족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다른 인력까지 끌고 올 필요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더 나아가 김 후보는 “국가가 현재 정책상 보충역을 줄이려는 입장이기 때문에 약사나 간호사까지 공중보건인력으로 편입되면 공중보건의사로서 군대체 복무를 원하는 의사들에게 피해줄 것이므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모든 정견발표 및 질의응답이 마무리 되고 백동원 후보는 “대공협은 지역주민 의료지원과 회원권익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더 많은 회원과 관계자를 만나 설득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보의 잔여복무 1년이 남은 김진환-박근열 후보와 비교해 2년이 남은 우리가 더 연속성 있는 회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원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김진환 후보는 “(다른 말보다)깨끗한 선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추운 겨울에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회원들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회원들의 목소리에 더 기울이고 나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더 자세히 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공협 회장 선거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자투표로 진행되며,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투표 시작 전(2015년 1월 19일 정오 12시까지)까지 가입 및 정회원으로 등록돼야 한다.
대공협 회원이 투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투표일 전까지 사무국으로 연락해 회원가입 등을 마쳐야 하며 1월 19일 낮 12시부터 22일 낮 12시까지 투표가 이루어진다. 22일 오후 2시 이후 개표하며, 당일 최종당선자가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