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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한의협 회장, 복지부 장관 방문에 단식 중단

문형표 장관, 의료기기 사용 방침 아직 미정…논의하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던 한의사협회장이 복지부 장관의 방문에 14일 만에 단식을 중단하고 회무에 복귀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10일 오후 2시경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을 방문해 단식 중인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을 만나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를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논의하자”며 단식중단을 당부했다.

이에 김필건 회장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는 전적으로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단식을 멈추고 회무에 복귀하여 국회 공청회와 협의체 구성 등 실무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의협에 따르면 이 날 문형표 장관은 “복지부가 특정단체의 편을 든다거나 어떠한 방침을 정해놓고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국민의 편에서 판단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회장은 “한의사들이 치료를 하는데 있어 진단만큼은 보다 정확히 하자는 뜻인데 복지부 참모들이 이를 이해하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앞장서서 막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고 문 장관은 “정신이 없어 이 문제를 챙기지 못하다 보니 일관된 목소리가 없었던 것 같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이 날 면담에서 김필건 회장은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의 발언과는 달리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에 법률개정이 필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덕철 실장은 의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국내 굴지의 5개 로펌에 의뢰한 결과, 모두 의료법 개정은 불필요하며 보건복지부령으로 되어 있는 관련 규칙의 조항만 개정하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정당한 문제 제기에 복지부 공무원들은 국회의원과 장관에게 마치 대한한의사협회가 잘못된 정보로 국민과 여론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이에 문형표 장관은 “해당 사항은 법적 문제를 검토해 볼 것이며, 건강을 회복하면 자리를 만들어 법률 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다함께 논의해 보자”라고 제안했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위해 의료법 개정이 불필요하다고 밝힌 한의협의 주장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 한방특위는 “5개 로펌 자문은 터무니없는 엉터리 주장”이라면서 “대법원 판례를 보면 엄연한 불법임을 알 수 있다”고 강력히 반박한 바 있다.

복지부 장관 방문으로 14일 만에 단식을 중단한 김필건 회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결정된 공청회 진행과 협의체 구성 등을 위한 실무를 위해 회무에 복귀하겠다는 이날 오후 5시경 밝혔다.

김필건 회장은 단식을 마치며 발표한 글에서 “2주간의 단식을 마무리하고 한의학이 국민에게 의료기기를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의학으로 다가가도록 직접 앞장설 것”이라면서 “단식을 중단하는 오늘이 한의계가 도구의 사용을 제한하는 어떠한 반문명적 행위와 맞서 싸우는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여야의원들도 문형표 장관에게 김필건 회장 단식 거론하며 문제 해결 촉구
한편, 여야 국회의원들도 김필건 회장의 단식을 언급하며 문형표 장관에게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문형표 장관의 한의협 방문 하루 전인 지난 9일 개최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보건의료 한축을 담당하는 직역단체인 한의사협회 회장이 수 일째 단식하고 있는데 복지부가 너무 무신경한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의사의 엑스레이와 초음파 사용은 초기부터 고려하지 않않다”고 말해 한의계의 분노를 산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의 발언과 관련해 “함부로 말을 하면 특정 단체의 반발을 살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반대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정록 의원 역시 “단식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다. 장관이 한의협을 방문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면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도 “한의협 회장의 단식 원인은 규제기요틴을 발표한 국무조정실과 한의가 의료기기 사용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힌 복지부가 엇박자를 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한의협 회장 단식문제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여야의원들의 따가운 질책에 문형표 장관은 “단식 시작 전 복지부가 정부 입장을 설명했지만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한 것 같다”면서 “필요하다면 저도 찾아가 설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있었던 여야의원들의 따가운 질책이 바로 다음날 문형표 장관이 발걸음을 한의협으로 향하도록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