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6개 의약단체 대표가 2016년 유형별 수가협상을 앞두고 마주 앉았다.
공단 성상철 이사장과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최남섭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이진욱 부회장,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13일 정오 서울가든호텔 2층 별실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이로써 2016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본격 시작된 것.
성상철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여기 모인 의약단체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정부 국정과제인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보장과 3대 비급여 급여화에 적극 협조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중동과 남미 방문을 통해 성과를 얻었다”면서 “이로 인해 의료산업이 국가 성장동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평가했다.
성 이사장은 “6개월 전 취임 이후 줄곧 소통과 협력을 강조해왔듯이 공단과 의약단체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소통하고 상생해야 한다”면서 “이번 수가협상에서 공단과 의약단체가 잘 소통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각 단체장들의 모두발언이 이어졌다. 첫 번째로 발언한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개원가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무거운 마음을 나타냈다.
추무진 회장은 “지난해 12조가 넘는 건강보험 흑자를 달성한 것은 모두 의료인의 희생, 특히 개원가의 희생 때문”이라면서 “그럼에도 정부와 공단이 의원급 의료기관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차 의료가 무너지면 국민에게 큰 부담이라이 된다는건 누구도 부인 못하는 사실”이라면서 “어려운 현실을 받아들여 꼭 배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두 번째로 발언한 박상근 병원협회 회장은 작심한 듯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우선 “보험자 수장은 건강보험의 중심에 서야 함에도 최근 성 이사장의 행보를 보면 병협 회장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울기가 너무 관쪽에 쏠려있는 것 같다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특히 “약 10년후 의료비가 1000조원으로 폭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단에 그만한 재정관리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회장은 “경제가 나날이 어려워지면서 병원들도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의료인들에게 충분한 임금을 줘야 병원이 제대로 돌아가고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에 서양의료가 들어온 지 100년이 넘었는데 이제 의료를 통해 국부를 창출할 때가 왔다”면서 “이를 위해 더 이상 건보재정을 절감하려고만 하지 말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근 회장은 “정부는 재정감축, 보장성강화, 양질의 의료를 추구하는데 모두 상충되는 개념들”이라면서 “세 가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수가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최남섭 회장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려면 공단은 재정이 필요하다”면서 “의료인의 희생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사회에 소외계층이 있는데 건강보험에도 소외단체가 있다”면서 “소외단체를 배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이진욱 부회장은 “공급자도 의료의 한 축이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마치 건보재정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탐욕스러운 집단으로 비춰져 속상하다”면서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공급자와 보험자가 충분히 합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한방진료는 시간이 길고 모든 행위를 한의사가 직접 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이를 반영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 회장은 “지난해 공단 누적 흑자가 12초 8천억에 달하는데 왜 매년 보험자와 의약단체가 이렇게 마주 앉아 가슴을 졸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건보재정의 0.1%에 불과한 액수 때문에 이러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6-70년대처럼 의약사들이 호위호식하던 시절은 지났다. 당장 동네약국이나 동네의원들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면서 “공단이 올해는 반드시 통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조산사 수가협상을 대신 진행하는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진정 소외단체는 간호협회”라면서 “선진국처럼 조산원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입원료에 포함돼있는 간호관리료를 분리해야 한다”면서 간호사는 24시간 환자를 지키는데도 불구하고 간호행위는 수가분류조차 안돼있어 병원 경영상 마이너스가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옥수 회장은 “간호등급제를 병상수 기준이 아닌 실제 간호인력기준으로 해야 하고 포괄간호서비스에도 적절한 수가가 매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공단-의약단체간 유형별 수가협상은 5월 31일 자정을 기해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