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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위기의 의사-환자 관계 눈높이 설명으로 풀어야

위협적 요소들…진단장비·지식의 무차별적 분배·보험 등 제3자의 영향력


의사-환자 관계의 위협은 정말 필요한 정보를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공감됐다.

한국의료윤리연구회가 7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3층 대강당에서 개최한 ‘의사-환자 관계의 역사적 변화’를 주제로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역사문화원 최은경 교수의 강연이 진행된 후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최은경 교수는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는 것은 의사를 신뢰해야 가능하다. 신뢰의 가치가 몸을 맡기는 기반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은경 교수는 “의사의 존재 의의 자체가 환자에게서 나온다. 환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본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다. 환자에게 해를 입히는 게 아닌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선한 의도가 환자에게 왜 전달이 안 되는가를 질문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영 의사-환자관계 전문가는 “의사의 순수한 의도가 환자에게 전달이 안 된다. (신뢰를 이루려면) 정말 환자가 필요한 정보를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야 한다. 검사를 하고자 할 때 설명하는 것이다. 이런 답은 의사들도 알고 있다. 환자들도 의사를 신뢰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의료윤리연구회 문지호 간사도 “임상현장에서 꼭 이야기해서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있다.”고 공감했다. 의료윤리연구회 주영숙 회장도 “드라마에서 가끔 의사가 부정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동네의원 의사들은 환자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강연에서 최은경 교수는 근대 이후 △치료약의 발전 △진단장비 의존 △지식의 무차별적 분배 △과도한 수술과 검사 △보험 등 제3의 관여자 △피고용인으로 지위하락 등이 의사-환자 관계의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대 이후 비약적인 치료약의 발전은 질병의 생화학 기전을 강조하게 됐고, 환자-의사 만남의 인간적 측면은 감소한다. 병력 청취 시간이 감소하고, 신체검진에 대한 주의도 감소한다. 하지만 실험실 데이터와 진단장비의 이미지에 집중하게 된다.

미디어의 의학지식에 대한 무차별적 분배도 한몫하고 있다. 치료의 효능이 최대화되었으나 환자들의 이질감은 높아져 불신하고 닥터쇼핑에 나서고 있다.

의사의 수입은 왕진이 줄어들면서 증가하는 반면 환자들은 의사들이 과도한 수술과 검사 등으로 개인적 이익을 탐낼 수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60년 대 이후부터는 말기암 치료에 있어 의사만 환자 곁에 있는 게 아니다. 법원 윤리전문가 변호사 등이 관여한다.

80년대부터 독립된 전문가로서의 의사 지위는 보험회사 병원 제약회사 기업 등의 피고용인으로 하락하고 있다.

최은경 교수는 이러한 위기에서 의사-환자 관계는 온정주의적 모델이 이상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은경 교수는 “100여년 전 온정주의적 모델은 숙려모델 정보모델 번역모델을 기반으로 고유성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숙려모델은 의사-환자 간 동반자로서 숙고하는 것이고, 정보모델은 의사는 환자에게 정보만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며, 번역모델은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의학적 언어로써 번역하고 환자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은경 교수는 “이 4가지 모델은 기업 병원 보험회사 등 제3자의 피할 수 없는 영향력 속에서 옛날 같은 형태는 아니더라도 의사-환자 간 고유성을 지켜 낼 수 있지 않을까를 전망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