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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바이러스성 간염 - 역학과 통계

 

  

백 승 운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Seung Woon Paik, M.D. 

Head, Div. of Gastroenterology, Dept. of Medicine,

 Samsung Medical Center,  

Sungkyunkwan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간염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D형, E형, G형 등이며 우리나라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A형, B형, C형이며, 이중 만성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은 B형과 C형이다. 1965년 Blumberg가 필라델피아에서 중복수혈을 받은 두명의 혈우병 환자에서 발견한 항체가 호주 원주민에서 얻은 혈청의 항원과 반응함을 발견하여, B형 간염 바이러스(HBV)의 존재를 확인한 것을 시작으로 A형, D형, E형이 발견되었고, 1989년에는 Choo 등이 C형 간염 바이러스(HCV)의 존재를 확인 하였다. 가장 나중에 발견된 G형 간염 바이러스는 정말로 간염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Table 1>은 간염 바이러스의 특성을 요약한 것으로 대부분 혈청검사에 의해 진단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세계의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3억 5천만명 중 2/3 정도가 몰려 있고, C형 간염도 적지 않다. 이들 중 다수는 간경변으로 진행하여 간부전이나 간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간암은 또한 우리나라에서 사망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A형 간염

 

<Fig. 1>은 A형 간염의 항체양성률로 조사한 전세계의 유병률지도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지역이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급성간염을 일으킬 수 있으나 만성으로 이행하지 않으며, 일단 A형 간염에서 회복되면 후유증이 남지 않고 평생면역을 얻게 된다. A형 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 일종의 수인성 전염병으로, 따라서 위생상태가 나쁜 후진국에선 어릴때 누구나 한번쯤 앓고서 지나가는 병이다. 이 바이러스에 일단 걸려도 대부분에서는 간염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아동기에는 그저 배탈이 난 것으로 간주되어 넘겨지기가 보통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청장년(어른)이 되면 그 증세가 심하여 흔히 오심, 구토, 오른쪽 상복부통, 황달 등 증세를 보이게 된다.  RNA 바이러스인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나기 7일에서 10일 이전에 대변에서 검출되기 시작하며 발현후 10일 정도후까지 대변을 통한 전염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격리만으로 이 병을 차단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않다. A형 간염은 대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나 큰 유행처럼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1988년부터 1989년까지 상해전역에서 발생한 A형 간염은 발생자가 무려 30만명에 달하였으며, 오염된 조개류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70년대 이전까지는 대부분 어릴때 알게 모르게 감염됐던 질병이었으나, 이후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환자 발생이 급격히 줄어 지금 20대들은 한번도 이 병에 노출된 적 없이 성인기를 맞게 되었다. 1997년부터 이 연령층에서 감염자가 일단 생기자 집단으로 환자가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Table 2>를 보면 1980년대에는 20대의 96%가 A형 간염에 대한 항체를 갖고 있었으나, 1995년에는 73%에서만 항체를 보여 약1/4이 감수성이 있는 집단으로 남게 된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도 A형 간염은 꾸준히 발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1997년과 1998년도와 같은 집단발병 예는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1997년과 1998년의 감염양상은 IMF상황과 일치되는 것으로 보아 이 당시의 환경 및 식품위생에서의 변화가 환자발생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당시 유행했던 조개구이집 등과의 인과관계를 추정하기도 한다. 한편 향후에는 성인의 대부분이 항체가 없는 환경이 될 것을 고려해 A형 예방접종의 사용이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B형 간염

     

<Fig. 2>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유병률을 보여주는 세계지도로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이 B형 간염바이러스의 만연지역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인구의 5∼8%가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1980년초에 예방백신이 도입된 이래로 감염률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으며 과거 전국민의 10%에 이르는 감염률로 인해 간염왕국이란 오명을 얻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염된 어머니에서 자식에게, 출산전·후 또는 신생아기에 전염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감염 경로이다. 이를 수직감염(垂直感染) 또는 주산기 감염이라고도 하는데 , B형 간염 바이러스는 태반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임신기간 중에 태아가 감염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출산전·후에 산모의 혈액이나 체액에 다량 노출되기 때문에, 이 시기가 감염 위험이 가장 높게 되는 것이다. 수평감염이란 혈액, 정액 또는 타액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주사 바늘, 성접촉, 상처받은 점막이나 피부를 통하여 감염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아동간의 수평감염은 주산기 감염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감염경로이다. 한편 감염형태의 차이는 이 후 임상경과를 결정짓는데 중요하며 수평감염에서는 감염 당시의 나이에 따라 임상경과가 결정된다. 영·유아기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 만성화율이 높아 약 90%에 달하며, 성인이 되어 감염될 경우에는 만성화율이 10%이내이다.

 

이러한 차이는 면역상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하는데, 성인에서는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면역능이 충분하여 만성화율이 낮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대만의 보고에 의하면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반수이상이 수직감염에 의한 경우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B형 간염의 전파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감염 위험성이 높은 일정 집단만을 대상으로 예방을 하기보다는,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우리나라도 보건복지부의 예방접종 심의위원회에서 제정한 「표준예방접종지침」에 따라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백신으로 항체가 형성된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가 낮아져서 5년 정도 지나면 많은 사람에서 면역항체가 검출되지 않으므로 추가접종의 필요성이 한때 대두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최소한 15년간은 추가접종은 필요치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추가접종은 권장되고 있지 않다.

 

C형 간염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발견은 미국 Chiron사에 의해 1989년 발표되었으나, 이 바이러스가 존재함은 훨씬 이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C형 간염 진단이 불가능하였던 1990년대 이전에는 수혈후에 생긴 원인불명의 간염을 비A형, 비B형 간염 또는 수혈후 간염이라고 명명했었는데, C형 간염 항체 진단법이 개발된 이후에 이들의 대부분이 C형 간염이었음이 밝혀졌다.

 

이후 공혈자에 대하여 anti-HCV를 선별검사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수혈후 간염은 90% 이상 감소하였다.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수는 전세계 인구의 3%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Table 3>은 1990년도 전후에 발표된 C형 간염 유병률을 정리한 것으로, 서구는 대체로 2%이하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나, 중동이나 아프리카 일부 국가는 6%에서 14%에 이르는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극동지역은 대체로 1∼2%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비경구적(非經口的)인 경로로 전파되는데 B형 간염바이러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주사침이나 바늘이 문제가 되며, 1992년 이전의 수혈, 오염된 혈액제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혈액투석 환자의 Anti-HCV 양성율은 5.9%로 나타나고 있다. 성관계나 수직감염은 가능한 전파경로이기는 하나 B형 간염 바이러스나 에이즈 바이러스에서처럼 잘 전염되는 경로는 아니다. 가족 중에 환자가 있을 때 환자의 배우자를 제외하고는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전염 위험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거에 사용하던 유리 주사기도 전염경로의 한가지로 밝혀져 있으며, 수술, 위장내시경 검사, 도관, 혈액투석 등의 관혈적 검사나 치료도 가능한 전염경로로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검사나 치료를 시행받은 환자에서 C형 간염의 감염 위험도는 정상인의 약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형 간염

 

D형 간염 바이러스은 35~37 nm의 RNA바이러스로 1977년에 Rizetto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defective virus로서 스스로 증식하지는 못하며 증식을 위해서 B형 간염바이러스 coat인 HBsAg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HBV와 동시감염(co-infection), 또는 중복감염(superinfection)으로만 의미가 있으며 주로 지중해 연안에서 다발하고, anti-HDV로 조사된 우리나라의 유병률은 B형 간염 환자의 약 0.5%로 보고되고 있다.

 

E형 간염

 

E형 간염 바이러스는 34nm의 RNA바이러스로 임상양상 및 전파경로는 A형 간염과 유사하나 임산부가 제3기에 감염되면 20%의 치사율을 보인다. A형 간염이 선진국과 후진국에서 모두 산발적으로 발생하는데 비해 E형 간염은 후진국에서 유행성으로 발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약 10%에서 IgG anti-HEV가 양성을 보이나 IgM anti-HEV도 양성을 보이는 전형적인 급성 E형 간염의 보고는 아직 없다.

 

[출처 : DiaTreat Vol.1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