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연 식 가톨릭의대 성모자애병원 류마티스 내과 Yeon-Sik Hong, M.D. & Ph.D. Division of Rheumat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Our Lady of Mercy Hospital, The Catholic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 |
루푸스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인 ‘lupus’는 중세에 마치 늑대가 살을 물어 뜯은 모양의 피부소견을 나타낼 때 사용되었다고 한다. 홍반성루푸스 (lupus erythematosus)는 1833년 Biett가 처음 서술했지만 수십년동안 만성 피부질환으로 여겨지다가 1872년 Kaposi에 의해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알려지게 됐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정상인은 자기 항원 (self antigens)에 대해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데, 루푸스는 자기 항원에 대해 면역반응이 일어나서 많은 양의 자가 항체(autoantibodies)가 생산되고 이중 일부는 세포자체에 손상을 주고 나머지는 면역복합체를 형성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환자의 90% 가량이 가임기 여성이고 어린이, 남자, 그리고 노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인구 10만명당 14.6~50.8명의 다양한 유병율을 보이는데 이는 성별이나 인종적인 차이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병 인 루푸스는 병적인 자가항체와 면역복합체에 의해 조직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데, 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은 다클론성 (polyclonal)과 항원 특이적 (antigen-specific) T세포와 B세포의 활동이 항진되고, 증가된 T세포와 B세포의 활동이 적절하게 조절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은 감수성 유전자 (susceptibility genes)와 환경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시작된다.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둥이 보다 질환 일치율이 높고 환자의 가족에서 질환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은 유전적 소인이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HLA class II, 보체(complement), 보체수용체, 면역글로불린 수용체, T세포 수용체 그리고 apoptosis에 관련된 유전자등 다양한 감수성 유전자가 알려져있다. 또한 가임기 여성이 남성보다 7~9배의 높은 유병율을 나타내고, 성호르몬이 면역관용 (immune tolerance)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를 종합하면 여성은 확실한 감수성 인자에 속한다. 유전자나 호르몬이 자가면역질환을 호발하게 하고 증상을 악화시키지만 환경요인이 이런 과정을 시작하는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자외선(UV-B, UV-A), microbial superantigen, 바이러스 (Epstein-Barr virus, cytomegalovirus), DNA를 탈메틸화(demethylation)시키는 약물등이 감수성 유전자에 작용해서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많은 자가항체와 면역복합체를 형성해서 조직을 손상시키고 질환을 유발한다. 임상양상 우리 몸의 모든 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발병 초기부터 여러 장기를 침범할 수도 있고, 한 개의 장기에서 시작해서 시간 간격을 두고 다른 장기에 나타나기도 하므로 긴 경우 루푸스를 확진하는데 수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일부 환자에서는 발병 초기에 루푸스 확진이 어렵고 다만 의심된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면밀한 관찰을 해야 한다. 전신증상으로 피로, 권태, 열, 식욕부진과 체중감소가 많은 환자에서 관찰되고, 근골격계 증상으로 관절통과 근육통이 95%가량 흔하게 나타나며, 관절염, 근육염, 무혈성 골괴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 증상으로 양측 뺨에 나비모양의 발진 (Fig. 1)이 약 반수의 환자에서 발생하고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발진을 보이며 구강궤양, 광과민성, 탈모증, 혈관염 (Fig. 2)등을 나타낸다.
혈액학적으로 빈혈,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림프절 병증, 비종대등을 보이며, 신경학적으로 인지장애, 기분장애, 두통, 발작, 신경병증, 뇌졸증등이 올 수 있고, 폐순환기에는 흉막염, 심낭염, 심근염, 심내막염, 관상동맥질환, 흉막유출, 루푸스 폐렴, 간질성 섬유증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은 단백뇨, 혈뇨, 신증후군, 신부전등이 올 수 있고, 위장관 증상으로 식욕부진, 오심, 설사, 복통 등이 있을 수 있으며 혈관염으로 인해 출혈이나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정맥이나 동맥 혈전증이 나타날 수 있고, 눈에는 건조증후군, 결막염, 망막혈관염등을 보일 수 있다. 진 단 루푸스를 확진할 수 있는 단일 검사법은 없으며, 여러 임상증상과 징후, 검사실 소견과 방사선학적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하는데 1987년 미국 류마티스 학회에서 개정한 진단 기준이 사용되고 있다 (Table 1). 루푸스라고 진단하려면 11가지 항목 중 4개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 항핵항체 (antinuclear antibody) 검사는 가장 좋은 선별검사 (screening test)로 <Fig. 3>은 루푸스 진단을 위한 연산법이다.
치 료 질환의 활성도, 주요장기나 생명을 위협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관절염, 관절통, 근육통, 열, 그리고 경한 장막염등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 NSAIDs) 로 치료가 가능하다. 루푸스 환자에서는 NSAIDs로 인한 부작용이 다른 환자보다 흔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ibuprofen, tolmetin, sulindac등은 무균성 뇌막염을 유발할 수 있고, 모든 NSAIDs는 사구체여과율과 신혈류량을 감소시키므로 혈청 크레아티닌치를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또한 염분 저류에 의한 혈압 상승과 부종을 초래할 수 있고, 위장장애는 치료 중 어느 때라도 발생 할 수 있다. 간 기능 장애가 흔히 나타나는데 영구적인 손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므로 NSAIDs를 복용하는 경우 정기적으로 신기능, 간기능, 위장 출혈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피부 증상, 피로, 관절염등은 항 말라리아 제제인 hydroxychloroquine에 잘 반응한다. 부작용은 흔하지 않고 망막독성, 발진, 근육병증과 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망막독성은 축적된 용량과 관련이 있으므로 최소한 1년에 한번씩 안과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외에 햇빛 차단제 (SPF ≥15), 국소적 혹은 병소내 당질코르티코이드 (glucocorticoids, 이하 GC) 치료를 할 수 있고, quinacrine, retinoids, dapson등이 피부염 치료에 사용된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한 증상인 경우는 고용량의 GC (1~2mg/kg/day) 가 필요하다. 질환의 활성도가 높을 때는 8~12 시간마다 나누어 투여하다가 질병이 조절되면 아침 한번 투여로 바꾸고 이후 치료 반응이 적절하면 1주일에 5~10%씩 감량한다. GC는 단 시간 작용하는 prednisone, prednisolone, methylprednisolone을 사용해서 아침 1회 용법으로 2일에 1번 복용하도록 천천히 전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GC를 복용하지 않는 날 증상이 악화 될 수 있는데 이때는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최소량으로 매일 복용하도록 한다. 급성의 심한 루푸스신염의 경우 methylprednisolone 1000mg을 3~5일 동안 정맥주사하는 충격요법을 하고 이후 경구요법으로 유지하기도 한다. GC를 장기간 사용했을 경우 부작용은 매우 다양한데 쿠싱양체형, 체증증가, 고혈압, 감염, 모세혈관의 취약성, 여드름, 다모증, 골다공증, 무혈성 골괴사, 백내장, 녹내장, 당뇨, 근육병증, 저칼륨증, 불규칙한 월경, 불면증 그리고 정신병등을 보일 수 있다. 면역억제제 (azathioprine, cyclophosphamide, methotrexate, mycophenolate mofetil, chlorambucil) 는 질환의 활성도를 억제하고, 질환이 확대되는 속도를 늦추고, 스테로이드 필요량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루푸스 신염, CNS 루푸스, 간질성 폐섬유증 (interstitial pulmonary fibrosis) 의 급성시기, 루푸스 혈관염등에서 스테로이드와 cyclophosphamide 병합요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작용은 골수 억제, 감염증가, 불가역적인 난소부전 (cyclophosphamide), 간독성 (azathioprine, methotrexate, mycophenolate mofetil) 방광독성 (cyclophosphamide), 탈모증과 악성 종양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다. cyclophosphamide가 가장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가장 많다. 충격요법 (10~15mg/kg) 으로 4주마다 한번씩 주사하거나 매일 경구 (1.5~2.5mg/kg/day) 로 사용할 수 있다. 방광독성은 주사요법이 경구 요법보다 낮다. mycophenolate는 하루에 1~2.5g을 나누어 경구 투여하고, methotrexate는 5~20mg을 1주일에 1번씩 경구 투여하거나 피하로 주사한다. 질환의 활성도가 조절되면 면역 억제제를 서서히 줄이면서 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일부 환자에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으로 cyclosporine, 면역글로불린 주사, 혈장교환 (plasmapheresis) 과 면역억제제를 병합하는 경우가 있다. 실험적인 치료로 고용량의 cyclophosphamide를 동종조혈모세포이식과 병합해서 치료하거나, CD40L에 대한 항체, DNA에 대한 관용을 유도하는 것 등이 있다. 예 후 생존율은 2년 90~95%, 5년 82~90%, 10년 71~80%, 20년 63~75% 이다. 예후가 불량한 인자로는 진단시 혈청크레아티닌> 1.4 mg/dL, 고혈압, 신증후군 (24시간 뇨단백>2.6g), 빈혈 (Hb <12.4 g/dL), 저알부민증과 저보체혈증을 보이는 경우와 사회경제적상태가 낮은 경우이다. 이외에 예후가 불량한 요소는 혈소판감소증, 심한 CNS루푸스, 항인지질항체 양성, African American race등이다. 첫 10년내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감염과 신부전이며 이후 10년에는 혈전색전성 질환이다. 요 약 루푸스는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루푸스를 호발하는 특징적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서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병이 유발되고 우리 몸에 대한 자가 항체와 면역 복합체에 의해서 조직과 세포의 손상이 오는 질환으로 환자의 90% 가량이 가임기 여성이다. 임상양상은 우리 몸의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고, 치료는 병의 활성도와 주요 장기나 생명을 위협하는가를 결정해서 시행한다. 10년내의 가장 많은 사망원인은 감염과 신부전이다.
[출처 : DiaTreat Vol.4, No.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