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 홍 고려대 의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Chang-hong Lee, M. D. Dept. of Internal Medicine, Guro Hospital, | |
서 론 현재 바이러스의 구조, 전염경로, 임상경과 등이 확실히 입증된 간염바이러스는 A, B, C, D, E형 5종이다. 이들 모두가 급성간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중 A형과 E형으로 인한 급성간염은 만성간염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들 이외에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간염 바이러스가 있을 것이라는 방증들이 있어 이를 찾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고, 근래 G형, TTV형 등 새로운 간염바이러스가 잡지에 소개된 바 있으나, 이들은 인간에서는 간염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는 바이러스들이므로 임상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E형간염은 주로 러시아나 중국, 멕시코, 남미 아프리카 등지의 위생상태가 낙후된 오지에서 집단발생하며, 오염된 음식물에 의한 감염이 주된 형태이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치사율이 20∼30%에 달하지만 그 외의 증상은 다음에 기술할 A형간염과 유사하다. 기본적인 바이러스의 구조는 밝혀졌으나 한번 앓고 나면 영구면역이 되는지, 신빙성 있는 혈액진단방법이 무엇인지 아직 불확실하며 예방백신도 없다. 최근 10년 이내에 우리나라에서 현증 E형간염이 보고된 바는 없으므로 우리에게는 우선 임상적으로 문제되지는 않으나, 위에 언급한 지역에 여행을 하는 사람이 감염될 수는 있다. D형간염 바이러스는 항상 B형간염 바이러스(HBV)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으며 단독으로는 생존 불가능한 바이러스이므로 D형간염은 B형간염이 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난다. 예방방법도 B형간염 예방백신으로 자연히 D형간염까지 예방된다. 이 간염은 남부 유럽, 남미 원주민 등에 빈발하는데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급성 D형간염이 병발하면 e항원이 없는 만성 B형간염 환자라도 간손상이 계속 될 수 있으며 가끔은 치사율이 높은 전격성 간염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급성 B형간염 환자에게 병발되는 경우 급성 B형간염이 치유되면 급성 D형간염도 따라서 없어진다. 국내에는 근래까지 D형간염이 의심되는 몇 명의 환자가 보고된 바 있으나 바이러스가 증명된 예는 아직 1예도 없어 역시 임상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고 있다. C형간염은 급성간염과 만성간염의 감별이 극히 어려운 질환이다. 과거에 C형간염 검사(수술 또는 수혈 전 검사 등)를 한 경우 음성이었던 사람이 간염이 발생하였는데 이것이 C형간염으로 밝혀진 경우는 급성 C형간염일 것이다. 그러나 C형간염은 자체가 급성간염이든 만성간염이든 증상이 뚜렷치 않거나 증상이 없는 수가 허다하다. C형간염 중 가장 잘 알려진 수혈 후 C형간염은 실제로는 그리 많지 않고,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혈액검사로는 급·만성의 감별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급성 C형간염의 80%는 만성화되며 급성 바이러스 간염 중 유일하게 급성 C형간염은 인터페론 치료의 대상이 되므로 혹시 급성을 만성으로 오진하더라도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C형간염은 전격성 경과를 취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습관성 약물남용자(마약중독)들은 거의 C형간염을 가지고 있다. C형간염은 주로 중년 이후에 많이 발견되는데 청소년에서 C형간염이 발견되면 반드시 과거 습관성 약물남용의 병력이 있는가를 찾아보아야 한다. 결국은 우리나라에서 실제 급성 바이러스간염은 A형간염과 급성 B형간염이다. 본 론 1. A형간염 A형간염의 임상상은 발열, 식욕감퇴, 구역, 구토, 쇠약감, 복통, 설사 등 다른 바이러스 간염과 유사하지만, 유·소아기의 감염은 거의가 증상이 없는 불현감염으로 나타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A형간염 바이러스(HAV)는 일단 체내로 침입하면 간세포 내에서 복제 증식하며 분변과 혈청으로 배출된다. 감염후 평균 4주 내외에 간염을 야기하며 혈청 ALT의 상승과 함께 anti-HAV가 발현된다. 혈청 ALT의 상승은 전형적인 예로 5000∼6000 까지도 상승되는 경우가 있다. 감염초기에 혈액이나 분변에서 바이러스를 직접 검출할 수는 있으나, 간염이 시작되면 바이러스의 혈중 농도와 분변 배출이 급격히 감소되므로 A형간염의 진단은 혈청 IgM anti-HAV에 의존한다. IgM anti-HAV는 예민도와 특이도가 매우 높은 검사인데 증상이 나타날 시기에 이미 99%에서 양성을 보인다. 대체로 3∼4개월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나 드물게는 6∼12개월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A형간염은 주사 등의 비경구적인 경로로도 전파가 가능하지만 주된 감염경로는 경구 감염이다. 환자를 통해 가족 또는 친지에게 전파되거나 인구밀도가 높은 군인, 고아원, 탁아소 등에서 집단발생의 형태로 나타나기 쉬우며 HAV에 오염된 음식류에 의해 전파되는 방식이 보편적인 감염경로이다.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위생상태가 호전되면 특별한 예방대책이 없더라도 A형간염의 발생은 급격히 감소된다. 따라서 지역적, 사회적, 경제적인 발전 정도에 따라 그 지역 인구의 항체 (anti-HAV) 보유율이 연령에 따라 크게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6세 이하에서는 A형간염의 약 50%가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있더라도 경미하여 간염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상이 심해 40세 이상에서는 합병증도 많아지며 치명적인 전격성간염의 빈도는 50세 이상에서는 3%를 상회한다(소아:0.2∼0.4%). 1980년 우리나라 anti-HAV의 발현율을 보면 15세 이상은 90%∼100%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A형간염이 유행해도 소년기 이후에는 환자가 발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날 경제적인 발전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anti-HAV의 발현율도 현재는 25세 이하에서 약 10% 정도의 항체보유율을 나타내며 A형간염의 주된 감염 연령이 청소년기로 상승하였다. 따라서 간염 증상을 나타내는 A형간염의 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예견된 바와 같이 1998년 상반기의 우리나라 A형간염의 발생은 확인된 현증 환자만도 1,000명 이상으로 전년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의 유행을 보인바 있다. A형간염의 치료는 다른 급성간염과 같으며 만성화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A형간염 바이러스는 경구감염을 통해 전염되므로 그 예방에는 철저한 개인위생(예를 들면 손씻기, 끓인 물 마시기 등)의 유지와 대변 및 하수의 처리와 같은 공중위생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현재 A형간염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백신이 개발되었으며 여러 연구에서 100%에 가까운 항체 형성률과 간염 예방효과가 증명되었다. 이러한 항체유지 및 예방효과가 30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2. 급성 B형간염 급성 B형간염의 증상은 역시 다른 바이러스 간염과 유사하며 연령과 만성화 사이에 깊은 관계가 있다. 유아의 급성 B형간염이 불현감염의 형태로 나타나고 대부분 만성화하지만 성인에서는 60∼70%가 현증 급성 B형간염으로 나타난다. 거의가 2∼3개월 내에 완치되고 만성화하는 경우는 극히 적다(<5%). 우리나라는 1980년대 초에는 현증 급성 B형간염의 60% 정도가 20대에 나타났지만 그 당시에 20대 이하에서도 불현성 급성 B형간염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1985년도부터 B형간염 백신접종이 시작되었고 1991년부터 거의 모든 신생아에게 백신 접종이 실시되었다. 이후로 10세 이하의 연령군에는 HBV 보유율이 과거에는 7∼8%였던 것이 현재에는 0.5% 정도로 크게 감소하였으며 10대의 보유율도 2% 내외로 크게 감소하였다. 따라서 급성 B형간염의 발생빈도도 감소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다. 그러나 1980년대와는 달리 현증 급성 B형간염의 호발연령이 30대로 이동하였고, 30대 미만에 비해 30대 이상에서 현증 급성 B형간염의 빈도가 훨씬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급성 B형간염의 진단은 병력 및 가족력 등을 참조하여 우선 결정하고 IgM anti-HBc 검사가 양성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HBsAg이 양성이고 질환의 모양이 급성간염이라 해도 과거에 신체검사 등에서 HBV 보유자라는 병력이 있으면 환자의 진단은 ‘급성 B형간염’이 아니라 ‘만성 B형간염의 급성악화’이며 형제, 부모 중 HBV 보유자가 있을 때도 ‘만성 B형간염의 급성악화’의 가능성이 많다. 백신을 맞은 경력이 없고 위와 같은 병력이 없었을 경우는 급성 B형간염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HBV 만성 보유자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대부분이 모계감염의 결과로 발생되며 이들의 자연경과를 보면 대체로 10∼30년 염증을 일으키지 않고 있다가 30대 내외에서 비로서 염증을 나타내는 모양을 보인다. 이 연령대는 대체로 25∼35세이며 이렇게 발생되는 만성간염 중 일부는 급성간염의 형태로 나타나 병력을 잘 살펴보지 않으면 오진을 하는 수가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는 급성 B형간염의 진단을 위해 만들어진 IgM anti-HBc 검사도 적지 않게 양성을 보여 IgM anti-HBc 검사 단독으로는 우리나라와 같이 ‘급성 B형간염’이나 ‘만성 B형간염의 급성악화’가 거의 동일연령대에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불확실할 때는 경과를 지켜보아 6개월 내에 HBsAg이 음전되면 비로서 급성 B형간염으로 확진이 되는 경우도 있다. 급성 B형간염은 e항원이 양성일 경우도 있고 음성일 경우도 있는데, e항원이 양성인 급성 B형간염은 12주만 e항원 양성이 유지되면 급성이 아니라 만성간염으로 진단할 수도 있다. 물론 HBsAg이 음성인 급성 B형간염도 있다. 이는 환자가 병원에 오기 전에 이미 HBsAg이 음전된 경우로 이 때에는 IgM anti-HBc가 양성이면 급성 B형간염이다. 가끔 IgM anti-HBc가 음성인 급성 B형간염의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경과를 3∼6개월 지켜 보아야 한다. 가생검으로서 급, 만성을 감별할 수는 없고 경과를 전격성간염으로의 진행이나 만성간염으로의 진행 여부로 예측할 수 없으므로 급성 B형간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급, 만성을 감별하거나 진행과정을 예측하기 위한 간생검은 시행하지 않는다. 다른 일반 급성간염도 마찬가지이지만 급성 B형간염은 황달이 심할수록, 증상이 심할수록 우선 임상경과가 심하나 대부분은 치명적인 전격성간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급성 B형간염 환자가 발열이나 복통, 구토가 지속된다거나 복수가 발생한다거나 촉진으로 간의 크기가 점진적으로 작어지거나 간성혼수의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전격성간염으로의 진행을 의심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는 prothrombin time이다. prothrombin time이 80% 이상이면(실제로는 대조 sample에 대한 환자의 Prothrombin time 시간차가 더 정확) 환자가 증상이 심하더라도 수주 내에 회복기에 진입하리라 예상할 수 있지만, prothrombin time이 50% 이하이면 현재는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조만간 치명적인 전격성 간염의 경과를 취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전격성간염은 상당수가 HBsAg이 음성이며 IgM anti-HBc가 양성으로 나타나므로 HBsAg 여부만으로는 B형간염인지 아닌지를 감별할 수 없다. 급성 B형간염은 대부분이 자연히 회복되는 질환이므로 간염 전의 환자의 건강상태가 양호하였다면 입원치료는 불필요하다. 환자는 대체로 식욕부진 및 소화장애를 호소하므로 일반 음식 중 환자가 평소에 즐기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며 고단백, 저지방식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환자가 회복되고 HBsAg이 음전되더라도 항체는 6개월 내지 1년이 지나야 검출되며 이 사이 기간 중 백신을 맞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맺음말 급성 바이러스 간염은 대부분 자연회복 되는 질환이라 진단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A, B, C형 간염이 서로 겹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만성 B형간염에 C형간염이나 A형간염이 겹치는 경우도 있으며 C형 간염에 A형 또는 급성 B형간염이 겹치기도 한다. 그러므로 급성 간염환자가 왔을 때 검사로는 바이러스표지자들인 HBsAg, IgM anti HBc, IgM anti HAV, Anti HCV의 네가지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환자가 습관성 음주자인가, 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 한약제나 민간요법을 시행하여 경과를 더욱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는가도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출처 : DiaTreat Vol.2 No.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