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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H2 수용체 차단제의 치료영역

 

박 수 헌

가톨릭대 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내과

Soo-Heon Park, M.D.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St. Marys Hospital,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서 론

소화성궤양과 위식도역류질환 등은 위산과 관련이 깊고 흔히 임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을 가진다. 최근 20년간 위산과 연관된 이들 질환의 원인규명과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또한 Helicobacter pylori(H. pylori) 역시 소화성궤양의 발생과 재발의 원인으로 밝혀졌고, 효과적인 위산분비 억제는 빠른 궤양의 치료뿐 아니라 H. pylori 제균치료에도 필요하다. 따라서 위산분비의 억제가 위산과 연관된 소화기질환의 근본적인 치료가 되고 있다. 각각의 소화기질환의 치료에는 위산분비 억제의 정도가 다른데, 위산분비가 억제되어 위내 산도가 pH 3 이상이 되어야 소화성궤양의 치료가 촉진된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를 위하여는 pH 4 이상, H. pylori의 제균에는 pH 5 이상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Fig. 1).

 

 

1980년대 말에 개발된 proton pump inhibitor는 H2 수용체 차단제에 비하여 월등한 위산분비 억제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proton pump inhibitor의 효능이 약물이 대사되는 간의 CYP2C19 유전형에 따라 위산분비 억제능이 차이가 나고, 특히 proton pump inhibitor를 아침과 저녁 식전에 투여한다 하더라도 야간의 위산분비 억제능이 떨어지므로 취침전에 H2 수용체 차단제의 투여가 위식도역류질환이나 소화성궤양 환자의 야간 통증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Proton pump inhibitor는 혈중 가스트린이나 크로모그라닌 A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요법으로 투여하면 위점막의 위축성 변화를 유발하거나 유암종의 발생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H2 수용체 차단제는 proton pump inhibitor보다는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장기가 투여 시 약리학적인 내성을 가지는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임상에서 위산과 연관된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적용되는 H2 수용체 차단제의 용법과 용량 등을 새롭게 재조명 하고자 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위식도역류질환은 최근 한국에서도 점차 발생빈도가 증가되어 일차의료기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만성적으로 재발을 잘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를 위하여 위식도역류질환의 다양한 증상뿐 아니라 잠재적인 합병증과 상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하여야 할 시기 및 치료방법 등을 숙지하여야 한다(Fig. 2).

 

 

소화성궤양과 마찬가지로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에서도 위산분비 조절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의 증상은 식사 후에 대부분 발생하게 된다. 이런 위산 역류로 인한 증상은 하부식도 괄약근 압력이 낮아서 발생하기 보다는 위의 부분적인 팽창으로 인한 하부식도 괄약근의 부적절한 이완과 연관된다. 따라서 현재의 치료는 식후 위산분비 억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H2 수용체 차단제는 가슴쓰림과 소화불량증 환자의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약제이다. H2 수용체 차단제의 4가지 약제인 cimetidine, ranitidine, famotidine, nizatidine 등은 위식도역류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위산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나타내게 한다. H2 수용체 차단제는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이나 위배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H2 수용체 차단제의 상용량으로는 음식에 의해 자극되어 분비되는 위산을 억제할 수 없으며 효과적으로 식후의 위산 분비능과 식후 식도의 위산역류를 치료할 수 없다. 그러나 환자의 증상이 미약한 경우나 내시경검사에서 식도염이 경한 경우에는 비용 효과면에서 H2 수용체 차단제의 사용이 추천된다. H2 수용체 차단제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 투여 시 하루에 한번 투여하는 것보다는 2회 투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루에 2회 투여하면 야간의 위산조절 뿐 아니라 식후의 위산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하루에 2회 투여하는 약제의 용량을 증가시키면 치료효과를 더욱 개선시킬 수 있다.

H2 수용체 차단제의 표준용량 치료로 위식도역류질환의 증상은 약 60%의 환자에서 호전되고, 미란성 식도염은 약 50%의 환자에서 호전된다. 그러나 H2 수용체 차단제의 표준용량보다 적은 용량에서라도, 증상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H2 수용체 차단제의 용량을 증가시키면 식도염의 치료효과를 75%까지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고용량의 사용은 비용이 증가될 뿐 아니라 약제의 복용도(compliance)도 감소시키기 때문에 proton pump inhibitor에 비하여 효과적이지 않아서 현재는 쓰이지 않는다.

 

 

소화불량증(dyspepsia)의 치료

소화불량증은 상복부 통증이나 불편감 외에 식후 소화불량, 고창, 트림, 조기포만, 식욕부진, 오심, 구토, 가슴쓰림이나 역류 등의 증상군으로 정의된다. 소화불량증 환자의 약 34%(16~67%)의 환자들은 내시경이나 위장관 바리움조영술에서 기질적인 병변이 없다. 그러나 소화불량증 환자의 기질적 원인으로는 소화성궤양, 위식도역류, 담도질환 및 위장관 종양 등이 있으며,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가장 흔한 진단은 십이지장궤양(26%), 기능성 소화불량증(22%) 및 과민성장증후군(15%) 순으로 알려져 있다. 소화불량증 환자의 대부분이 일차 의료기관에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대증적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위중한 기질적 질환이 없기 때문에 단순한 식사습관의 변화나 금연과 금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질병에 대한 확신과 생활습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증상호전이 되지 않으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분 증상이 재발하기 때문에 간헐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소화불량증 치료의 목표는 증상의 완화이며 완화의 정도는 증상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이어야 한다.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위약군에 대한 치료효과는 약 30~60%로 알려져 있고, H2 수용체 차단제는 meta-analysis에서 위약군에 비해 약 20%의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소화불량증은 재발이 흔하고 간헐적인 치료 및 장기간의 약제투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H. pylori 감염이 많은 한국에서 강한 위산분비 억제작용을 가진 proton pump inhibitor보다는 H2 수용체 차단제가 보다 더 적합하리라고 생각된다.

 

 

소화성궤양의 치료

1970년대 중반 소화성궤양 치료의 표준처방은 식사후 1시간과 3시간 취침 전에 투여하는 제산제였다. 그 당시만 해도 증상을 완화시키고 궤양의 치유를 촉진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었지만 위산분비를 억제하지는 못하였고, 병의 병태생리학적인 기전을 개선시키지 못하였다. 이런 소화성궤양의 치료는 H2 수용체 차단제가 개발되면서 혁신적으로 변화하였다. H2 수용체 차단제는 벽세포의 중요한 수용체 중의 하나를 차단하여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투약 후에 수시간동안 위내 산도를 증가시킨다. 식사 후에 자극되어 분비되는 위산분비 역시 H2 수용체 차단제에 의해 부분적으로 억제된다. 특히 야간에 H2 수용체 차단제를 투여하여 위산분비 억제를 강화할 경우 소화성 궤양의 치료를 개선시킨다. 

H2 수용체 차단제의 약물복용도를 증가시키기 위한 약제투여 방법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2회의 H2 수용체 차단제를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취침 전에 1회 투여하는 용법이 약물복용도를 높혀 궤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궤양 치료에서 취침 전 1회 투여하는 용법시 야간의 위산분비 억제는 하루 2회 투여한 것과 동등하다.

H. pyloriy 소화성 궤양의 원인과 재발의 역할에 대한 발견은 소화성 궤양의 치료를 바꾸었다. 현재 소화성 궤양의 치료로 중요한 부분은 항생제로 H. pylori를 제균하는 것으로, 위산분비의 억제가 H. pylori 제균 치료의 성공인자로 알려져 있다. H. pylori를 제균하는데 필요한 위산분비 억제 정도는 소화성궤양의 치료나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에 필요한 위산분비 억제정도보다 높다(Fig. 1).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로 인한 위장장애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는 위장에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며, 소화불량증을 위시하여 궤양 및 위장관 출혈, 협착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최근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의 위장관 합병증을 줄인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로 인한 위장장애는 위산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H2 수용체 차단제의 투여는 이런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실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투여하여 소화불량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에게 내시경검사를 시행시 특징적인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증상이 없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복용한 사람에서 내시경검사를 하게 되면 미란성 병변이 존재하더라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이런 환자를 치료하는데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에 의한 증상은 상복부 통증이나 소화불량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중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가 위점막의 방어기전중 점액의 점도와 두께의 감소, 점막내 프로스타그란딘 감소 및 혈류량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통증을 유발하는 기전은 약화된 점막의 방어기전으로 인한 위산의 침투로 신경원이 자극되어 통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투여로 인한 통증에 H2 수용체 차단제를 사용하면 위약군에 비하여 우월한 치료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H2 수용체 차단제를 투여한다 하더라도 진통소염제 투여로 인한 증상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으나 위점막 손상을 방지하지는 못한다. 표준량의 H2 수용체 차단제인 라니티딘을 투여한 경우 십이지장궤양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위궤양의 발생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고용량의 파모티딘을 사용한 경우는 위궤양의 발생을 감소시키지만 치료비용이 증가되어 비용-효과면에서 이익이 있는지는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기타 질환의 치료

H2 수용체 차단제는 위산과 연관된 질환의 치료뿐 아니라 대장암과 유방암환자, 피부과 질환, 정신분열증, 소아의 자폐증, 면역조절기능 등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정신과 영역의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히스타민은 뇌에서 신경전달체 및 신경조절제로 작용하고 있다. H2 수용체는 뇌에서 대부분 신경 전달억제 작용이 있다. 따라서 H2 수용체의 자극은 무의식적인 행동이나 탐색적인 행동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H2 수용체 차단제의 투여는 이런 억제효과를 방지할 수 있다.

 

 

 

H2 수용체 차단제는 proton pump inhibitor 보다 위산분비 억제 능력은 약하지만 위식도역류질환의 유지요법, 소화불량증 환자의 치료,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사용으로 인한 소화불량증 등을 치료하는데 유용하며, 특히 proton pump inhibitor를 투여 받는 환자 중 야간위산분비 억제가 되지 않아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치료효과가 있다. 따라서 H2 수용체 차단제는 proton pump inhibitor의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일부 경우는 상호보완하는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DiaTreat Vol. 2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