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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아과] 혼합백신의 특성과 접종방법

 

홍 영 진

인하의대 인하대병원 소아과

Young-Jin Hong, M.D. & Ph.D.

Division of infection,

Dept. of Pediatrics,

Inh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오늘날 영아 때 접종해야 되는 백신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영아들이 예방접종을 하러 병의원을 방문할 때 2~3개의 백신을 동시에 접종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많은 부모들이 2군데 이상 주사바늘을 찌르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앞으로 개발되는 백신들을 제때에 따로 접종하려면 한번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에 8번의 주사 바늘을 찔러야 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Table 1>,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혼합백신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는 새로 개발된 혼합백신 중에서 HB-Hib 혼합백신만이 사용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DTaP-HB-IPV(PediarixTM)가 DTaP-Hib, HB-Hib, HA-HB와 함께 사용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DTaP-HB-IPV-Hib가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개발되는 추세를 보면 모든 기존의 백신과 새로 개발되는 백신을 혼합백신으로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혼합백신은 2개 이상의 백신을 물리적으로 혼합하여 같은 해부학적인 부위에 같은 시간에 접종하는 백신을 말하며 지금까지 접종해 오고 있는 폴리오 백신, 개량 디피티(DTaP)나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 등도 혼합백신이다.

혼합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 폴리오 백신, 폐구균 백신처럼 한가지 질환의 여러 다른 아형에 대한 항원으로 구성된 혼합백신과 DTaP 백신이나 MMR 백신처럼 다른 질환의 항원을 섞은 혼합백신으로 나눌 수 있으며, 최근에는 다른 질환의 항원을 섞은 혼합백신이 주로 활발하게 개발되고 사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HB-Hib는 6주 이후에만 접종을 하도록 되어 있어, 출생시 B형 간염 접종을 시작하고 0-1-6, 0-1-2 접종 일정을 지켜서 접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용량이 많지 않은 상태이다.

유럽이나 캐나다의 경우에는 혼합백신이 개별 백신보다 면역력이 떨어지더라도 예방이 가능한 경우에는 접종을 허가해 주고 있어, DTaP-HB-IPV-Hib를 포함한 다양한 혼합백신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은 혼합백신의 면역력이 개별 백신과 같을 경우에 한해서 접종 허가를 해주고 있어, 현재 DTaP-Hib, HB-Hib, HA-HB, DTaP-HB-IPV만 사용 허가가 나있는 상태이다.

 

앞으로 흔하게 사용하게 될 혼합백신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혼합백신의 생물학적 특성을 이해하고 교차접종 문제, 초과항원 문제를 설명하고 2002년 12월 미국에서 사용허가가 난 DTaP-HB-IPV(PediarixTM)에 대한 연구결과 및 사용방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혼합백신의 생물학적 특성

 

일부 연구 결과는 여러 가지 백신을 다른 백신과 같이 접종했을 때 면역반응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같은 연령에 접종하는 기본 백신을 같이 접종하였을 때에 면역 효과의 변화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상반응도 일반적으로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같은 시기에 접종하는 백신들을 혼합하여 한 주사기로 접종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백신은 단순히 항원을 섞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다른 제품으로 나와 있는 백신들을 그냥 임의로 한 주사기에 섞어 접종해서는 안된다. 허가받지 않은 혼합 주사의 안전성, 면역효과, 효능은 각각 조사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백신을 함께 섞을 경우 다음과 같이 백신의 화학적 상호작용이나 면역학적 간섭에 의해 백신의 효능이 감소하고 이상반응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백신의 화학적 상호 작용

주로 항원과 안정제(stabilizer), 면역보강제나 보존제 간의 문제이다. DTP 백신의 보존제로 사용되는 thimerosal은 IPV의 효능을 감소시킨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보존제로 neomycin을 사용하였다.

수두백신의 경우에도 MMR 백신과 혼합할 경우 MMR의 안정제나 보존제 때문에 수두백신의 면역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2. 면역학적 간섭

상호작용이 개별적인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강시키기도 하는데, 일례로 전세포 백일해 백신은 디프테리아 톡소이드와 함께 접종하면 면역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여러 항원을 함께 접종하면 별 효과가 없거나 면역반응을 억제한다. 아래와 같이  3가지 면역학적인 간섭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1) 항원간의 경쟁

면역학적으로 우세한 항원이 이보다 약한 항원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2) 운반체에 의해 유발된 항원결정인자의 억제

파상풍 톡소이드, 디프테리아 톡소이드이나 CRM197과 같은 운반 단백질 위에 존재하는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폐구균, 수막구균과 같은 항원결정인자에 대한 항체반응은 이전에 특정한 운반체(carrier)가 부착된 백신을 접종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 면역 반응이 억제된다. 운반체의 양이 많거나 운반체에 대한 항체가가 높을수록 억제되는 정도는 더 크다.

 

3) 인터페론의 유도

혼합 생바이러스 백신은 한 바이러스가 인터페론 생성에 의해 다른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함으로써 서로 방해할 수 있다. 경구용 폴리오 생백신의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서 장에서 폴리오백신 바이러스의 복제에 의해 서로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형이 1형과 3형보다 빨리 복제되기 때문에 다른 두 바이러스를 억제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1형과 3형의 양을 증가시켰다. MMR 백신의 경우에도 더 면역력이 뛰어난 균주를 사용하고 바이러스 양을 증가시켜서 그 간섭을 극복하였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존에 나와 있는 백신을 혼합하더라도 새로운 백신 개발과 같은 방법으로 평가를 하고 있고, 백신에 포함되어 있는 구성요소를 각각 전향적이고 무작위 맹검으로 비교하여 안전성, 면역성과 효능이 평가되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사용 허가가 나 있는 백신들은 면역원성의 감소나 이상반응의 증가 소견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항원의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은 면역원성을 감소시키거나 이상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면서 백신의 효과와 이상반응을 지속적으로 조사하는 것은 중요하다.

 

 

백신의 교차접종

 

혼합백신을 사용할 경우 이전에 개별접종을 한 백신과 같은 회사의 백신으로 접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모든 회사의 백신을 구입하여 비치해 놓고 접종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교차접종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교차접종의 가능 여부는 임상 연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질병에 대한 면역효과가 혈청학적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는 경우보다 더 쉽게 교차접종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

 

1. 질병에 대한 면역효과가 혈청학적으로 밝혀져 있는 경우

A형간염, B형간염, Hib는 예방가능한 항체가가 밝혀져 있으며, 각 백신들을 다른 회사의 제품들과 교차접종을 하여도 접종 후 예방 가능한 항체를 효과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증명되어 있으므로 서로 교체 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Hib 백신의 경우는 PRP-OMP의 경우 기초접종을 2회만 해도 되며, 다른 접종은 3회를 해야 되므로 제품에 따라 달리 취급해야 한다.

 

2. 질병에 대한 면역효과가 혈청학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은 경우

예를 들어 백일해의 경우에는 광범위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면역의 여부를 혈청학적으로 입증하기가 곤란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교차접종을 하여 항체가만 조사해 볼 수가 없으며 교차접종이 가능한지 각각에 대한 면역효과를 실제로 조사해보아야 한다.

 

DTaP는 2, 4, 6개월에 서로 다른 회사의 백신과 교차접종에 대한 연구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기초접종 3회는 가능하면 같은 회사의 백신으로 접종하여야 한다. 그러나 같은 제품이 없거나 제품을 모르는 경우에는 접종할 수 있다. 

 

 

혼합백신의 초과 항원 (extra dose) 문제

 

혼합백신에는 여러 가지 항원이 들어 있고 혼합백신을 사용할 경우에는 일부 항원이 중복되어 추가로 더 접종이 될 수가 있다. 이 경우에 혼합백신으로 접종하는  이점과 초과 항원에 의한 이상반응의 위험성을 검토하여 혼합백신을 접종할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혼합백신은  혼합백신 중 일부가 접종 대상이 되고 다른 성분이 금기가 아니면 접종할 수 있다.

 

1. 생백신

이미 자연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획득한 정상적인 소아의 경우에는 생백신을 추가로 더 투여하였을 때 이상반응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없다. MMR, 수두, 경구용 폴리오 백신이 이에 속한다.

 

2. 사백신

Aluminum salt와 같은 면역보강제에 흡착시킨 사백신을 주사할 경우에는 추가로 항원을 더 투여할 때의 이점과 위험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임상적인 연구 결과가 이상반응이 심하지 않은 Hib나 B형 간염의 경우에는 혼합백신의 일부로서 다른 성분의 접종이 필요한 경우에는 초과 항원을 투여할 수도 있다.

 

파상풍 톡소이드의 경우에는 추가 접종을 정해진 기간보다 일찍 접종할 경우에는 과민반응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백신들에는 DTaP, DTaP-Hib, DT, Td, 파상풍 톡소이드가 있다.

 

 

DTaP-HB-IPV(PEDIARIX TM)에 대한 설명 및 접종방법

 

DTaP-HB-IPV를 접종한 경우 면역반응은 각각의 백신으로 따로 접종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상 반응에 대해서는 따로 접종하는 것과 차이가 없었으나,  Hib나 PnC를 같이 접종하는 경우는 따로 접종하는 경우보다는 열이 더 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독일에서 3, 4, 5개월에  DTaP-HB-IPV와 Hib를 같이 접종한 경우와 DTaP, Hib, OPV를 접종하고 4일간 전신 및 국소에 이상반응을 관찰하였을 때 <Table 2>와 같이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접종방법

 

1) DTaP-HB-IPV는 2, 4, 6개월의 기본 접종에 사용할 수 있으며 6주 미만의 영아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접종간격은 6~8주지만 8주를 더 권장한다.

 

2) DTaP-HB-IPV를 이전에 다른 DTaP 백신을 접종한 영아에게 접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제한되어 있다. 가능하다면 같은 회사의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같은 제품이 없거나 제품을 모르는 경우 미루지 않고 접종할 수 있다.

 

3) 모든 신생아는 출생해서 병원을 퇴원하기 전에 HB 백신 접종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임산부가 HBsAg 음성인 경우에는 2개월에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HBsAg 음성 임산부에서 태어난 영아의 경우에는 DTaP-HB-IPV로 기본 접종을 시작할 수 있고, HBsAg 양성이거나 HBsAg 결과를 모르는 경우 신생아 때 HB 백신 접종을 한 경우 추가로 2, 4, 6 개월에 접종할 수 있다. 즉 4회의 HB백신 사용이 가능하다.

 

4) DTaP-HB-IPV와 다른 제품의 HB 백신과 교차접종이 가능하다. DTaP-HB-IPV와 다른 제품의 IPV 백신과 교차접종이 가능하다.

 

5) DTaP-HB-IPV는 같은 날 Hib, PnC와 다른 부위에 접종이 가능하다.

 

6) DTaP-HB-IPV는 IPV와 DTaP의 추가접종으로는 아직 허가되어 있지 않다.

참고로 DTaP-HB-IPV를 기본접종에 포함시킨 2002년 미국 접종 스케줄은 <Fig. 1>과 같다.

 

Plotkin은 21세기의 백신에 대해 전망하면서 기존의 생백신이나 사백신이 지속적으로 중요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DTP가 DTaP로 대체해 나갈 것이며, 경구용 폴리오 생백신이 주사용 사백신으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리고 영아를 위해 한 주사기로 접종할 수 있는 혼합백신이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같은 시기에 접종하는 백신을 하나의 혼합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2, 4, 6개월에 접종하는 DTaP, IPV, Hib는 적어도 한 혼합백신으로 접종하였으면 좋겠고, 여기에 HB가 같이 포함시키면서 접종 스케줄의 변화를 주면 주사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지금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DTaP-HB-IPV-Hib가 이상적인 백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만들어진 DTaP-HB-IPV-Hib는 Hib를 따로 접종한 경우보다 현저하게 항체가가 낮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것의 임상적인 중요성은 아직 불명확하다.

유럽은 항체가가 낮더라도 방어효과가 있다고 판단하여 접종을 하고 있는 것이고, 미국은 낮은 항체가 때문에 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

 

DTaP-HB-IPV-Hib를 접종하고 나서 영국에서는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b형 감염 환자가 늘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 DTaP-HB-IPV-Hib에 대해서는 더 경과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출처 : DiaTreat Vol.3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