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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간암의 진단

윤승규

가톨릭대학교 의대 내과교실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Seung-Kew Yoon, M.D.& Ph.D.

Dicision of Hepato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Kangnam St. Mary’s  Hospital ,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College of Medicine.

 

서 론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 HCC; 이하 간암)은 국내에서 5대 호발암중의 하나로, 보건복지부의 ‘2000년 국가암등록사업결과’에 따르면 신규암의 등록건수가 위암에 이어 폐암과 공히 2위를 차지했고, 암 사망 원인별로는 폐암, 위암에 이어 3위를 나타내고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간암의 고위험군인 바이러스 관련 만성간질환의 호발지역이므로 백신세대가 성인이 될때까지는 간암의 발병율이 높을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된다.

 

간암에서 증상 혹은 징후는 매우 진행된 상태에서만 나타나므로 그 이전단계에서 임상적으로 간암을 진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 이유로 간은 하부 늑골아래 위치하고 있어 이상 징후를 느끼기 어렵고, 간암이 주변장기로 침범하기 전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며, 황달과 같은 간기능 장애도 종양이 커져 간의 일부를 대치 하였을 때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상적 진단이 어려울지라도 간암환자의 호발 혹은 비호발 지역에 따라 임상가의 진단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기 때문에 진단율에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간암의 비특이적인 임상적 증상 혹은 징후는 간암 파열에 의한 급성복증(acute abdomen)과 간암의 담도침범으로 인한 폐쇄성 황달(obstructive jaundice), 간정맥 침범으로 인한 Budd-Chiari 증후군 및 골전이에 의한 골동통등이 있다.

 

간암의 확진은 조직검사를 통해서 이루어 지지만 종양의 크기, 위치, 복수여부, 혈액응고장애의 제한여건 때문에 모든 환자에서 이루어 지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영상학적 진단방법의 발달과 새로운 혈청학적 종양 표지자들의 탐색개발로 간암의 진단율을  점차 증가시켜 나가고 있다.

 

비영상학적 진단

 

1. 간기능 검사

 

간경변증 환자에서 갑자기 alkaline phosphatase가 증가될 경우나, 가족력이 없는 환자에서 이유없이 고콜레스테롤 혈증(hypercholesterolemia)가 나타나면 간암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는 간암의 paraneoplastic syndrome의 일종으로 간암세포에서 콜레스테롤의 자발성 de novo 생합성이 증가된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외에 다른 paraneoplastic syndrome은 <Table 1> 과 같다.

 

2. α-fetoprotein(AFP)

 

간암의 특정 종양표지자로 수십년간 임상에서 이용되고 있는 AFP는 1956년 인간 태아혈청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이는  발생초기에 난황낭(yolk sac)의 내배엽에서 생성되지만 발생후기에는 간에서 생성되다가 출생과 함께 감소되어 성인시 혈청내 농도는 10ng/ml 이하로 존재하게 된다. 사람의 AFP는 albumin, vitamin D (Gc) protein, alpha-albumin과 albuminoid gene superfamily로 분류된다. 크기는 약 70,000 dalton에 해당하고, 약물대사에서 포합반응, ligand결합과 운반체역할, 세포독성에도 관여하며 성장조절(growth regulation)이나 세포사멸(apoptosis)과 같은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기능에도 관여한다. 일반적으로 AFP와 같은 간암특이 종양표지자들은 간의 진단이외에도 수술후 재발의 예측, 예후 판정, 치료선택의 결정 및 만성 간질환의 선별검사(screening)에 이용된다.

 

AFP의 혈중농도가 20ng/ml 이상이면 간암을 의심해 보아야 하나, 간암이외의 다른 간질환에서도 위양성이 높게 나타나 급성간염에서 31~52%, 만성간염에서 15~58% 간경변에서 11~47%가 보고되고 있어 진단시 주의를 요한다.

 

또한 AFP에 대한 진단적 가치에 대한 연구로 예민도(sensitivity)는 39~64%,  특이도(specificity) 76~91%, 양성예측도(positive predictive value) 7~32% 및  음성예측도(negative predictive value) 83~99%를 보고하고 있다.4∼7) 최근 일본 간암 환자 15,547명을 대상으로 AFP를 검사한 결과 20 ng/ml 이하인 환자수가 35.2%, 21~200 ng/ml가 31.9%, 201~400 ng/ml가 6.8%, 401~1,000 ng/ml가 7.1%, 1,001~10,000 ng/ml가 11.3% 그리고 10,000 ng/ml 이상의 환자가 7.7%였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직경 2cm미만의 소간암에서는 양성율이 20% 미만이므로 조기간암 혹은 소간암에서 진단율이 현저히 낮았다.  최근  말초혈액중 단핵구에서 AFP의 mRNA를 측정하면 간암의 미세전이(micrometastasis)를 예측할 수 있다는 보고9)가 있으나 아직 임상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지는 않다.

 

3. Des-γ-Carboxy Prothrombin Level (protein-induced by vitamin K absence or antagonist-II, PIVKA-II)

 

PIVKA-II는 비타민 K 결핍이나 헤파린과 같은 항응고제 투여시, 간실질 장애시 간에서 유도되는 비정상적인 prothrombin으로 Liebman 등에 의해 다클론 (polyclonal) 항체를 이용한 방사성 동위원소 면역검사법이 개발되어 임상에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이 검사의 장점은 혈청 AFP농도와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간암의 새로운 종양 표지자로 유용하고, 혈청 AFP가 낮은 간암의 진단에 예민도가 높으며, 3cm 이하의 소간암에서도 높은 진단율을 나타내어 최근 임상에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최근  Ishii들은 AFP와 PIVKA-II를 병행하여 검사할 경우 소간암의 진단율을 보다 높일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Table 2).

 

4. Lens culinaris agglutinin A-reactive α-fetoprotein (AFP-L3)

 

AFP는 당연쇄구조에 따라 몇 개의 아형으로 나뉠 수 있는데, 이중 lectin 반응성 분획이 간암의 진단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ens culinaris agglutinin-A(LCA-A)에 반응하는  AFP는 물리화학적 성질에 따라 L1-L3로 구분되고 이중 AFP-L1과 -L2는 만성간염 및 간경변에서 증가하는 반면,  AFP-L3는 간암에서 증가한다.  이를 간암의 진단에 이용하게 되어 AFP-L3 분획의 cut-off치를 15%로 하였을 때 78%의 예민도와 99.9%의 특이도를 보고하였고 이는 간암의 예후판정이나 간암치료후 재발감시에도 유용한 검사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5. 기타

 

간암의 진단에서 앞서 설명한 종양표지자들 이외에도 아직까지 임상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새로운 표지자의 후보물질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고 (Table 3),  혈청학적 표지자 뿐 아니라, DNA chip과 같은 분자생물학적 다량분석 체계가 확립되어 조직 혹은 말초혈구에서 종양 특이 유전자등을 미리 탐색함으로서 간암의 조기진단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종양의 발생 여부까지 판별할 수 있게 되어 간암의 연구나 임상에 많은 발전을 가져오리라 생각된다.

 

영상학적 진단

 

1. 초음파검사(ultrasonography ,US)

 

일반적으로 초음파 검사는 비침습적이고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아 안전하고 비용이 다른 검사에 비해 적게드는 장점이 있고, 보고자 마다 차이가 있으나 58.9%의 예민도, 99.9%의 특이도 및 99.3%의 높은 진단률을 보고하고 있으나, 시행자의 숙련도에 따라 진단율에 차이가 있고, 간경변증시 이형성 결절등과 감별진단이 어려워 소간암이나 심한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서 간암진단이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색 도플러 초음파(Color Doppler ultrasound)와 출력도플러 초음파(power ultrasound)를 이용하여 국소병변내 혈류와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종양의 감별진단에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또한 blood-pool echo-enhancer와 같은 초음파 조영제를 주사한 후 국소병변내 조영증강 양상에 따른 종양의 감별진단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보편적으로 사용되고있지는 않다.

 

2. 전산화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나선식(helical or spiral) CT가 출현하기 이전의 재래식 CT에서는 간암의 진단율이 초음파와 거의 같거나 심지어 낮다는 보고가 나올 정도로 간암의 진단에 문제점이 있었으나, scan 속도가 빠르고, 영상 재구성을 임의로 할 수 있는 나선식  CT가 나온 이후 초음파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종양이나 재생성 결절의 발견율이 높아지게 되었다. 나선식 CT상 간암의 특징적 소견은 동맥기(arterial phase)에서 조영증강(enha ncement) 소견을 보이고, 문맥기(portal phase) 저음영(washout)을 보인다.

 

최근 많은 연구에서 선별검사에서 초음파상 발견되지 않은 간암이 나선식 CT 에서 발견되어 선별검사에서 초음파검사가 과연 적당한지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간동맥내 카테터를 삽입한 후 조영증강을 시행하는 CT hepatic arteriography(CTHA)와 CT arterial porto- graphy(CTAP)는 조기간암의 정밀진단이나 수술전 병기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주지만 침습적이고 환자의 불편함이 단점으로 생각된다. 또한 간동맥혈관조영술시 리피오돌(lipiodol)을 주입한 후 3주이내에  CT를 시행하여 간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3.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간암의 진단율을 비교하는데 있어 MRI와 나선식 CT를 절대적인 수치평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MRI는 간암의 분화도나 종양내 포함되어 있는 성분에 따라 신호강도(signal intensity) 차이가 예민하여 혈관종, 이형성결절 및 간암등의 감별진단이 용이하다. 이형성 결절에서는 일정하게 T1-강조영상에서(T1-weighted) 높은 신호강도로 나타나고, T2-강조영상에서(T2-weighted)는 낮은 신호강도로 나타나지만 간암에서는 다양한 신호강도를 보여 두 질환의 감별진단에  MRI가 유용하다.

 

Superparamagnetic iron oxide (SPIO; Feridex R)는 간내 Kupffer세포에서 흡수되므로 이를 주입하면 정상간의 신호강도를 떨어뜨리므로 종양의 검출율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하에 조기간암이나 간암수술전 병기결정에 이용되나, 이러한 SPIO-MRI가 CTAP-CTHA 방법보다 월등한지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간암의 조기검진

 

1. 필요성

 

암의 선별(screening or surveillance)검사는  증상 혹은 징후가 없는 상태에서 암을 조기 진단하고자 검사하는 것으로 반드시 그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 목표로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무작위 대량 선별검사가 비선별검사에 비해 장점이 있는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Prorok는 선별검사시 필요한 갖추어야 할 몇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는데, 첫째, 흔한 질환으로서 사망률(mortality) 혹은 이환율(morbidity)이 높아야 하고 둘째, 대상군이 명확해야 하고, 셋째 선별검사로 반드시 이환율을 낮추어야 하고 검사의 높은 예민도와 특이도를 가져야 하며, 넷째, 표준화된 확진법의 체계가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치료로 생존기간이 연장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간암에 대한 선별검사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어 국내와 같이 간질환의 호발지역인 국가에서는 더욱 선별검사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다.

 

2. 대상

 

선별검사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전향적 무작위로 선정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비용-효과면에 있어 시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특정암이 발생하기 쉬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비용-효과면에서 효율적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간암의 고위험군으로는 원인에 관계없이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 알코올성 간질환, 유전성 혈색소증(hereditary hemoch romatosis), alpha-1-antitrypsin결핍증, 윌슨병(Wilson’s disease),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증, Budd-Chiari 증후군등이 있다. 원인과 무관하게 생긴 간경변증은 간암의 가장 중요한 고위험인자중 하나로 간암환자의 60~80%가 이를 동반하고 있고 간경변에서 매년 간암이 발생하는 비율은 1~6%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간경변증에서 남자와 노령일수록 간암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 성별과 연령도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에서  간암이 발생할 확률은 정상인에 비해 100배이상 높다고 보고하였고,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암의 발생은 거의 간경변을 동반하고 이들에서 간암이 발생할 확률은 정상인에 비해 20~200배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3. 방법

 

간암의 선별검사에서 혈청학적 AFP검사와 영상학적 초음파검사가 흔히 이용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AFP 단독 검사만으로는 예민도나 특이도가 떨어져 진단율이 낮은 단점이 있고, 초음파검사 단독으로 예민도나 특이도가 비교적 우수하나 시행자의 숙련도에 따라 진단율에 차이가 있고, 심한 간경변증에서 이형성결절등과 감별이 어렵고, 크기가 작은 간암에서 발견율이 낮아 상호 보완적으로 두가지 검사를 선별검사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가지 검사로 조기에 간암을 진단하는데에 제한점이 있어 영상학적으로는 초음파검사보다 예민도나 특이도가 높은 나선식 CT가  선별검사에 추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혈청학적 종양표지자로는 새로운 표지자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으나 실제 AFP와 PIVKA-II 정도만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간암의 배가시간(doubling time)은 원인인자, 암의 크기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3개월에서 6개월로 알려져있어 선별검사의 주기검사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만성간염의 경우 AFP농도가 정상이면 6개월에 1번씩 초음파를 시행하고 AFP가 증가되어 있으면 3개월에 한번씩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간암의 호발지역에서는 현재 간질환의 상태에 따라 검진의 주기가 결정되어야 하고 간경변증의 경우 최소한 일년에 3∼4회의  AFP검사와 초음파검사를 권고하고 있고, 일부 연구자들은 고위험군에서 초음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년에 1회는 나선식 CT를 권고하고 있다. 

 

4. 유용성 평가

 

간암의 선별검사가 반드시 간암을 조기 발견하고 생존율 향상에 기여를 하는가는 평가하기 위해서는 검진군과 비검진군의 생존율을 전향적 무작위 대조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확실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간암의 진단은 크게 혈청학적 및 영상학적 검사로 구분하며 선별검사로는 혈청 AFP와 초음파 검사가 시행되고 있고, 정밀검사에는 CT, MRI, CTHA-CTAP 및 조직검사가 이용된다. 간암은 임상적인 증상 혹은 징후가 늦게 발현되어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상가는 간암의 고위험군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이들에 대해서는 정기적인(3~6개월) 선별검사나 암이 의심시 즉시 정밀검사를 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최근 국내 간학회에서는 간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조기검진제 권고안을 만들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이고, 향후 이러한 지원사업이 국내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 CDMC Vol.2 No.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