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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노인 만성 통증 환자의 치료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조경희

 

노인에서의 만성 통증 개론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인에서의 만성 통증의 치료는 현대의 의학에서는 혈압, 맥박, 호흡, 체온과 함께 제5 Vital sign으로 불리는 중요한 분야로 부상되고 있다. 노인들에게 통증의 유병률은 잘 알려져 있지만 몇몇 연구에서 노인인구의 만성통증의 유병률을 36~80%정도를 보고하고 있고, 지역사회와 만성적으로 돌봐야 되는 환경에서는 훨씬 더 많은 수를 보고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통증의 가장 흔한 부분은 관절, 하지와 요통 등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그 외에도 발견되지 않은 골절, 신경병증, 대상포진후 신경통 등과 함께 암성통증이 있다. 노인에서는 가장 흔한 근골격계질환 이외에도 심혈관계질환, 신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질환들은 환자의 활동성에 악영향을 주어 증상을 악화시키며, 다약제 복용에 의해 약물의 부작용과 상호작용의 복잡성을 증가시킨다. 치매, 섬망과 같은 인지기능 장애는 통증 평가를 어렵게 하여 적절한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통증이 노화의 과정이라는 환자와 일부 의사의 잘못된 인식과 함께 노인환자의 낮은 교육수준과 기존의 질환들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통증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어렵게 된다. 노인에게 있어 통증이 부적절하게 조절될 경우에는 우울과 사회적 고립감 및 수면장애가 오게 되고 신체적 활동력의 감소와 함께 입원치료의 증가가 오게 된다.

 

통증을 그 기간에 따라 3개월 미만인 급성 통증과 6개월 미만인 만성통증으로 분류하기도 하며, 최근 급성과 만성은 단순한 기간의 차이 뿐 아니라 통증의 발생기전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발표되고 있다. 급성통증은 대개 손상 장기나 조직의 기능부전이나 괴사, 염증 반응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만성통증의 경우는 통증 감각에 대한 수용체, 말초신경 또는 중추신경계의 조절기능의 이상이나 생리적인 원인 및 정신사회심리적 요인의 복합 작용으로 설명되고 있다. 통증의 평가에서는 환자나 보호자의 통증 호소를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받아들여 진지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연구에서 심한 인지기능 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서도 통증의 호소는 진실성과 일관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된다.

 

 

노인 통증의 평가

 

만성 통증 원인에 대한 진단에 있어 철저한 병력 청취를 먼저 시행해야 한다. 통증의 병력에는 통증의 시작, 성격, 기간, 위치와 강도, 악화요인과 감소요인이 포함되어야 한다. 병력 청취를 통해서 통증의 강도 이외에도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토대로 적절한 약물선택을 할 수 있다.

 

통증은 병태생리학적 기전에 따라 통각수용체에 의한 통증, 신경병적 통증, 혼합된 혹은 불확실한 기전에 의한 통증, 그리고 드물게 전환장애와 같이 순수하게 정신과적인 통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통각수용체에 의한 통증은 조직의 염증, 물리적인 변형, 손상이 통각수용체에 의해 감지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염증성 외상성 관절염, 섬유근통증후군, 허혈성 질환등에서 나타나는 통증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통증은 흔히 사용하는 진통제나 비약물적 치료에 잘 반응하는 편이다. 신경병성 통증은 말초신경계나 중추신경계 자체가 통증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환자는 이상감각, 쏘는 듯한 느낌, 둔함 또는 과도하게 예민한 감각, 전기가 오르는 듯한 느낌 등 특징적인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데, 당뇨신경병증, 삼차신경통, 절단한 사지의 환상지 통증, 뇌졸중후 중추성 혹은 thalamic 통증 등이 이에 해당된다. 혼합된 혹은 비특정 통증에는 반복적인 두통이나 혈관염에 의한 통증, 요통 중 일부분이 해당되며 각종 치료에 대한 반응이 일정하지 않다.

 

통증의 특성 뿐 아니라 강도를 측정하는 것은 약물의 선택과 치료 효과의 평가에 반드시 필요한데, 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를 0으로 하고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통증을 10으로 했을 때 환자에게 통증의 강도를 숫자로 표현하게끔 하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며 신뢰도가 입증된 방법이다. 숫자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의 경우 얼굴표정척도나 통증온도계를 사용해 통증의 강도를 평가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통증에 대한 병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위하여 환자가 작성하게 하는 통증일기(Fig. 1)는 통증의 빈도 및 강도, 치료효과에 대한 평가에 유용하다.

 

Fig. 1. 통증 일기

 

 

만성 통증의 관리

 

많은 경우 만성통증에 대한 치료에 있어서 암성통증 치료 지침으로 개발된 세계보건기구의 통증 관리 사다리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지침은 통증 관리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통증관리가 불충분하다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Acetaminophen 또는 NSAIDs가 통증 조절을 위한 최초 약제로 사용하고, 치료 반응에 따라 마약성진통제의 단계적 사용과 함께 항우울제, 항경련제, 스테로이드제제 등의 보조적인 치료제를 고려하도록 한다.

 

노인에서의 만성 통증 조절에서도 비슷한 원칙이 적용되지만, 퇴행성 관절염의 비율이 높아서 NSAIDs가 acetaminophen에 비해 진통효과에서 큰 이점이 없고 위장관 출혈 및 신기능 장애를 일으킬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Acetaminophen에서 NSAIDs 단계를 거치지 않고 tramadol과 같은 opioid 부분효현제나 opioid계 약물로 치료 약물 단계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65세 노인에서 NSAIDs에 의한 부작용의 위험성은 연령이 1년 증가할 때마다 매년 4%씩 증가하며, NSAIDs와 steroids계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부작용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Tramadol은 acetaminophen으로 조절되지 않는 퇴행성 관절염에 의한 중등도 또는 중증의 통증에 적절하다. Tramadol은 중추신경계의 μ수용체에 부분적으로 작용하며 단가아민재흡수에 관여하는 등 병태생리학적 단계에 더욱 폭 넓게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변비 등 위장관계 질환이나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적절히 사용될 수 있고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 적어 노인환자에서 사용하는 데 유리한 점이 많다. Fig.2은 노인 만성 통증의 단계적 치료의 도식도이다.

 

Fig. 2. 노인만성통증의 단계적 접근

 

 

마약성 진통제

 

Acetaminophen 또는 tramadol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에 대해서 마약성 진통제는 NSAIDs에 보다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약물로 선택될 수 있다. 많은 연구에서 장기간에 걸친 마약성 진통제로 통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고, 의존성은 25000명에 대한 연구에서도 단 4건 밖에 발생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진통효과에 대한 내성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호흡억제 작용은 내성이 빨리 생기는 편이므로 대개 장기적인 치료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용량을 증가시킬 때는 혈중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하는 기간에 호흡억제가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혈역학적인 불안정성이 있거나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진정 작용은 흔한 부작용이나 대개 2~3일이면 저절로 좋아지게 되고, 오심과 구토도 2~3일이 지나면 좋아지는데 metoclopramide를 같이 처방하면 오심, 구토를 줄일 수 있다. 오심, 구토가 지속될 때 투여량을 약간 줄여 보면 진통효과는 유지한 채 이러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경우도 많다. 변비는 노인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할 때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작용으로 변비에 대한 예방적 처방이나 교육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신경병성 통증의 약물치료

 

신경병성 통증에 많이 사용되는 삼환계항우울제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만성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통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고령의 노인인 경우 amitriptyline과 같은 3가 아민 삼환계항우울제는 항콜린작용의 부작용이 크므로 사용을 피해야 하며, 여러 삼환계항우울제의 부작용인 심장에서의 전도장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항우울제중 SNRI계열인 venlafaxine등은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커서 부작용이 적으면서 신경병성 통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파민에 작용하는 bupropion도 신경병성 통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형적인 SSRI의 경우 진통효과가 거의 없으므로 통증과 동반된 우울증 치료의 목적이외에 진통 자체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항경련제의 신경병성 통증에 대한 작용은 삼환계 항우울제보다 적거나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carbamazepine, phenytoin과 같은 1세대 항경련제의 경우 약제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적고 약물상호작용이 작은 2세대 항경련제인 gabapentin은 당뇨신경병증, 뇌졸중후 신경병증 등 신경병증에 삼환계항우울제만큼 효과적이나 졸리움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작용은 약하다.

 

 

비약물적인 통증 조절

 

심리치료의 효과는 노인 환자의 경우 젊은 환자보다는 다소 제한적이라고 보고 되지만. 인지-행동치료, 이완 및 바이오피드백 훈련, 행동치료가 부분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운동요법은 만성요통과 섬유근통증후군에서 추천되는 기본적인 치료이지만, 노인들의 경우 운동의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적절한 운동처방이 필요하다.

 

경피적 전기 신경 자극, 마사지, 온열치료, 한랭치료, 광선치료 등의 물리치료요법이 노인 환자들에서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으나 TEN의 경우 만성적인 근골격계 통증조절에서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다른 치료 방법들도 효과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것도 많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 때문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신경차단술,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등의 시술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통증의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시술에 어느 정도 위험성이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성통증 관리에서의 역할은 제한적이며 비판적인 연구결과도 많은 편이다.

 

급성통증에 많이 사용되는 TPI, IMS도 만성 통증에서 시도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출처 : DiaTreat Vol5 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