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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호흡기내과] Asthma control test - 천식 조절 정도의 판단-

이 재 영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Dept. of Internal Medicine,

Kangdong Sacred Heart Hospital,

Hallym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천식은  생각하는 것보다 흔한 질환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 역시 막대하다.

기관지천식은 세계적으로 인구의 5% 이상에서 발병하며, 그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관지천식에 의한 사망이 매년 4,500명에 이르고 있으며 기관지천식에 의한 직ㆍ간접적인 사회비용은 2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1)  

 

천식 치료의 중심은 증상치료에서 질환의 조절로 바뀌었다.

최근 들어 기관지천식에 대한 병태생리가 보다 잘 알려지고, 천식 악화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예방하는 약물들이 개발됨에 따라 천식 치료에 대한 관심이 급성 악화의 치료에서 천식 조절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 나와있는 천식의 국내외 치료지침에도 반영되어있다.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학회가 최근 개정 발간한 '2005년 한국 기관지천식 치료지침'에서도 효과적인 기관지천식의 치료 목표로 증상과 속효성 ß2 항진제 사용의 최소화, 운동을 포함한 정상 활동유지, 급성 악화와 응급실 방문을 최소화로 하는 것 등이다(Table 1).2)  

 

 

천식 치료지침만으로는 천식 치료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부족하다: 천식 조절 정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내외 천식 치료지침에서 권하는 치료 약물 선택 기준은 천식의 중증도이다. 치료지침에 의하면 증상과 폐 기능에 의하여 천식을 간혈성, 경증 지속성, 중등증 지속성, 중증 지속성 천식의 4단계의 중증도로 나누고, 각각의 중증도에 맞추어 치료의 단계를 조절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각 단계의 치료로 증상이나 폐기능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 치료로 치료강도를 높여 치료하고, 치료 목표가 달성되면, 3개월 이상의 간격으로 임상의의 판단에 의하여 단계를 낮추어 치료한다.

 

이러한 기관지천식에 대한 치료지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식 악화로 인한 사망률, 사회적 손실, 의료비용, 삶의 질의 악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3) 이러한 이유 중 중요한 하나는 천식 환자나 천식을 치료하는 임상의 모두 천식 조절 상태를 실제보다 좋게 평가하는 경향이다. 올해 국내에서 실시된 천식 환자들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되었다.4) 이러한 천식 조절 정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은 천식조절에 실제로 필요한 약물보다 낮은 정도를 사용하게 하여, 적절한 천식 치료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때문에 천식 치료지침과 더불어 올바른 천식 조절의 평가가 필요하다. 즉, 현재의 천식 치료지침만으로는 적절한 천식 조절을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다.  

 

천식 중증도와 천식 조절 정도는 다른 개념이다.

천식 조절 정도라는 개념은 천식 중증도(重症度: severity)와는 개념이 다르다. 천식 중증도는 질환의 병태생리와 관련된 개개인 질환의 본래의 특성을 일컫는다 할 수 있다. 반면, 조절 정도는 개인의 질병 본래의 특성이라기 보다 천식 증상이나 천식으로 인한 활동 제한 등, 현재 천식 증상의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단기간에 변화가 가능하다. 천식 치료지침에 의하면, 천식 중증도를 가늠하는 방법으로 증상과 폐 기능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상적으로 천식이 완전히 조절된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가장 적절한 약물을 평가함으로써 천식 중증도를 의문의 여지 없이 확정 지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천식 중증도의 평가는 쉽지는 않다. 천식 조절 정도는 비록 측정 방법에 대한 합의가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측정 가능하다 할 수 있다. 

 

천식 조절 정도를 평가하는 간단하고 간편한 방법이 필요하다.

천식 조절 정도의 올바른 평가가 있어야 궁극적으로 지금의 천식 치료지침이 목표로 하고 있는 천식의 조절이 가능하다. 물론 이미 천식 조절정도를 평가는 방법들이 개발되어 있으나, 이들은 실제의 천식 조절 정도를 얼마나 정확히 나타내는가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였고,5~6) 또한 쉽게 임상에 사용하기에는 방법이 너무 복잡하다.7)

이에 저자는 본 글에서 천식 조절 검사(asthma control test; ACT)를 소개하려 한다. 천식 조절 검사(이하 ACT)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여, 간단하고 환자 중심적인 천식 조절 정도 평가법이다. 이는 폐 기능 검사와 같은 측정법 없이 천식의 다차원적인 특징을 평가할 수 있도록 실제의 천식 조절 정도와 객관적인 비교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본 론

 

ACT는 무엇인가?

ACT는 서론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정확한 천식 조절 정도의 평가 필요성에 의하여 개발된 천식 조절 정도를 평가하는 검사이다. ACT는 폐 기능의 측정을 하지않는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설문 형식으로 되어있다. 이들 5가지 설문 문항은 지난 4주간 환자가 천식으로 일상생활에 제한 받은 정도, 천식의 증상, 천식의 야간 증상, 응급약물(속효성 기관지 확장제)의 사용 정도, 천식 조절 정도에 대한 환자 스스로의 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항목은 천식 치료지침이 제시하는 천식의 다차원적인 면의 천식 조절 정의에 잘 부합하고 있다. 점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이들 5가지 설문 문항별로 각각 1점부터 5점까지의 점수로 평가하여, 이들의 합, 즉 5점에서부터 25점 만점으로 점수를 구하게 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조절이 잘되고 있다고 판단한다(Fig. 1).

 

ACT 개발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8) 먼저 천식 전문가들이 천식 조절 평가에 필요한 설문 문항을 22가지를 정하였다. 천식 전문가에게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 시점에서 22가지의 설문을 작성하게 하였다. 설문지 작성 후 진료를 받기 전 폐 기능을 측정하고 전문가들은 설문의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폐 기능과 환자의 진찰 결과를 통하여 천식 조절 정도를 천식 치료지침의 치료 목표를 기준으로 5단계로 평가하였다. 전문가들이 평가한 천식의 조절 단계를 참 값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22가지의 각 설문 문항과 통계학적으로 평가하여 가장 참 값을 잘 나타내는 5가지 문항을 선택하여 ACT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ACT의 천식 조절정도 평가의 신뢰성은?

47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ACT 개발 연구8)에 따르면, ACT의 점수는 전문가가 평가한 조절 정도와 높은 상관 관계를 나타내었다(r=0.45, P=.0001). 또한 분산분석(ANOVA) 방법으로 검증시 전문가가 평가한 천식조절 정도에 따라 ACT 점수의 분포가 유의하게 나타났다(F=34.5, P <.0001)(Table 2). 이러한 결과는 천식 전문가의 천식조절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ACT의 점수가 천식 조절 정도를 평가하는 유용한 자료임을 알 수 있다. 

  

 

ACT의 천식 조절정도 평가방법으로서의 정확성은?

전문가가 분류한 5단계의 평가를 천식이 조절되는 상태와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로 이분하였을 경우, ACT 점수의 천식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를 알아보는 검사로 ROC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곡선을 그릴 수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연구8)에서 작성한 ROC 곡선 아래 면적(area under the ROC curve, AUROCC)이 0,77로 측정되어, ACT는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것을 알아보는 유용한 평가 방법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참고로, AUROCC (area under the ROC curve)는 검사가 환자(알고자 하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개체)와 정상인(알고자 하는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개체)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를 보여준다. 면적이 크면 클수록 검사는 좋은 것이다. 완전한 검사(100%에 가까운 민감도와 특이도를 갖는) 경우 AUROCC는 1에 가깝게 되고 쓸모없는 검사의 경우 AUROCC는 0.5에 가깝게 된다. 즉 AUROCC는 진단 검사의 질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ACT와 그간의 천식조절 정도 평가 방법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다양한 종류의 천식으로 의한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이 있었으나 이는 천식의 조절정도를 평가하는 방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지 외에 기존에 나와 있는 천식의 조절 정도를 평가하려는 방법으로는 Asthma Control Ques-tionnaire (ACQ)5)와 Asthma Therapy Assessment Questionnaire (ATAQ),6) Boulet가 제안한 방법7)이 있다. ACQ와 Boulet가 방법은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설문 문항뿐 아니라 폐 기능 측정이 필요하고, 게다가 Boulet의 방법은 객담 호산구까지 측정하도록 되어있다. 즉 폐 기능 등을 쉽게 그리고 매번 할 수 없는 임상에서 ACQT와 Boulet의 방법은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ATAQ의 경우는 천식 증상에 대한 4가지 설문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을 각각 0점과 1점으로 평가하여 전체 점수는 0점에서 4점으로 평가가 된다. ACT는 ATAQ와 비해 문항이 많고, 각각의 분항별로 1점에서 5점으로 평가하므로 변별력이 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점 외에도 ACT는 다른 검사법과는 달리 실제 전문가가 평가한 천식 조절 정도와 직접 비교하여 검사의 유의성이 확인되었고, 천식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를 찾아내는데 대한 ROC curve를 얻어 객관성이 확인된 검사이다.    

 

ACT의 실제 임상에서 유용성은? 실제 진료실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천식 치료에 오랫동안 힘써오셨던 스승님들과 천식에 대한 교과서들을 보면 천식환자의 진료 중 확인해야 할 내용이 제시되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ACT의 문항으로 커버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천식에 관한한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하고있는 필자도 실제 진료실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천식환자의 치료에 따른 조절 정도를 평가해 왔는가?' 질문에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 아마도 실제로 많은 진료실에서 천식 조절 정도의 객관적인 평가가 소홀하리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러한 이유를 의사의 천식에 대한 지식이나 자질의 문제에서 찾기 보다는 실제 진료실에서의 한정된 시간 등 진료 시스템에서 기인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만약 매번 진료 때마다 환자가 ACT를 미리 작성하여 진료실에 가지고 들어온다면 천식환자에게 물어보아야 할 중요한 내용을 누락시킴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적절히 평가하지 못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천식에 경험이 적은 임상의 라도 환자의 천식 조절 평가에 중요한 요소들에 관한 질문과 답을 ACT가 대신 해결하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ACT는 의료인의 입장뿐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도 효과적일 것을 생각된다. ACT 결과는 5점에서 25점까지 숫자화되어 표현되며, 가령 20을 기준으로 '기준 이하면 천식이 조절이 되지 않는 것이다' 라는 제안을 한다면 일반인들 역시 천식의 치료 정도를 쉽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ACT 점수를 스스로 작성하면서 천식 치료의 만연한 평가에서 천식 치료의 목적과 이를 달성하는데 있어 부족한 스스로의 상태를 인식함으로써 치료에 대한 의지를 높일 수 있겠다. 이러한 임상의의 정확한 환자 평가와 환자 스스로의 천식 조절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증가는 결국 천식 조절에 필요로 하는 적절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여 치료 부족으로 인한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ACT는 실제 진료실에 쉽게 사용 할 수 있는가?' 이다. 먼저 임상의는 작성된 ACT결과를 눈으로 혹은 숫자로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자는 어떠할까? ACT는 5가지 문항을 5가지 등급으로 답 하게 되어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어려움이 없겠지만 노인과 같이 글 읽기가 쉽지 않거나 혼자서 작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ACT는 여러 건강에 대한 설문지 중 가장 간단한 형태이다. 

 

결 론

 

천식에 대한 병태 생리가 보다 잘 밝혀지고 치료법이 발전함에 따라 천식 치료의 주된 관심이 급성 발작의 치료에서 천식의 병인인 만성 염증의 조절과 천식의 전반적인 조절에 그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각종 천식 치료지침에서도 제시하고 있다. 천식에 대한 훌륭한 치료지침이 있음에도 아직 많은 환자들이 천식으로 인하여 고통을 당하고 있다. 그중 한 원인으로는 환자나 임상의 모두가 천식 조절을 과도하게 좋게 평가 하는 것이다. 천식 조절이 실제보다 잘되고 있다는 평가는 결과적으로 필요한 천식 치료보다 낮은 단계의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ACT는 진료실에서 천식환자의 조절 정도를 객관적이고 숫자화하여 제공함으로써 환자와 임상의 모두가 치료 평가를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러한 천식 조절의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가 행하여짐으로써 치료지침이 제시하는 완전한 천식 조절에 보다 가까이 갈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들을 확인시켜주는 ACT의 임상적 활용과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들을 기대해 본다.

 

추가로 기존의 치료지침은 천식의 중증도를 평가하여 치료의 단계를 제시하는 것에 머무르고 있었으나 미래의 천식 치료지침에는 천식조절 정도에 대한 평가와 이를 통한 치료의 방향 설정에 대한 제시도 통합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출처 DiaTreat Vol.5,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