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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신경과] 개원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안장애 및 우울증의 진단과 치료

                                 

        우종민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Jong-Min Woo, M.D. & Ph.D.

Dept. of Neuropsychiatry

Inje University Paik Hospital,

Inj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E-mail : drwoo@freechal.com

           

 

  서  론

 

 개원가에서는 흔히 막연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여 내과적 문제로 접근하면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이 중 대표적인 경우로 불안장애(공황장애, 범불안장애 등)와 우울증을 들 수 있다. 이 질환의 사례를 통해 진단과 치료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불안장애

 

 1. 정상적 불안과 병적 불안의 차이

 정상적인 불안은 모든 사람이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위험한 동물을 만났을 때, 시험을 볼 때, 연설할 때, 어려운 환자를 만날 때 등 인생에서 겪는 통상적인 스트레스, 위협, 갈등 상황에서 느낀다. 불안을 통해 사람은 좀더 각성하거나 예민해진다. 결국 직면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잘 해결해 나간다. 반면 병적 불안은 정상적 불안 반응의 정도가 너무 심하거나 만성적으로 지속될 때, 또는 그럴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과도한 불안을 느끼는 경우이다. 이것은 불안의 정도가 심해서 생활 기능에 오히려 지장을 주며 비적응적 반응이다.

 

 2. 불안에서의 뇌 반응

 불안이 있을 때는 뇌 전체는 각성 상태에 들어가며, 청반(locus cerulus)과 봉선핵(raphe nucleus)에서 신경신호가 변연계와 대내피질로 전달된다. 말초에서 행동, 자율신경계, 감각, 지각 등의 지장이 나타난다. 불안의 신체증상은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었을 때, 즉 교감신경계가 흥분하여 epinephrine이 증가되면서 당대사 증가, 동공 산대, 심계항진, 진땀, 빈맥, 호흡증가, 혈압상승 , 안절부절, 실신 등이 나타나게 된다. GABA, norepinephrine, serotonin 등 신경전달물질과 locus cerulus, raphe nucleus, 변연계, 전두엽 등이 불안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3. 공황장애

 

 공황장애는 공황 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1.5~5%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차 의료 기관을 찾는 환자에서 5~8% 정도로 이르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공황 발작은 피곤, 흥분, 감정적 외상 등이 있었던 후에 오기도 하나 완전히 자연스럽게 나타나기도 한다. 비교적 순식간에 악화되는 형태로 시작되고 대개 10~20분간에 지속되다 빠르게 또는 서서히 소실된다. 주증상은 강한 공포, 곧 죽지 않을까하는 불안으로 그와 동반하여 호흡곤란, 심계항진, 흉부통증, 흉부불쾌감, 질식감 혹은 숨이 답답한 느낌, 비현실감, 진전, 땀흘림, 미칠 것 같은 느낌, 공포, 과호흡으로 인한 신체증상이 나타난다. 발작이 없는 중간 시기에는 그런 일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예기 불안이 있다. 이어서, 죽을 병이 아닌가 하는 등 건강 염려증이 생기고 이어서 일어났던 장소, 상황을 피하려는 회피 행동을 나타내며, 외출할 때는 도움을 받기가 곤란할지 모르는 상황을 피하고자 하여 외출을 피하고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고 누구와 함께 외출하려고 하는 광장공포증이 생기게 된다. 혼잡한 거리, 사람이 많은 상점, 폐쇄된 공관(굴, 다리, 승강기), 폐쇄된 운송기관(지하철, 버스, 기차, 비행기) 등에 아예 가지 않으려 하고 가야 한다면 가족이나 친구를 동반하려고 한다.

 

  우울증

 

 1. 개괄

 우울증은 6명 중 한 명이 걸리는 매우 흔한 병이다. 그러나 WHO 자료에 의하면 그 중 25%만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다고 한다. 최근 청소년이나 노인층에서 우울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40~50대에서 발병률이 높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유병률이 두 배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WHO 자료에 의하면, 1990년도에는 이러한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이 주요 장애 및 사망 원인(disease burden) 질환 중  네 번째를 차지하였으며, 2020년도가 되면 두 번째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15~44세 사이에서는 이미 장애 질환의 2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치료의 중요성

 우울증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가?

우선 수개월에서 수년씩 증상이 지속된다. 그뿐 아니라 학업 및 직업에서의 실패가 따르고 가족 및 대인관계 악화, 알코올, 약물 의존, 신체 질환 악화, 자살(우울증 환자에서의 15%) 등으로 개인적 고통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손실이 너무나 크다.

또한 신체질환이나 사망률이 증가하는 원인이 된다. 한 보고에 의하면, 우울증 환자에서는 심근 경색의 위험률이 정상인에 비해 5배 증가하였다. 또한 일반 노인에서 사망률이 14%인데 비해 우울증 환자의 사망률은 34.2%를 나타내었다 (Fig. 1).

 

 

 

내과 환자에서 우울증의 심한정도에 따른 1년간 평균 의료비, 평균 진료 과목수, 평균 방문횟수 등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 우울증이 심할수록 의료비 지출이 커진다고 보고하였다(채정호, 2004).

 

 3. 우울증의 임상 양상

 

 우울증은 이 가정주부처럼 다양한 신체 증상을 나타낸다. 주로 신경성 위장병(소화불량, 변비, 설사), 식욕저하 또는 항진, 긴장성 두통, 성욕 저하, 피로와 에너지 저하 등의 증상이 있다. 이와 더불어 무기력감, 수면장해, 흥미의 상실, 우울한 기분 등을 호소한다.

 

 4.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의 차이

 우울한 기분이란 그야말로 세상  그 누구도 항상 평상심을 유지할 수는 없다. 하루 혹은 일주일에 몇 번씩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 하는 변화는 정상적인 것이나 그 변화의 정도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의 사망, 이혼과 같은 상실, 실패나 좌절을 경험하면 일상적인 수준 이상으로 기분이 저하되고 슬픔을 느낀다. 하지만 재난에 대한 반응으로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우울한 감정의 정도가 가볍고 지속 기간이 짧으며 개인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기분전환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정상수준으로 좋아지게 된다.

그러나 우울증의 경우는 이러한  정상반응이 아니라 치료하지 않으면 몇 달, 몇 년이라도 지속되고,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다.

이것은 개인적인 약함의 표현이거나 의지로 없애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단지 마음을 굳게 먹는 것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이런 우울증은 오래 내버려둘 경우, 수개월에서 수년 간 지속될 수 있으며 사회생활을 원만히 해나가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삶에 대한 허무함을 경험하여서 극단적인 경우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질환이다.

 

 5. 연령에 따른 우울 증상의 차이

 우울감에 대한 표현은 연령마다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청소년기에는 부모나 교사에 대한 반항이나 사회에 불평불만이 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중년기 여성의 갱년기 우울증의 경우 주부건망증으로 알려진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며, 자식이 성공했는데도 불구하고 독립해 나간 허탈감을 견디지 못하는 빈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 초조감과 인생의 공허감, 배우자에 대한 의심 등을 주로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폐경기와 겹치고, 남성은 은퇴나 실직 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의 변화와 겹치는 경우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한편 노년기의 우울증은 암이나 다른 심각한 질환에 걸린 것이 아닌지 불안, 초조해 하며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받기도 한다. 집중력과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는데 정도가 심한 경우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한편 중년이후부터 다양한 신체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고 또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우울증은 위와 같은 신체질환이나 치료를 위한 약물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상이 있을 때 이런 신체질환의 유무와 함께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이 올바르고 빠른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약물에 의한 우울증은 고혈압 등 심혈관계 약물, 피임약, 식욕 감퇴제, 진통 소염제,  항파킨슨약물, 항경련제, 술과 진정제, 아편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이는 원인을 제거하여야 치료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특히 정확히 진단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치  료

 

 이러한 우울증 및 공황장애는 생물학적 치료, 정신치료, 기본적인 건강 유지법 등으로 크게 나누어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Fig. 2).

    

 

 1. 우울증 및 공황장애 치료의 개괄

 1)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 치료의 회복과정을 살펴보면 수면, 식욕 회복에 수일~2주가 소요되며 활력 호전에 2~3주, 우울 등의 주요 증상이 호전되는데 3~4주가 소요된다(Fig. 3).

 

 3~4주 후에도 나아지지 않으면 다른 치료제로 교체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보통 6개월에서 13개월간 우울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3개월 안에 호전되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유지치료가 필요하다.

3개월 안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대부분 재발을 한다. 유지치료 중에도 치료가 중단되면 재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환자들에게 재발방지를 위해 유지치료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공황장애의 치료

공황장애에 대한 치료를 할 때는 우선 질병에 대한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황 발작이 안 생기도록 충분한 약을 사용하고(SSRI +Benzodiazepine 1~2개월) 증상에 따라 필요시 증량을 하도록 한다. 이후 약물로 증상이 조절됨을 확인하면 환자에게 공황으로 인해 미치거나 심장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도록 인지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약물을 선택할 때는 환자의 수면, 직업(운전), 가장 힘든 시간대 등을 고려하여 약물 복용 시간 등을 정하도록 한다.

 

 2. 약물 치료 과정 중 흔한 질문

 1) 정신과적 상병에 대한 이해시키기

 그렇다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과적 상병에 대해 환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흔히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은 없으나 많은 신체증상을 호소하자 마음의 병이라고 하여 정신적인 문제, 혹은 스트레스때문에 신체 증상이 왔다라고 설명하게 된다. 일부의 환자들은 자신의 스트레스와 상황을 인정하지만 대개의 환자들은 화를 낼지도 모른다. 이는 환자들이 자신의 우울증상이나 불안증상에서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생리적인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설명할 때, 정신적 스트레스->생리적 반응->신체 증상 순으로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Fig. 4).

 

 2) 환자들의 흔한 질문

 이 질문들을 받을 때면 대개 당뇨나 고혈압의 치료를 비유하여 설명해 준다(Fig. 5).

 

 

 

 “당뇨라는 병은 췌장의 기능이 나빠져서 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잘 만들어 내지 못하는 병입니다. 우울증이나 공황이라는 병은 당신의 뇌에 신경호르몬(GABA, serotonin)이 부족해 불안에 대해 대처능력이 약해진 것이죠. 그래서 당뇨병의 경우 처음에 식이조절을 하다 약의 도움을 얻듯이 우울증이나 공황의 경우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생활관리를 하고 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약의 도움을 얻어야 되는 것이죠.”

 

 3) 귀가 얇은 환자

 약물 치료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가족이나 친구의 섣부른 개입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된다 등의 무책임한 이야기와 대중매체에서 한방의학을 선호하는 풍토를 들 수 있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세계제약업계에서 제일 연구개발비를 많이 투자하고 있고, 신약이 많이 나오는 분야가 바로 뇌신경(CNS) 분야라고 설명해줘도 반신반의한다. 무지의 산물이지만, 누굴 탓하겠는가? 계속 설명해 주는 수밖에 없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만일 당신이 돈 10억을 운용한다면 과연 친구 말을 듣고 할 것인가 아니면 신문기사만으로 믿고 따를 것인가? 아니면 수수료를 주고 전문가에게 따를 것인가?” 등의 비교를 하며 환자에게 설명한다.

 

 4) 환자가 호소하는 금단증상

 환자들은 약을 끊으면서 반 이상이 말로 표현하기 곤란한 이상 신체 증상을 경험한다. 이 때 환자들에게 정상적 신체 반응(스트레스 반응)임을 강조한다. “그 동안 약이 뇌신경계의 불안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 GABA의 역할을 대신해 왔으며, 현재 GABA의 생산공장이 휴무 상태이고 약을 줄이면, GABA의 생산 공장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본격 가동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해 준다.  

 

 3. 약물의 선택

 항우울제는 대표적으로 SSRI, TCA 등이 사용되고 있다.

SSRI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 프로파일을 보인다. 저용량으로 시작할 때  정도에서 거의 부작용이 없다. 경도의 빈맥, 고혈압, 두통, 및 혈관 확장 등을 일으킬 수 있으나 심전도 변화는 거의 위약과 같을 정도로 미미한 정도이다. TCA는 빈맥,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많아 1차 약제로는 고려되지 않는다.

 

  결  론

 

 불안 및 우울장애는 어디서 느끼나? 뇌신경에 주목하자. 공황과 불안, 우울증은 그 자체로도 흔하고, 내외과계 만성질환에서도 흔히 병발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부작용, 안전성, 효능 등의 risk / benefit ratio를 면밀하게 따져서 약물 치료를 시행하여야 한다 .

 

 [출처: Dia Treat VOL.6,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