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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증상에 따른 진단적 접근

 

 

이 광 재

아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정의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질적 질환, 전신적 질환 혹은 대사질환이 없으면서 위십이지장에서 기원한다고 생각되는 증상이 있을 때로 정의할 수 있다. 위십이지장에서 기원한다고 생각되는 증상들에는 상복부(명치부) 통증(epigastric pain), 상복부 화끈감(작열감)(epigastric burning), 식후 충만감(postprandial fullness), 조기 포만감(early satiation)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서 상복부(명치부)는 배꼽과 흉골의 하단부 사이로서 좌우 빗장뼈의 중간선을 경계로 하는 부위를 말한다. 통증은 주관적인 불쾌감이기 때문에 어떤 환자들은 가벼운 불쾌감도 통증으로 호소하는 반면에 심한 증상이 있어도 통증으로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화끈감도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쾌한 열감이고, 식후 충만감은 음식이 내려가지 않고 위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것 같은 불쾌한 감각으로 정의된다. 조기 포만감은 음식 섭취 초기에 위가 과다하게 차 있는 느낌을 가지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식사하는 중에 더 이상 먹고 싶은 식욕이 사라져서 식사를 도중에 중단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소화불량증의 증상에 대한 정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정확히 진단 및 분류를 할 수 있으며 호소하는 증상에 대해 적합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다.

 

 

이전에는 로마기준 II를 사용해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진단하였으나 2006 5월에 로마기준 III가 발표되면서 새로운 기준을 사용해서 이 질환을 진단하고 분류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로마기준 II에서 소화불량증은 상복부(명치부)를 중심으로 하는 통증이나 불쾌감이 있으면서 역류로 인한 증상이 아닐 때로 정의하였었다. 이때 불쾌감에는 상복부(명치부) 충만감, 조기 포만감, 팽만감(bloating), 구역이 포함되었다. 이 중 팽만감은 증상이 위치적으로 명확하지 않아서 상복부(명치부) 증상이라고 할 수가 없고, 과민성 장 증후군에서 흔히 발생이 되기 때문에 소화불량증의 주요한 증상으로 보기가 어려워서 로마기준 III에서는 제외되었다. 구역은 흔히 중추에서 기원하며 또한 지역적으로 국한된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기능성소화불량증의 진단기준에서 제외되었다. 상복부(명치부) 화끈감은 흉골뒤로 방사하는 통증이 아니면 가슴쓰림(heartburn)으로 보지 않는다. 과거에는 가슴쓰림이 소화불량증에 포함되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위식도역류질환에 특이적인 증상이고 위십이지장에서 발생하는 주요증상은 아닌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로마기준III에서 가슴쓰림은 소화불량증에서 제외되었으며 흉골후부의 통증도 식도질환을 의미하거나 비심인성 흉통의 한형태로 보기 때문에 소화불량증을 시사하는 증상에서 제외되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기준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불편한(bothersome) 식후 충만감, 조기 포만감, 상복부(명치부) 통증 및 상복부(명치부) 화끈감 중 하나 이상이 있으면서 내시경 검사 등에서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구조적인 질환이 없는 경우에 진단될 수 있다. 이 때 증상은 적어도 진단 6개월 전에 시작되었고, 지난 3개월 동안 있었던 경우여야 한다.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기질적 혹은 대사적 원인으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소화성 궤양, 위식도역류질환, 악성질환, 췌담도질환 혹은 약물 등에서와 같이 그 질환이 호전되거나 없어지면 호소하는 소화불량증 증상도 같이 호전되거나 없어지는 경우여야 한다. 헬리코박터 필로리 위염 등과 같은 임상적으로 불확실한 관계에 있는 병태생리적 혹은 세균학적 이상은 이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질적 원인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위배출이상, 위적응장애, 위십이지장의 과민성 등과 같은 운동 및 감각 기능의 이상도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원인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은 명확한 원인 질환으로 보기는 힘들다.

 

병태생리적으로 또한 치료에 대한 연구 목적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두 가지 새로운 질환군인 식후 불편 증후군과 상복부 통증 증후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기저 병태생리가 달라서 서로 다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이질적인 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지만 이런 이질적인 군들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증상의 조합으로 분류하는 것은 각 군간에 중복이 많아서 임상적으로 유용성이 떨어진다. 로마기준II에서는 주증상이 통증이나 불쾌감이냐에 따라서 분류하는 것을 권장하였지만 통증과 불쾌감을 구분하기가 어렵고, 주증상의 정의가 확실하지 않으며 어느 군에도 속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시간에 따라서 주증상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서 비판적인 의견이 있어 왔다. 다른 접근 방식으로 병태생리에 의한 분류가 있으며 실제로 위배출지연, 위적응장애와 내장과민과 관련이 있는 증상양상들이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전의 다른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병태생리기전들과 증상과의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는 못하였다.

 

식후 불편 증후군은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 보통 양의 식사 후에 불편한 충만감을 느끼거나 조기 포만감으로 일반적인 양의 식사를 다 끝내지 못한 경우에 진단될 수 있다. 증상은 적어도 진단 6개월 전에 시작되었고, 지난 3개월 동안 경험하였던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이 질환을 시사하는 추가 소견으로 상복부(명치부) 팽만감, 식후 구역 혹은 과다한 트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상복부(명치부) 통증 증후군이 같이 존재할 수 있다. 상복부(명치부) 통증 증후군은 적어도 일주일에 1회 이상 중등도 이상의 통증이나 화끈감이 상복부(명치부)에 있으면서 통증은 간헐적이고 다른 복부나 흉부로 퍼지지 않으며, 배변이나 가스의 배출로 호전되지 않고, 담낭과 오디조임근 장애의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 진단될 수 있다. 증상은 적어도 진단 6개월 전에 시작되었고, 지난 3개월 동안 있었던 경우여야 한다. 이 질환에 합당한 통증은 화끈감일 수 있으나 흉골후부에서 나타나지 않고, 흔히 식사에 의해 유도되거나 완화될 수 있지만 공복 시에도 나타날 수 있다. 상복부(명치부) 통증 증후군은 식후 불편 증후군과 같이 존재할 수 있다.

 

 

증상을 통해서 모든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위식도역류질환과 식후 불편 증후군이나 상복부 통증 증후군은 중복되는 경우가 흔할 것으로 추정된다. 역류로 인한 전형적인 증상이 자주 있는 경우에는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되어야 하겠지만 가슴쓰림이 있어도 산분비억제제에 반응을 안하는 소화불량증이 지속된다면 식후 불편 증후군이나 상복부(명치부) 통증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소화불량 증상과 과민성 장 증후군도 흔히 중복될 수 있으며 따라서 과민성 장 증후군과 식후 불편 증후군이나 상복부(명치부) 통증 증후군이 같이 존재할 수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 존재한다고 해도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증상 양상과 병태생리 기전에 영향이 적기 때문에 기능성 위십이지장 장애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새로운 진단기준의 근거

 

새로운 분류는 주증상을 기본으로 하는 이전 기준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었다. 최근 몇 개의 연구에서 가슴쓰림과 심지어 산역류의 경우에도 소화불량증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포함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병태생리들에 관한 연구들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기저병태생리의 이질성을 보이고 있으며 증상과 기전의 관련성은 증상전체보다는 일부 증상들에서만 나타나고, 군이 다른 경우에는 치료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 실제로 치료는 대개 전체증상보다는 개개의 증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기포만감이나 식후충만감은 식사의 섭취와 관련이 있다. 소화불량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수에서 식사에 의해 증상이 발생되거나 악화된다. 이번 기준에서는 식사에 의해 유도되는 증상들과 식사와 관련이 없는 증상들간에 병태생리학적 혹은 임상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반영되어 있다. 즉 식사와 관련이 있는 증상으로 이루어진 군이 식후 불편 증후군이고, 식사와 관련이 없는 증상으로 이루어진 군이 상복부(명치부) 통증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증상에 따른 기저 병태생리의 추정 및 치료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서 아형을 분류하면 실제 치료약을 선택하는데 유용하다는 보고가 많다. 주증상으로 아형을 분류하면 치료의 반응을 예상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주증상으로 아형을 분류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유용하다는 연구결과들은 주증상이 환자의 가장 중요한 병태생리를 시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주증상에 따른 치료가 효과적인 접근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약제들이 증상의 완화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지만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약제들의 유용성 및 효과를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 여기에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다양한 증상들과 여러 가지 병태생리로 이루어진 이질적인 집단이라는 것이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경험에 준하는 여러 약제들의 조합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상적으로는 주증상을 중심으로 증상을 유발하는데 관련된 기저 병태생리를 추정해서 이를 교정해주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 약물들로는 위배출지연에 사용되는 위장운동촉진제, 식후 위저부의 이완장애에 사용되는 위저부 이완제, 위팽창에 대한 과민성에 사용되는 내장진통제, 식도나 십이지장의 산노출의 증가에 사용되는 위산분비억제제, 정신신경성 장애에 사용되는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이 사용되고 있다. 다음은 각각의 원인 기전에 관련된 증상 및 치료약에 대해 정리를 한 것이다.

 

 

1. 위배출지연

 

위배출시간에 대한 검사는 방사선동위원소로 표지된 음식을 먹은 후 시간에 따른 위의 신티그래피 영상을 얻어서 검사식의 위배출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신티그래피 검사법은 위배출의 지연을 알 수 있는 비침습적 검사법이지만 방사선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보면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약 1/3에서 고형식의 위배출이 지연되어 있었다. 식후 포만감, 오심 및 구토 증상이 독립적으로 고형식의 위배출지연과 관련되어 있었고, 유동식의 지연이 있는 군은 정상인 군에 비해 식후 포만감 및 조기 만복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위배출장애를 교정하는 치료로는 콜린성 운동 신경을 억제하는 도파민 수용체의 길항제인 metoclopramide, domperidon과 콜린성 신경세포의 말단에 존재하는 5-HT4 수용체를 자극하여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증가시켜 평활근을 수축시키는 5-HT4 수용체 작용제인 mosapride 같은 위장운동 촉진제를 사용하면 위배출장애로 인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2. 식후 위저부의 이완장애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들의 약 40%에서 식후 위저부의 이완장애를 보이며 이런 환자들에서 조기 포만감 및 체중감소가 많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있다. 음식을 섭취하였을 때 위저부의 이완장애로 음식물이 원위부 위에 주로 분포하게 되면 적은 양의 음식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질 수 있어 조기 포만감이 발생한다. 식후 위저부 이완장애에 nitrates 약물을 사용할 수 있으나 대개 바람직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장기간 사용하기는 힘들다. 5-HT1p 수용체 작용제 sumatriptan, 5-HT1A 수용체 작용제 buspirone, 선택적 5-HT 재흡수 억제제인 paroxetine이 위저부의 이완을 증가시키거나 식후 위저부 이완장애로 인한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3. 위팽창에 대한 과민성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위의 팽창 자극에 대한 과민성이 있어서 정상인에 비해 낮은 자극에도 불쾌감이 유발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 중 37%에서 팽창 자극에 대한 과민성이 관찰되었으며 과민성을 갖고 있는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식후 상복부 통증, 트림 및 체중 감소가 유의하게 많았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내장 과감각에 대한 약물 치료법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들에서 사용되어지는 삼환계 항우울제는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용량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따라서 항우울 효과보다는 내장의 지각능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현재 많은 연구들이 시행되고 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산에 대한 십이지장의 이상 반응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식후의 십이지장의 산도가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십이지장내 산도가 유의하게 증가된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증상의 정도가 유의하게 심해서 십이지장의 산성화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는 제산제나 산분비 억제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기존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위약보다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들의 위산분비 양상은 일반적으로 정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그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운동장애형보다는 궤양형이나 역류형 소화불량증에서 효과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의 동반군과 십이지장내에 산노출이 증가되어 있는 환자군에서 산분비 억제제가 증상의 호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 정신신경성 장애

 

정신장애나 심리적 장애가 위장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위장관 증상의 정도나 범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지금까지의 문헌보고들은 정신치료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효과적인 치료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나타내며, 특히 일반적인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 정신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견해가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고,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으며 다기관에 걸친 전신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권장할 만한 치료법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