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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산부인과] 산부인과 의원에서 미성년 클리닉의 운영

최 두 석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서 론

 

 

소아 및 사춘기 여성들은 일반적인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내원하는 기존 성인 여성들과는 다르게 이 연령층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 변화와 질환들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산부인과의 분야를 소아 및 사춘기 부인과학(Pediatric and adolescent gynecology)으로 정의한다.

 

1940년 체코 프라하 개설된 Professor Rudolf Peter의 외래와 1941년 미국의 Dr. Goodrich Shauffler에 의한 소아 부인과학(Pediatric gynecology) 책 발간이 사춘기 부인과학 분야의 시초이다. 이후 소아기와 사춘기의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차이점들에 근거하여 질환의 접근 방식, 진단, 치료 등에서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어 왔다.

 

 

사춘기에 발현되는 변화들은 인종, 환경 조건, 그리고 지리적 위치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한국 여성들의 사춘기 발현 양상이나 산부인과 질환 양상을 분석하는 것은 우리나라 여성들에 적합한 진단 및 치료, 교육을 시행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적 차이와 산부인과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으로 인하여 결혼 전 미혼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것을 꺼리게 됨으로써 이 시기의 산부인과 질환들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소아 및 사춘기 그리고 젊은 미혼 여성들의 산부인과 질환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독립된 클리닉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린 환자들이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개원가에서도 미성년클리닉이 활성화 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사춘기 여성 클리닉의 임상 경험과 함께 미성년 여성의 진찰과 치료에 있어 유의해야 할 전반적인 사항들을 살펴보자.

 

 

 

미성년 여성의 부인과적 진찰 

 

 

사춘기는 소녀에서 성인으로 바뀌는 시기로서 이 시기에 받는 첫 산부인과 진찰에 대한 기억이 평생 산부인과에 대한 지속적인 인상으로 남게 되므로, 부인과적 진찰 과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부모를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환자와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친철하고 부드러우며 지적인 태도로 의사-환자 관계를 형성하도록 한다.

 

 

1. 환자 면담

 

환자와 충분한 면담을 통해 진료와 관련된 불안감을 없애고 환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내용으로서 여성의 생식기 및 골반 구조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고, 보호자가 처음에는 함께 있게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개인적인 질문이나 진찰 때는 환자와 적절히 분리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진찰 전에는 무엇보다도 환자나 보호자에게 부인과적 진찰이 처녀막 손상을 시키지 않으며, 이로 인해 동정(virginity)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의 복장에 대해 환자들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으나 흰 가운에 대해 신뢰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일단은 가운을 입었다가 환자가 편하게 느끼지 못하면 가운을 벗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병력 청취

 

환자의 부인과적 병력(초경 연령, 최종 월경일, , 기간, 빈도) 청취가 중요하며, 이와 함께 월경시 나타나는 생리적 현상들(생리전증후군, 월경곤란증 등)에 대한 문진을 하도록 한다. 비뇨기계 병력(감염, 수술여부)이 부인과적 문제점과 연관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며, 성관계나 피임에 대한 병력을 청취하면서 성교, 성병, 그리고 피임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3. 진찰

 

나이가 많을수록 의사의 성별과 무관하게 보조원(chaperone) 없이 혼자서 진료 받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게 되지만,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배석하도록 한다.

 

골반 진찰시 가장 적절한 자세는 환자가 편하게 느끼는 동시에 의사가 필요한 부분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자세다. 이를 위해 일단 환자가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한 상태에서 조금씩 진찰에 적절한 자세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Knee-chest position은 아이들에서 다소 무섭게 느낄 수 있으나 의사가 질이나 처녀막의 이상을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세이다. 진찰 과정에서는 각 과정마다 미리 환자에게 과정을 이야기하고 부드럽게 시행하여야 하며, 진찰 후에 환자가 얼마나 불편했는지를 듣는 것은 환자의 신뢰를 얻고 향후 추가적으로 진찰을 시행하는데 도움이 된다.

 

 

4. 진료 후 상담

 

진찰 후에 바로 진찰 소견을 환자와 상의한다. 이 때, 진찰 소견을 보호자 (부모)와 같이 이야기해도 되는지 여부에 대해 미리 환자의 양해를 구하는 것이 환자를 배려하는 좋은 모습이 될 수 있으며, 정상 소견을 반복해서 강조함으로써 불안감을 줄여 안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환자가 설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였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설명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해볼 수 있다.

 

 

 

연령에 따른 질환 양상

 

 

1. 소아 (10세 미만)

 

이 연령층의 주된 질환은 감염성 질환으로 질염이 가장 흔하다. 질염 환자들은 Catheter in catheter technique을 이용하여 질 상부에서 분비물을 채취한 후 gram stain 및 균 배양을 시행한다. 외성기 주위 특히 항문 주변의 위생 상태를 확인하여 이상이 있는 경우 배변 습관을 교정하도록 하며, 이는 치료 및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항생제 투여와 좌욕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이 되는 경우 질에 국소적으로 estrogen cream 도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 다른 흔한 질환으로 외성기 이상 또는 무질증(vaginal agenesis)으로 의뢰되는 환자 중에 소음순의 응집(agglutination of labium minora)이 있는데, 이는 주로 3개월~6세 사이의 소아에서 발생하며 에스트로겐의 부족이나 염증에 의해서 생기고 위생 상태 불량이나 외음부의 자극, 성 폭행 등이 유착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많은 경우 증상이 없지만 일부에서 배뇨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에스트로겐 크림을 응집부위에 도포하면 유착이 떨어진다. 드물게 수술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2. 10 (10~20)

 

이 연령층은 사춘기를 지나 생식 능력을 갖게 되는 연령으로 월경 관련 질환이 가장 흔하다. 특히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의 미성숙을 포함한 기능성 자궁출혈과 무월경의 비중이 높고, 월경곤란증 등의 질환 역시 흔하게 나타난다.

 

기능성 자궁출혈은 사춘기의 여학생에서 발생 빈도가 높아 초경이 시작된 후 1년 내에 43%, 그리고 5년이 지난 후에도 20%에서 불규칙한 월경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의 미성숙인데 에스트로겐의 양성 되먹이기 기전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해 무배란이 일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프로게스테론의 충분한 길항작용이 없이 자궁내막이 에스트로겐에 장기 노출되어 결국 내막이 증식하게 되어 과다 또는 지속적인 자궁출혈 양상을 보이게 된다. 진단을 위해서는 골반내의 기질적 원인이 없음을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고 혈액응고 장애와 같은 전신질환이나 갑상선질환 같은 내분비 장애를 배제해야 한다. 기능성 자궁출혈의 치료 목적은 소실된 자궁내막의 자연 조절 기능을 회복시키고 자궁내막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의 동시성과 구조적 안정성 그리고 혈관 운동성 리듬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 자궁출혈 병력과 초음파에 의한 자궁내막 두께 측정이 유의하게 사용될 수 있다. , 만성적인 출혈로 인하여 자궁내막이 지속적으로 탈락하여 내막의 두께가 얇은 경우 프로게스테론 투여에 앞서 에스트로겐 경구 투여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이 때 초음파를 이용한 내막 두께 측정이 유용하다. 출혈이 심한 경우는 에스트로겐을 4~6시간 간격으로 정주하거나 경구 피임약을 2정씩 6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는데 조절이 되면 용량을 줄여간다. 이후 출혈양이 감소하면 주기적인 경구피임약 투여를 시작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나 생리 주기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경구 프로게스테론을 매달 10~12일씩 2~3주기 투여 후 증상을 관찰한다.

 

 

기능성 자궁출혈의 한 범주로서 배란 주기에서도 기질적 원인 없이 월경량이 증가되어 빈혈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월경시 자궁내막의 프로스타글란딘 분비 증가와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월경 시작과 함께 프로스타글란딘 생성 억제제를 투여함으로써 월경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사춘기의 월경장애는 생식기관을 포함한 다른 기관의 이상을 시사하는 첫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무월경은 선천적 이상이 원인일 수 있고 향후 생식 능력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가능한 한 생식 능력이 보존되도록 해야 한다.

 

 

일차성 및 이차성으로 구분되는 무월경의 원인 질환들은 혈중 호르몬 상태에 따라서 hypogonadotropic- hypogonadism, hypergonadotropic hypogonadism, eugonadotropic eugonadism 등 세 군으로 세분할 수 있다. 본 클리닉에서는 무월경의 원인으로서 시상하부성 무월경이 가장 많았는데, 특별한 질환이 없는 non-specific한 경우가 다수를 차지하였으나 급격한 체중 감소 또는 거식증 등에 의한 무월경도 18례가 발견되었다. 초경이나 지속적인 월경 유지를 위해서는 체내에 어느 정도의 체지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경 17%, 지속적 월경 22%), 급격한 체중 감소 및 이에 따른 체지방 저하가 무월경의 원인이 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심한 스트레스, 급격한 체중 감소, 과다한 운동과 같은 원인을 제거하면 월경이 돌아오기도 하지만, 무월경 상태가 지속되어 장기간의 호르몬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이 시기는 골형성 및 최대골량 획득에 중요한 시기이므로 무월경을 방치하는 경우 향후 저골량으로 인한 골다공증과 골절의 빈도가 유의하게 높아질 수 있음에 유념하여야 한다. 따라서 장기간의 에스트로겐 결핍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생식능력을 유지하면서, 프로게스테론 투여나 경구피임약의 복용으로 주기적 출혈을 유도하여 자궁 내막의 증식을 방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이외에 무월경의 다른 흔한 원인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 조기 난소기능부전, 사춘기 발달지연, M-R-K증후군을 포함한 구조적 이상 등이 있다.

 

월경곤란증은 생식 연령 여성의 40~70%가 경험하게 되며, 10~12%의 여성에서는 일상 생활에 장애를 받을 정도로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일차성 월경곤란증과 이차성 월경곤란증은 꼭 구별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는데, 월경력상 다음과 차이점이 있다. 일차성 월경곤란증은 배란이 규칙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는 초경 후 6~12개월 후에 시작되고 통증은 보통 월경이 시작되면서 또는 시작된 후에 나타나 48시간에서 72시간 동안 지속되며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좋아진다. 반면에 월경곤란증이 처음에는 없다가 나이가 들어서 생기고 월경 시작 2~3일 이전부터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이차성 월경곤란증을 의심하여야 한다.

 

 

일차성 월경곤란증의 원인 물질로서 프로스타글란딘이 중심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치료제로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억제제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널리 사용된다. 이를 통해 월경시 통증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현기증, 오심, 구토와 같은 동반 증상이 완화되며 월경양도 감소하게 된다. 월경 시작과 함께 바로 복용을 시작하여 2~3일 정도 단기간 복용하여도 효과가 충분하다는 점은 경구피임약과 비교하여 장점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치료 시작 후 6개월 정도의 적응기간을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하고 용량을 조절하여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도록 한다.

 

 

실제로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사용하는 경우, 반수 이상에서 초기에 치료 용량보다 낮은 용량을 사용하여 충분한 증상완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치료시에는 무엇보다도 초기 용량 선정 및 유지 용량 처방이 중요하다. 2차 약제로 경구피임약을 사용하거나 진단적 복강경을 시행하기에 앞서 약제를 바꿔가며 최소 3~6개월간의 약제 선택 기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2차 약제로서 경구피임약은 배란을 억제하고 자궁내막의 증식을 억제하여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줄여 통증을 경감시키며 월경양도 줄여준다. 경구피임약의 효과는 사용 2~3개월 후에 최대로 나타난다.

 

이차성 월경곤란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자궁내막증이 있는데 10대 여성보다는 20대 여성에서 더 흔하며 수술적 처치의 빈도도 늘어난다. 본 클리닉에서 10대 여성은 월경곤란증을 주소로 내원한 여성 중 7.8%가 자궁내막증과 같은 이차성 월경곤란증이 의심된 반면, 20대 여성은 23.3%가 이차성 월경곤란증이 의심되었고 이 중 43%에서 수술적 처치를 시행하였다. 

 

 

3. 20대 미혼 여성

 

이 연령대의 여성들은 월경 관련 질환과 종양성 질환이 가장 많았다. 월경 관련 질환에서는 월경곤란증이 가장 많았고 무월경 그리고 기능성 자궁출혈 순이었다. 월경곤란증 환자 중에는 10대와는 다르게 자궁내막증과 같은 이차성 월경곤란증이 의심되는 경우가 높게 나타났다. 무월경 환자 중 일차성 무월경 환자들은 M-R-K 증후군, 염색체 이상과 같은 선천적 이상에 의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골반내 종양이 있는 환자들의 87.9% 가 난소 및 부속기에 병변이 있었고, 수술을 시행한 결과에서는 45.3%가 난소의 자궁내막증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났다.

 

 

 

결 론

 

 

미성년 환자들은 산부인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부인과 질환에 대한 정보 및 인식 부족으로 산부인과 내원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칫하면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 환아들이 산부인과를 내원할 수 있는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 생식기와 관련하여 미성년 환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일선에서 미성년 환아를 보는데 있어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

 

앞에 언급했듯이 상의가 환아를 문진하고 진찰하는데 있어서도 성인 환자를 볼 때와는 다른 자세가 필요하고 나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증상들을 숙지하면 질환에 대한 빠른 접근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환아가 산부인과를 다시 내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 내원 시 첫 인상이 매우 중요한데, 특히 정서적으로 민감한 사춘기 여아들에서 더욱 크게 영향을 받을 수가 있으며 이는 성인이 된 이후 산부인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내원 시 또래 환아들이 산부인과를 내원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을 시켜 주는 노력들이 진료실 안팎에서 필요할 것이다.

 

 

 [출처 : Dia Treat VOL.8,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