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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아과] 바이러스 감염, 과연 천식을 일으키는가?

 

 

 

 

김현희

가톨릭의대 성가병원 소아청소년과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천식을 악화시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그 기전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어 상당한 수준의 이해가 가능해지고 있으나  바이러스의 호흡기 감염이 천식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천식 발생에 관여하는 다양한 요인들의 복잡한 연관 관계 때문에 쉽게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러스 감염과 천식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주로 역학적 연구가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였으며 그와 더불어 실험실 연구, 실험동물 및 임상 연구를 통한, 생물학적, 세포 생리학적, 분자 생물학적 연구를 통하여 많은 이해의 향상을 가져왔다. 영유아기에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특히 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에 의한 하기도 감염 시 질환을 앓고 난 이후에 재발성 천명이나 천식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역학적 연구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었으며 그와 반대로 영유아기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후에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이 감소한다는 소위 “위생가설”이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현재 관심을 끄는 흥미로운 주제이다.
본고에서는 주로 바이러스 감염과 영유아 천식의 관계, 특히 RSV 세기관지염의 병태생리에 있어서 천식과의 유사점, RSV 감염과 재발성 천명이나 천식의 발생 관련성, 그리고 아토피와의 연관성 등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영유아 천식의 병태생리

 

영유아의 천식은 다양한 표현형(phenotype)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성인 천식과 유사한 병태생리를 공유하기도 한다. 재발성 천명을 갖는 영유아도 연장아에서와 동일하게 기도염증, 기관지과민성, 그리고 기도 협착 등의 특징을 나타내며, TH2 반응이 우세한 T 림프구의 불균형으로 인한 interleukin(IL)-4, IL-5의 증가가 천식의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기도 내 비만세포, 호산구 및 T 림프구의 침윤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염증 매개체의 분비를 유발하는데 이러한 과정에는 intercellular adhesion molecule(ICAM)-1, vascular adhesion molecule(VCAM)-1, E-selectin 등의 유착분자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유아 천식 환자에서의 기관지폐 세척액 검사 및 기관지 생검 소견에서도 기도 내의 호산구 침윤 증가가 관찰되었고, 기도 상피세포층의 기저막 비후가 확인되었다.

 


RSV 세기관지염과 천식 병태생리의 유사성

 

 

RSV는 상기도뿐 아니라 하기도에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기도 염증과 하기도의 폐쇄를 유발할 수 있다. RSV는 많은 수의 상피세포를 파괴시킬 수 있으며, 상피세포 내에서의 바이러스 증폭은 세포 내 신호 경로(signaling pathway)를 활성화함으로써 다수의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그리고 유착분자의 생산과 분비를 유도한다. 이런 과정들은 바이러스에 의한 기도 염증과 알레르기 항원에 의한 염증에서 공통적으로 관계되는 부분이다.

interleukin(IL)-8과 regulated on activation, normal T-cell expressed and secreted(RANTES)와 같은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은 바이러스 감염 과정에서 기도 분비물에서 증가하며 천식의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호중구, 호산구, 그리고 T 세포 등 다양한 염증세포들의 활성화를 일으킨다. 이와 연관된 여러 연구에서는 RSV에 감염된 영아의 코 분비물에서 eosinophil cationic protein(ECP)이나 cysteinyl leukotrienes의 농도가 높게 나타남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한 염증 표지자들의 증가는 특히 RSV 세기관지염 환자에 있어서 뚜렷하게 관찰된다.
RSV 감염 시기에 cysteinyl leukotrienes의 기도 내 분비는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세기관지염에서 관찰되는 천명의 기전을 설명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그 병리 기전은 최근 항류코트리엔 약물의 치료적 효과의 가능성 측면에서 특히 흥미롭다.

RSV 세기관지염 시 기도 내의 염증반응이 알레르기 염증반응과 유사하게 TH2 면역반응을 나타낸다는 연구 보고는 매우 다양하다. RSV 감염이 감염된 영아의 폐기능을 변화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폐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폐질환에 쉽게 이환될 수 있는 개체를 선별해 낼 수 있는 단지 표지자인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질문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기대되는 것이 RSV에 의한 반복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다.

유전학적인 역학 연구에 의하면 RSV와 연관된 질환의 중증도와 IL-8 promotor나 Sp-A(폐 표면 활성제 복합체의 성분)의 유전자 다형성이 관련된다고 한다. IL-8은 호중구에 의한 염증반응에 중요하며 Sp-A는 사람의 선천면역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며, RSV의 제거에 일익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탐식작용을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RSV 면역에 있어서 매우 흥미를 끄는 영역은 type 1(TH1)과 type 2(TH2) 면역 사이의 균형에 관한 연구다. 세기관지염으로 입원한 환자의 말초혈액 단핵구에서 생산되는 IL-4와 IFN-γ의 비율이 대조군의 그것보다 유의하게 높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RSV 세기관지염이 심하면 심할수록 단핵구의 IFN-γ생성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질병의 중증도와 관련하여 TH2 면역반응의 편위가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암시한다.

 

최근 다양한 변수인자를 고려하여 디자인한 코호트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적어도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아토피성 천식인 경우 출생 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전향적 연구였다. 호흡기 감염의 증거가 있으면 즉시 RSV의 진단을 하였고, RSV 양성인 경우 추적 조사를 하였다. RSV 감염군을 세기관지염군과 상기도 감염군으로 나누어 연구한 결과 비강 세척액의 IL-4와 IFN-γ의 비율이 상기도 감염군에서 보다 세기관지염군에서 높았고 세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동안에는 TH1/TH2 불균형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처음 바이러스 감염의 정도는 각 군 간에 차이가 없었으며 세기관지염군에서는 바이러스 제거 능력의 결함이 발견되었다. 결국 이 연구의 결과로부터 RSV 세기관지염의 병태생리 기전에서 저하된 TH1 반응과 항진된 TH2 반응이 관여한다는 결론을 유추해 낼 수 있다.


 

 

RSV 세기관지염과 재발성 천명의 연관성

 

 

40년 전에 이미 영아에서 발생하는 세기관지염은 병을 앓고 난 이후의 재발성 천명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Rooney와 Williams는 RSV 세기관지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영아의 56%가 이후 2 내지 7년의 추적 기간 동안 재발성 천명을 보였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재발성 천명이 있었던 군에서는 72%에서 천식의 가족력이 있었고 천명이 없었던 군에서는 18%만이 가족력을 나타냈다.
이후에 여러 종류의 전향적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Pullen과 Hey는 10년간의 추적 조사에서 RSV 세기관지염을 앓은 아이들이 42%에서 천명을 보인 반면 대조군에서는 19%에서만 천명을 보였다. 두 군 간의 차이는 4세 경에 이르기까지 현저했으나 6세 이후는 상당수의 천명 환아에서 증상 발현이 소실되어 10년째에는 천식으로 진단된 환자의 비율이 RSV 세기관지염군에서는 6.2%였고 대조군에는 4.5%였다. Mok와 Simpson도 7년간 추적 조사 결과  유사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McConnochie와 Roghmann의 연구에서는 입원을 필요로 하지 않은 경한 세기관지염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8세에 천명의 위험성이 대조군에 비하여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나 그 이후로는 천명의 상대위험도가 점차 감소하였으며 13세에 이르면 두 군 사이에 천식의 상대위험도의 유의한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 Tucson 연구는 소아기 천명의 자연 경과를 조명한 특별히 가치 있는 연구인데 이 연구에서 Stein 등은 RSV 하기도 질환이 11세까지는 재발성 천명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이지만 13세 이후에는 전혀 그렇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스웨덴 그룹의 연구에서도 Sigurs 등은 중한 RSV 세기관지염으로 입원 치료하였던 영아를 7세까지 전향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 천식으로 진단된 비율이 대조군에서는 2%인데 비하여 세기관지염군에서는 23%로 유의하게 높았음을 확인하였다. 역시 Sigurs 등은 천식의 유전성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기관지염에 이환된 소아들에서 천식의 발병률이 높았음을 보고하면서 조기 영유아기의 RSV 세기관지염이 천식에 이르도록 하는 과정을 유도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였다.


RSV 세기관지염과 알레르기 감작과의 연관성

 

 

RSV 세기관지염 후에 발생되는 재발성 천명의 위험률 증가와 알레르기 감작의 위험률 증가가 연관되는지는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이와 연관된 대다수의 연구에서 RSV 세기관지염을 앓았다고 해서 알레르기 감작의 위험률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보고되어 왔다.
그러나 Siguer 등과 Murray 등은 RSV 세기관지염을 앓게 되면 그 이후에 알레르기 감작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Siguer 등에 의하면 알레르기 감작이 RSV 세기관지염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하였는데 7세에 시행한 피부 반응검사에서 양성이거나 알레르기 혈청검사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이 양성으로 나온 경우를 감작된 것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7세까지 천식으로 진단받은 경우도 대조군에서는 1%, RSV 세기관지염군에서는 8.5%로 유의하게 증가됨을 관찰하였다.  Murray 등도 6세에 시행한 피부 반응검사에서 양성 비율이 RSV 세기관지염 환자군에서 높았음을 확인하였다.

여러 연구들의 결과로부터 RSV 세기관지염과 알레르기 감작의 위험률 증가의 연관성은 재발성 천명의 위험률 증가보다는 강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사실상, 대부분의 연구들이 개개인의 아토피의 증가가 유의하지 못한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RSV 세기관지염 후 재발성 천명의 위험성 증가가 반드시 아토피 감작의 증가에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과 천식 발병과의 연관성

 

 

영아기나 소아 초기에 RSV 이외의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 특히 하기도 감염이 그 이후의 재발성 천명이나 천식의 발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도 보고된 바 있다. 주로 파라인플루엔자 그리고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에 관련한 연구들이 선행되었고, 이 연구들의 결과는 아마도 폐 용적이 작은 소아일수록 이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증상의 중증도가 심하고, 만성적인 후유증도 더 잘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에는 라이노바이러스(rhinovirus)에 의한 세기관지염도 이후의 천명 및 천식의 발병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아직은 역학적 연구가 충분하지 않으나 새롭게 천식의 발병과 관련되리라고 생각되는 호흡기 바이러스로는 인체 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 인체 코로나바이러스(human coronavirus), 인체 보카바이러스(human bocavirus) 등이  있다.


 

요약

 

 

RSV 감염 특히 세기관지염의 발생이 소아 천식의 이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지만 재발성 천명이나 적어도 7세에서 11세 이전의 소아 천식을 유발하는 독자적으로 강력한 위험요인인 것은 인정해야 하고, 그렇다면 그러한 과정에 관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있어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 중의 하나가 기도 염증 기전, 즉 TH2 면역반응일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RSV에 감염되었을 때 그 개체의 TH1/TH2 면역반응의 균형이 감염에 따른 그 개체의 임상 유형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된다. TH1 면역반응은 더 효과적인 바이러스 제거와 그에 따른 개체의 회복에 관여하고, TH2 면역반응은 호산구 증다증과 연관되며 세기관지염과 같은 더 심한 임상 유형을 초래한다.
RSV 세기관지염에서 알레르기 감작의 위험률 증가는 재발성 천명의 위험률 증가만큼 연관성이 강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RSV 세기관지염 후 재발성 천명의 위험성 증가가 반드시 알레르기 감작의 증가에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된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전향적이고 광범위한 좋은 디자인의 연구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