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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류마티스내과] 섬유근통 증후군 치료의 최신지견

이 신 석

 

전남의대 류마티스내과

 

 

 

 

 

 

 

 

 

 

서론

 

 

섬유근통 증후군(이하 섬유근통)은 전신적인 통증과 특정 부위의 압통점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근골격계 질환이다. 1990년 미국류마티스학회의 분류기준이 만들어지면서 섬유근통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되었고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들이 특정 환경 인자에 노출되었을 때 발병한다는 사실과 중추신경계에서 통증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있어 섬유근통이 발생한다는 사실 등이 새롭게 밝혀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섬유근통의 증상조절에 효과가 있는 약제들이 개발됨에 따라 많은 임상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07 6월에 pregabalin이 미국 FDA로부터 섬유근통 치료제로 처음 승인을 받았고 2008 6월에는 duloxetine, 2009 1월에는 milnacipran이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조만간 몇몇 약제들이 추가로 승인을 받을 예정이어서 섬유근통의 약물치료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섬유근통 치료의 가이드라인으로는 2005년에 발표된 미국통증학회의 가이드라인과 2008년에 발표된 유럽류마티스학회의 가이드라인이 있다. 미국통증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는 1) 유산소운동, 2) 인지행동치료, 3) amitriptyline, 4) 병합치료(multicomponent therapy)를 가장 근거가 있는 치료방법(level of evidence I)으로 권유하고 있는 반면 유럽류마티스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는 amitriptyline, fluoxetine, duloxetine, milnacipran, tramadol, tropisetron, pramipexole, pregabalin과 같은 약물치료가 가장 근거 있는 치료(level of evidence Ib)로 권유되고 있다(Table 1, 2). 두 가이드라인이 서로 차이가 나는 이유로는 첫째, 대부분의 치료약물들이 2005년 미국통증학회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로 임상시험이 마무리되었거나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둘째, 가장 큰 근거 수준(level of evidence)을 미국통증학회에서는 메타분석과 종설에 둔 반면 유럽류마티스학회에서는 무작위대조군시험에 두었으며 셋째,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개별연구들의 포함/제외기준에 따른 차이, 패널 구성원의 전공에 따른 차이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효과적인 치료약제들의 등장으로 비약물치료보다는 약물치료가 더 중요시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여기에서는 섬유근통의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기술하고자 한다.

 

 

 

 

 

 

 

약물치료

 

 

섬유근통 환자에서는 serotonin serotonin의 전구물질인 tryptophan의 혈중 농도가 감소되어 있고 뇌 척수액에서는 serotonin의 대사물질인 5-hydroxyindoleacetic acid, norepinephrine, 그리고 norepinephrine의 대사물질인 3-methoxy-4-hydroxyphenethylene이 감소되어 있어 중추신경계와 척수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serotonin norepinephrine이 감소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뇌 척수액에서 substance P와 같은 통증전달물질들이 증가되어 있는데 이는 섬유근통 환자에서 중추신경계의 통증 조절에 이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약물치료도 이러한 발병기전에 맞춰 감소되어 있는 serotonin norepinephrine의 농도를 올리는 약제와 증가되어 통증전달물질을 억제시키는 약제를 사용해서 치료를 한다. Serotonin norepinephrine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약제들은 일반적으로 항우울제로 알려져 있고 이 부류에 속하는 약제들로는 삼환계 약물(tricyclic agents),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이하 SSRI),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dual reuptake inhibitor, 이하 SNRI)가 있다.

 

1. 삼환계 약물(tricyclic agents)

삼환계 약물로는 amitriptyline과 같은 삼환계 항우울제가 대표적이고 섬유근통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제 가운데 가장 오래된 약제라고 할 수 있다. 저용량의 삼환계 항우울제는 편두통, 긴장성 두통, 비전형적인 흉통,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에서 통증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섬유근통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과 이들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위약과 비교하여 통증, 강직감, 피로, 환자 및 의사에 의한 전반적인 평가에서 효과가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섬유근통 환자에서 사용하는 삼환계 항우울제의 용량은 우울증 환자에서 사용하는 용량보다 훨씬 적은 용량이고 우울증의 호전시기보다 훨씬 빠른 2주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항우울작용 이외에 직접적인 통증 조절 작용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Amitriptyline은 취침 전 1~3시간 전에 복용하고 하루 5 mg으로 시작해서 2주 간격으로 5 mg씩 증량하여 25~50 mg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용량을 올려가면 구강 건조, 변비, 부종,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심하고 굳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용량까지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개는 5~10 mg 정도로 유지시킨다.

 

삼환계 항우울제는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약제로 cyclobenzaprine이 있다. 뇌간에 작용하여 골격근 이완작용을 나타내는데 예전에 섬유근통 환자에서 근육연축(muscle spasm)이 동반된다고 하여 사용을 하기 시작하였던 약제다. 2004년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통증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4주 이상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점으로 되어 있다. 부작용의 종류와 빈도는 amitriptyline과 비슷한 것으로 되어 있다.  

 

2. SSRI

SSRI로는 fluoxetine, citalopram, paroxetine 등이 있고 이들 약제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fluoxetine이다.

Citalopram의 경우 지금까지 발표된 2개의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통증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고 paroxetine 2007년에 발표된 서방형 paroxetine과 위약을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통증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Fluoxetine의 경우 2002년에 발표된 12주 무작위대조시험에서 통증과 섬유근통영향평가 등 다양한 임상결과들을 개선시켜 fluoxetine이 섬유근통의 치료에 효과적이다는 것을 증명하였고 fluoxetine amitriptyline 복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에서는 단독 치료보다 복합요법을 시행한 경우가 더 효과적이었다.

효과면에서 SSRI 제제들 사이에 차이가 나는 이유로는 serotonin이 신경 시냅스에서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Serotonin은 시냅스후 신경말단에서는 통증을 억제시키지만 시냅스전 신경말단에서는 오히려 통증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SSRI 가운데 norepinephrine 농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는 않는 citalopram보다는 어느 정도 norepinephrine 농도를 증가시켜주는 fluoxetine이 더 효과적이다고 할 수 있다. SSIR는 저녁에 복용을 하는 경우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오전에 복용을 해야 한다. SSRI에 효과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는 duloxetine, milnacipran, venlafaxine과 같은 SNRI로 교체를 해볼 필요가 있다. 

 

3. SNRI

SNRI 가운데 duloxetine은 동물실험에서 amitriptyline, paroxetine, venlafaxine보다 통증을 개선시키는데 더 효과적이다는 보고가 있고 2004년에 발표된 다기관 무작위대조시험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섬유근통의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Duloxetine 임상시험에서 인상적인 것은 duloxetine의 효과가 항우울작용을 통한 간접적인 효과가 아니라 척수 또는 뇌의 통증전달로에 직접 작용하여 통증을 조절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삼환계 항우울제와 달리 압통점의 숫자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6개월 다기관 무작위대조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여기에서도 duloxetine 60 mg 120 mg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통증과 환자가 판단한 증상의 개선 정도에 있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Duloxetine 2008 6월에 FDA로부터 섬유근통에 사용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Duloxetine과 비슷한 SNRI milacipran이 있다. 125명의 섬유근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보면 milnacipran을 하루 1회 혹은 하루 2회 투여한 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통증을 비롯한 섬유근통의 여러 증상들이 의미있게 개선되었고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기저질환으로 우울증이 동반된 섬유근통 환자보다 우울증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에서 통증이 더 많이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milnacipran의 항우울작용에 의해 섬유근통의 통증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SNRI가 직접 통증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발표된 2개의 3상 시험 결과에서도 milnacipran 100 mg 200 mg 투여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통증과 섬유근통의 다양한 증상들이 의미있게 개선되었고 2상 시험과 마찬가지로 우울증이 동반된 섬유근통 환자보다 우울증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에서 더 효과적이었다.

Milnacipran 2009년 1월 14에 FDA로부터 섬유근통에 사용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4. Pregabalin

SSRI, SNRI와 달리 substance P와 같은 통증전달물질들을 억제시켜 통증을 개선시키는 약제로 pregabalin이 있다.

Pregabalin은 α2-δ ligand로 칼슘 전압작동통로(voltage-gated calcium channel)의 보조 단백인 α2-δ에 결합하여 신경말단에서 칼슘의 유입을 차단한다. 신경말단에서 칼슘의 유입이 차단되면 substance P와 글루탐산염 같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억제되고 이러한 기전에 의해 진통, 항경련, 항불안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에 발표된 다기관 무작위대조시험에 의하면, 하루 450 mg pre-gabalin이 위약에 비해 통증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피로, 수면, 삶의 질 등을 현저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 SNRI의 임상시험에서처럼 불안, 우울과 같은 정신적인 측면은 전혀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항우울작용에 의해 이차적으로 섬유근통의 증상이 개선된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이후에 각각 13, 14, 6개월 다기관 무작위대조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여기에서도 pregabalin 300 mg, 450 mg, 600 mg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통증, 섬유근통영향척도, 그리고 환자가 판단한 증상의 개선 정도에 있어 의미있는 호전을 보였다.

Pregabalin 2007 6월에 FDA로부터 섬유근통에 사용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2007 11월 사용승인을 받았으며 보험 급여는 2008 11월부터 되고 있다. 

 

5. 단순 진통제

단순 진통제 가운데 섬유근통에 효과적인 약제로는 tramadol이 있다. Tramadol은 아편유사작용제(opioid agonist)이지만 섬유근통에 효과적인 것은 serotonin norepinephrine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진통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Tramadol은 섬유근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교차시험과 무작위대조시험에서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acetaminophen tramadol을 병합한 제제도 다기관 무작위대조시험에서 위약에 비해 통증을 비롯한 섬유근통의 여러 증상을 의미있게 개선시켰다. 따라서 tramadol은 삼환계 항우울제, SSRI, SNRI 등에 조절되지 않는 통증이 있는 경우 이들 약제에 추가를 해서 사용해 볼 수 있겠다.

 

6. 기타 약제

섬유근통 환자에서 통증 이외의 다른 증상들을 개선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약제들을 추가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다. 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에는 modafinil methylphenidate가 도움이 되고 불면증에서는 zolpidem zopiclone, 뻣뻣함에는 cyclobenzaprine tizanidine, 두근거림, 기립성 저혈압과 같은 자율신경 기능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저용량의 베타차단제가 효과적이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아편성 진통제의 사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비약물치료

 

섬유근통의 비약물적 치료로는 여러 가지가 제안된 바 있지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운동요법과 인지행동치료뿐이다. 운동은 걷기, 수중운동, 수영, 자전거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고 운동의 강도는 조금씩 천천히 시작해서 차츰 늘려가도록 해야 한다(start low, go slow). 하루 5분 정도에서 시작해 하루 20~30분씩 주 2~3회의 빈도로 하는 것이 권장되고 증상이 가벼운 경우는 이러한 몇 가지 교육내용과 운동만 가지고서도 증상을 조절해 나가는데 큰 무리가 없다.

운동이 섬유근통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운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어느 정도 호전시킨 후에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조작 조건화와 관찰 학습을 통해 행동을 바꾸게 하는 기법으로 정신질환 외에 다양한 류마티스 질환에서 통증을 조절할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운동요법과 같이 병행을 할 때  효과가 큰 것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