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용재고약 문제로 감정 싸움을 하는 의사협회와 약사회 양단체가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최근 약사회장의 돌출 발언과 이를 반박하는 의협회장의 기자회견, 그리고 이어진 약사회의 성명서를 보는 의료윤리연구회에 몸담은 의사의 지적이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수가협상 관계기관 수장 간담회에서 불용재고약 문제를 이슈화 시켰다. 그는 “의사들의 잦은 처방변경으로 인한 불용재고약 손실이 연간 56억원에 달한다. 약국 영업이익도 2007년 13.8%에서 2014년 9.9%로 감소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지난 11일 의협 기자실에서 조찬회 회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불용재고약 문제를 이슈화시켜 수가협상에 유리하게 이용하거나, 성분명 처방 및 대체조제 확대를 의도한 것이라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12일에는 약사회가 성명서를 통해 다시 반박했다. 약사회는 “의사협회의 비협조로 법에 규정된 지역처방목록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처방조제에 대한 국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약국과 약사사회의 노력을 그릇되게 해석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12일 오전에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를 접한 의사협회는 12일 오후에 약사회의 성명서를 반박하는 성명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공식 입장 표명 여부는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핑퐁식 감정싸움을 지켜본 의료윤리연구회 의사는 “양단체가 감정 싸움으로 갈게 아니다. 머리를 맞대면 좋은 해결 방안이 많다.”고 제안 했다.
그는 “해결 방법의 좋은 예로 보험용 약포장을 현재 대부분 100정, 130정씩 덕용포장하는데 이를 1주일, 10일, 30일 소포장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단위 동네 의원과 약국은 소통이 잘되고 있는 데 중앙단체가 정치적 싸움을 하고 있다. 침소봉대하는 느낌도 든다. 중앙회 수장다운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칠게 감정싸움을 하기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불용재고약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는 성숙한 보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행히 양단체는 불용재고약 문제를 해결할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한 의협 추무진 회장은 “약사회에서 불용재고약 문제에 대한 원인과 대책을 연구용역을 통해 합리적으로 마련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합리적인 의약품 거래행위 방안 마련 △제약회사의 반품 처리 의무 규정 마련 등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약사회도 12일 성명서에서 “의협이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불용재고약 발생을 줄이는 방향에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보험재정을 고려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단체가 △감정싸움보다 더한 폭로전식의 진흙탕싸움을 할 것인지, △아니면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방안을 찾는 성숙함을 보일지 △혹은 용두사미로 끝날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