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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H. pylori 제균 치료의 가이드라인 Update

고성준, 이병욱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내과)



H. pylori 제균 치료의 가이드라인 Update



서론


Helicobacter pylorI (H. pylori)는 미세호기성 그람 음성 막대균으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되어 있으며, 한 번 감염되면 수년 또는 일생 동안 감염이 지속되고 자연 치유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감염자 중 일부에서는(1~15%) 만성 위염과 소화성 궤양, 위 변연부 B세포 림프종(extranodal marginal zone B cell lymphoma of mucosa associated lymphoid tissue [MALT] type) 및 위암 등의 소화기 질환을 일으킨다.


1998년 Helicobacter pylori (H. pylori) 연구회에서 “한국인에서의 H. pylori 감염의 진단 및 치료”라는 제목으로 진료지침을 발표했던 이래로, 건강보험으로 인정되는 제균 치료의 적응증이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H. pylori 제균 치료가 점차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제균 치료의 확대와 더불어 사회경제적 요인 및 위생 환경의 개선 등으로 국내의 H. pylori 유병률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이런 변화된 역학적 특성 및 위암과의 높은 연관성을 고려하여, 본고에서는 H. pylori 감염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최신지견을 설명하고, 각 권고안마다 근거수준 및 권고등급을 같이 제시한다(Table 1).




H. pylori 감염의 진단


H. pylori 진단의 비내시경적 검사 방법에는 요소호기검사, 대변항원검사 및 혈청검사 등이 있으며, 이는 환자의 불편이 감소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요소호기검사는 95% 이상의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이며, 시행이 용이하여 널리 사용된다. 대변항원검사도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94% 및 97%로 요소호기검사와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검사는 환자가 항생제나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사용 중이거나 중단한 직후에 시행한다면, 30% 이상의 위음성을 보일 수 있으므로 최소한 검사 시행 2주 전에 이를 중단하도록 추천한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1B).


혈청검사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며, 쉽고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균 치료 후에 항체가 사라지거나 역가가 의미 있게 감소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균 치료의 성공 여부를 바로 판정하기에는 부적당하여 제균 치료의 추적관찰 방법보다는 감염의 선별검사로 이용된다.


H. pylori의 내시경적 진단 방법으로 급속요소분해효소검사(rapid urease test) 또는 조직검사를 추천한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Grade 1B). 상기 검사 또한 검사 직전 2주간 항생제 혹은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중단하지 않는 경우 진단이 부정확할 수 있다.


급속요소분해효소검사는 위 생검 조직을 요소 기질에 넣어 H. pylori가 분비하는 요소분해효소에 의해 생성된 암모니아로 인해 pH가 상승하는 것을 색조 변화로 알아보는 간편하고 정확한 검사로서, 민감도 85~98%, 특이도 89~100%로 보고되고 있다.


조직검사는 추가로 병리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단점이 있으나, H. pylori 진단 외에도 점막의 염증, 위축 그리고 장상피화생 등과 같은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H&E 염색법의 민감도는 69~93%, 특이도는 87~90%로 보고되고 있으며, H&E 염색 외에 Giemsa 혹은 Warthin-Starry 등의 특수 염색법을 병행하면 특이도를 90~100%까지 높일 수 있다.


배양검사는 검사 방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므로 H. pylori 감염의 일차 진단 목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H. pylori 제균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 조직검사를 통한 균 배양을 이용하여 항생제 내성검사를 시행함으로써 이차 혹은 삼차 제균 요법을 선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위 생검 조직을 이용한 진단 방법들은 균이 위 점막에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생검 위치 및 개수에 따라 위음성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은 H. pylori의 생존에 호의적인 환경이 아니므로 균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어 전정부에서 2 표본 이상, 체부에서 2 표본 이상 조직을 채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한 곳에서만 생검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 화생이 없거나 적은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1B).


제균 치료 종료 직후에는 위음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어도 4주(양성자 펌프 억제제는 2주) 후에 제균 확인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추천하며, 비내시경적인 제균 확인 검사로 요소호기검사를 추천한다.


기저 질환의 추적관찰을 위해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조직검사 혹은 급속요소분해효소검사를 통해 H. pylori 제균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제균 치료 후에는 박멸 여부에 상관없이 H. pylori 집락의 감소와 불균등 분포로 인해 전정부와 체부에서 각각 2 표본 이상 조직을 채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H. pylori 제균 치료의 적응증


소화성 궤양,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및 내시경으로 절제된 조기 위암은 국내 권고안에서 제균 치료를 강력히 추천하는 세 가지 질환이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1A). H. pylori 제균 치료는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에 도움을 주며 재발 방지 및 출혈 등의 합병증 발생을 감소시킨다. 또한 위에서 발생하는 변연부 B세포 림프종의 60~90%는 H. pylori 감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환자에서 H. pylori 제균 치료는 60~80%에 이르기까지 림프종의 완화 및 내시경, 조직학적 호전을 유도한다. 따라서 악성세포가 위점막과 점막하층에 국한되어 있는 변연부 B세포 림프종의 치료로 H. pylori 제균 치료가 일차 치료로 선택되어야 한다. 조기 위암에서 내시경 절제술 이후 H. pylori 제균 치료를 시행하면 이시성 병변(metachronous gastric cancer)의 발생이 감소한다는 여러 문헌 보고가 있으나, 일부에서는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높은 위암 발생률을 감안할 때 조기 위암의 내시경 절제술 후 위암 재발 방지를 위해 H. pylori 제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 화생은 위암 발생의 중요한 전암 병변으로 간주되며, 이들 병변의 발생에 H. pylori 감염이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제균 치료를 통해 위축성 위염은 조직학적 호전을 보이고 장상피 화생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장상피 화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제균 치료 후에도 조직학적 호전을 보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장상피 화생은 위암 발생 과정 중 ‘point of no return’을 지난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제균 치료에 성공하였다 하더라도 H. pylori 이외의 축적된 위암의 위험요소는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제균 치료를 통한 위암의 예방에 대해서는 효과는 인정하지만 그 근거수준이 제한적인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 권고안에서는 위암 예방을 목표로 한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 화생 환자에서의 제균 치료는 권고등급이 낮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2C). 하지만, 이에 대한 다기관 전향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연구 결과의 귀추가 주목된다.


위암 환자의 직계 가족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2~3배 더 높은 위암 발생률을 나타내며, 직계 가족력과 H. pylori 감염이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상승 효과가 있어 대조군에 비해 5~8배 더 높은 위암 발생률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위암 환자의 직계 가족에 대해 제균 치료를 한 후 위암 발생이 감소하였다는 연구 결과는 없어, 이에 따른 제균 치료는 권고등급이 낮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2B).


서구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위암의 유병률이 높고, 발병 연령이 낮으며, 내시경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기질적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내시경 검사를 먼저 권장한다. 또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H. pylori 제균 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의 유무는 연구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였고, 모든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게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은 항생제 내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비용 효과에 대한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의 효과와 위험성을 고려하여야 한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2A).


한편, H. pylori에 의한 전정부 및 체부 위염에서는 위산 분비 기능이 감소될 수 있는데, 이런 환자의 제균 치료는 이론적으로는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위식도 역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지만, 여러 연구에서 일반된 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실정이다. 아스피린이 소화성 궤양의 위험인자인 것은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노인, H. pylori 감염이 동반된 경우 및 과거 위장관 출혈의 합병증을 동반했던 경우 그 위험성이 증가한다. 이외에도 항응고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함께 복용하거나 심각한 전신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도 궤양 발생의 위험이 증가한다.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에서 H. pylori 제균 치료가 성공한 경우에는 장기간 아스피린을 투여하더라도 소화성 궤양 재발에 의한 출혈 위험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화성 궤양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만 장기간 저용량 아스피린을 투여하는 경우 H. pylori 제균 치료를 추천한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2C).


장기간의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이전에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사용에 의한 소화성 궤양의 병력이 있었다면, 제균 치료 단독으로는 궤양의 재발을 예방하는 데 부족하며,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함께 투여하는 것이 궤양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1A).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환자의 일부에서 H. pylori Cag A 단백과 혈소판 항원이 교차 분자 유사성을 보이는데, 이로 인한 면역 반응 결과 혈소판 감소증이 유발될 수 있다. 국외의 여러 연구에서 H. pylori 제균 치료에 따른 임상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어 권고안에서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환자의 제균 치료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으나(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1A), 아직까지 국내의 연구 결과는 부족한 실정이다.



H. pylori 감염의 치료


현재까지 권고되고 있는 일차 제균 치료는 삼제요법으로서 양성자 펌프 억제제 표준 용량, amoxicillin 1 g, clarithromycin 500 mg을 하루 2회 7~14일간 투여하는 것이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1A). 제균기간에 있어서는 최근의 제균율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14일로 투여기간을 늘려 삼제요법을 시행한 일부 연구에서는 제균율이 향상되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7일군과 차이가 없는 등 상반된 결과가 보고되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한편, 최근 10년 동안 clarithromycin 내성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제균율 저하의 주원인이 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제균율의 차이를 보이는 만큼 기존의 삼제요법의 제균율이 저하된 지역의 경우 clarithromycin 내성률이 높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일차 제균 치료로서 bismuth를 기본으로 한 사제요법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 표준 용량 하루 2회, metronidazole 500 mg 하루 3회, bismuth 120 mg 하루 4회, tetracycline 500 mg 하루 4회로 7~14일간 투여를 고려해 볼 수 있다(근거수준 및 권고등급: Grade 1A).


제균 치료 실패 시에는, 이전 치료 약제에 대한 내성 발현 가능성을 고려하여 가급적이면 이전 치료에 사용하지 않았던 약제들로 이차 치료 약제를 구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차 제균 치료로서 clarithromycin을 기본으로 한 삼제요법에 실패한 경우는 bismuth를 기본으로 한 사제요법으로, 일차 제균 치료로 bismuth를 기본으로 한 사제요법에 실패한 경우는 순차 치료, 동시 치료 등을 이차 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


순차 치료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와 amoxicillin으로 5일간 치료하고, 이후 5일간 양성자 펌프 억제제와 clarithromycin, nitroimidazole (metronidazole 또는 tinidazole)을 사용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차 치료의 이론적 근거는 초기 amoxicillin을 병합한 이제요법이 위강 내 세균 밀도를 낮추어 이후 투여되는 clarithromycin 포함 삼제요법의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또한 amoxicillin이 세균의 세포벽을 약화시키고 유출 채널의 발달을 저해하여, 이후 투여되는 clarithromycin 내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Bismuth 비포함 사제요법이라고도 불리는 동시 치료는 clarithromycin 포함 삼제요법과 동시에 nitromidazole을 투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요법들은 현재까지 주로 일차 치료의 대안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있으며, 삼차 치료로서의 효과는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결론


최근의 진료지침에서는 과거 제균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었던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 화생 환자에서도 제균 치료의 필요성이 언급되었고,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환자에서의 제균 치료 효과가 부각되었다. 또한, 점차 증가하는 clarithromycin의 내성률을 고려하여 일차 제균 치료로서 bismuth 포함 사제요법을 대체 가능한 일차 치료 요법으로 제시하였고, 제균 치료 실패 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순차 치료, 동시 치료 등의 요법을 추가하였다.


따라서 만성 위염과 소화성 궤양, 위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및 위암 등의 소화기 질환의 주요 원인인 H. pylori 제균을 위해, 또한 지역간 제균률의 차이를 고려하고 증가하는 항생제 내성 H. pylori에 대처하기 위해 이런 다각도의 치료 적응증 및 방법들을 숙지하고, 환자에 대한 최상의 치료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출처: 디아트리트 VOL. 16 NO. 1 (p6228-6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