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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봉직의들 “의사프리랜서제? 글쎄요…”

지방병원들 “현 수가체계에서 성공 어려울 것”


올해 도입이 확실시되고 있는 의사프리랜서제(의사의 비전속 진료)에 대해 해당 지방 중소병원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가운데, 이 제도가 정부의 도입 취지와는 달리 성과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봉직이의 경우 특정 시술을 중심으로 ‘보따리 장수’라는 인식아래 임시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봉직의 세상’의 고관호 대표는 “의사프리랜서제의 경우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반반”이라며 “아직 파급효과에 대해 논하기는 이르지만, 잘못하면 의사가 임시직 개념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코성형이나 눈성형 등 특정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이 늘어나 일주일에 하루씩 병원들을 돌며 전전하는 경우도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며 “이러한 현상은 수술파트에서 두드러지게 될 것으로 보이며, 신경과나 정신과 등에서도 도입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즉, 성형수술 및 위수술 등을 포함한 대기수술(elective surgery)의 경우 응급환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철저한 예약제에 의해 정기적인 진료가 가능하고, 병원입장에서는 신경과나 정신과 등 전문의가 상주할 필요가 없는 과목에 한해 경비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웃소싱 개념으로 도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고 대표는 “한편으로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여러 의료기관에서 최대한 자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의사들은 병원들을 상대로 계약에 있어 우위에 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프리랜서제도는 정부가 지난해 8월 서비스산업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것으로, 정부는 *중소병원의 의사 구인난을 해소하고 *진료범위를 확대할 수 있으며 *서울의 유명 의사가 지방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수 있어 지방환자의 의료서비스 접근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지방의 중소병원들은 이 같은 취지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입장이다.
 
의사 프리랜서제가 결국 경쟁력 있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활성화 된다고 했을 때, *과연 서울 등의 대도시에 근무하는 유명의가 지방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 지 *지방병원이 의료질을 높이기 위해 이들의 인건비를 감당하려 할 지 *영입 후 적극적으로 홍보할 만한 의욕이 있는지 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들을 고용하는 병원 입장에서는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높은 수준의 의료인력을 보유한 병원 입장에서도 프리랜서제로 자율화하기 보다는 유명 의사들을 자신들병원 소속의사로 영입하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주장이다.
 
충남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의료행위 수가가 워낙 낮기 때문에 현행 의료보험체계에서는 유명 전문의를 고용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성형외과나 피부과, 안과 등 비급여 진료 위주의 과목들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수가현실화가 되지 않으면 제도도입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전남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프리랜서제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설사 시행이 되더라도 바로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는 우리병원이 지역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영입에 대한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 않는다”며 “지역적으로도 이 제도에 대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해남, 나주, 강진 등의 경우 인력 수급 때문에 오히려 대도시보다 임금이 높은 추세”라며 “이처럼 지역적으로 외진 곳을 중심으로 도입하려는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도 “큰 수술을 받는 대기환자의 경우 주거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되더라도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즉, 지역의원의 경우 유능한 프리랜서 의사가 고용된 해당지역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기 보다는 차라리 모든 시설과 인력이 충분히 갖춰진 지역의 대형병원으로 전원시킬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설명이다.
 
또한 “장기적 입장에서 병원은 높은 의료기술을 가진 의사에 대해 프리랜서제도로 하기보다는 아예 영입하려 할 것”이라며 “주치의 개념이 떨어지는 단기간의 프리랜서 고용보다는 장기간의 고용계약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의사프리랜서제도는 기존에 간헐적으로 의료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병원에 협진하던 방식을 표면화하는 것일 뿐”이라며 “자칫 의사들의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불러올 수도 있어 의사 개인적으로 볼 때도 충실하게 자기분야에 매진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중소병원협의회 김철수 회장은 “의사프리랜서제도는 일본에서도 이미 도입, 정착된 제도”라며 “신경과, 정신과, 성형외과 등 외래위주의 전문의가 상주할 필요성이 적은 과목에서 파트타임으로 활성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 회장은 프리랜서제도로 인한 대도시와 지방간 전문의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방이나 시골이라도 대우에 따라 근무를 희망하는 전문의가 많이 있을 것”이라며 “병원측에서도 그만큼 합당한 대우를 해 준다면 서로 협의하에 고용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사프리랜서제도에 대해서는 의사들간, 병원간 견해차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여전히 제도에 대한 파악과 분석이 진행중이고, 아직 제도에 대한 트렌드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과연동총액연봉제 등 향후 변동요소에 따라 의사프리랜서제도는 의료계의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