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수가 결정의 원가자료 정보를 제공하는 일산병원도 분만실, 신생아실, 감마선촬영실 등의 원가보전율은 최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에 비해 과다한 원가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진료과에 대한 상대가치 재논의 혹은 별도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수가정책 및 정책연구 활용을 위한 원가계산결과 정확성 향상 방법론 연구(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 분만실과 신생아실, 투시촬영실, 방사선종양학과, 감마선촬영실 등은 원가보전율 극소 10개과로 분류됐다.
원가보전율이 높은 극대 10개과에는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MRI실, 항암주사실, 초음파실 등이 있었다.
분만실은 보험자병원 특성상 규모 유지를 위해 실제 분만건수 대비 근무인력이 많아 인건비 비중이 높았고, 감마선촬영실은 감마선을 방출하는 동위원소를 체내에 주입하고 전문 보건인력이 기기를 사용해 촬영하기 때문에 인건비, 기기비, 재료비가 모두 높지만 행위수가가 낮아 수익이 인건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영상의학과(기타)에 해당하는 외부방사선영상판독료의 경우 총수익의 32%를 차지해 원가보전율이 높았다. 외부방사선영상판독료는 외부에서 이미 촬영된 영상에 대해 지급하는 수가로 직접 촬영에 필요한 전문인력 인건비나 의료기기 관련 원가가 포함되지 않는다.
또 진단검사의학과(기타)에 해당하는 검사실 정도관리와 종합 검증 및 판독보고서 작성에 지급하는 수가인 임상병리검사 종합검증료의 경우 총수익의 33%를 차지해 원가보전율이 높았다. 이 역시 별도의 재료비나 의료기기 관련 원가가 불필요하다.
연구진은 “현재 수가체계 하에 영상 및 검사 행위의 원가보전율이 높고 진료 및 처치는 원가보전율이 낮다”며 “시행진료과가 검사실인 경우 다소 많은 원가가 배분되더라도 원가보전율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시행진료과 내 주요 행위가 기본진료인 경우 수익이 작으면 원가보전율이 극단값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일산병원의 원가자료를 상대가치 불균형 진단 및 해소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연구진은 “진료과목간 균형성을 유지하는 것은 상대가치 조정에 있어 중요한 과제다. 진료과목간 자원배분의 불균형을 파악하는데 있어 시행진료과별 원가보전율의 극단값 정보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모든 진료과목의 원가를 계산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다만 일부 납득하기 어려운 값들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들간의 별도의 논의절차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분만실, 신생아실 등은 수익에 비해 원가가 많이 배부되고 있으나 이는 해당 시행진료과의 필수 영역적인 성격을 감안해야 한다”며 “수익에 비해 과다한 원가를 발생하는 경우 해당 진료과에 대한 상대가치 재논의 혹은 별도의 정책적 지원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연구진은 일산병원 원가자료 활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자료의 신뢰성을 강조하고, 원가 분석을 위한 독립기관으로서의 역할 부여를 제언했다.
연구진은 “시행진료과별, 행위별 원가계산에 있어 일부 극단값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수용가능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추후 원가계산 자료가 공개되고 원가 계산 과정에 다른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정확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료수집 권한을 가진 기관이 필요하다”며 “원가자료 조사는 보안성과 정확한 목적지향성을 가지고 이해당사자로부터의 간섭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