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이 암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초기 메트포르민을 통한 적극적 혈당 조절은 약제의 효과에 부가적으로 더 큰 항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연구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당뇨병과 암 발생의 상관성 연구(송선옥)’ 보고서를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은 암 발생 및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유병인구의 증가가 암 발생을 가중시키고 당뇨병이 동반된 암 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이 암으로의 진행을 돕는 기전은 고인슐린혈증에 의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신호증가, 고혈당으로 악화된 산성환경과 풍부한 영양공급, 만성염증반응에 의한 세포 내 세포증식과 혈관신생 신호 증가, 지방세포 유래 여성호르몬 증가 등 혈당관리가 잘 되지 못하면 가속화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진은 당뇨병 약제 중에 비용이 낮으면서 치료의 기본으로 돼 있는 메트포르민 제제 사용이 암 발생 및 위험도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이용,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신규 당뇨병 환자 중 메트포르민에 노출된 13만 1877명과 미노출된 13만 1877명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발병률은 10만명 당 메트포르민 사용군에서 1760.9명, 미사용군에서 1958.4명이었고, 전체적으로 메트포르민 사용군에서 유의하게 암발생이 적었다.
연령별로 구분해 보면 50세 미만의 환자에서는 위암, 간암에서 유의하게 암발생률이 감소했으며 전립선암의 경우는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전립선 암은 나이가 들면 빈도가 잦아지는 질병으로 5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사용군과 미사용군간에 차이가 없었다”며 “젊은 사람의 경우 당뇨병 관리를 위해 내원하며 검사하다가 발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50세 이상에서는 갑상선 암, 위암, 대장암, 간암 모두 사용군에서 위험도가 감소했다”며 “이는 메트포르민의 암 발병 위험도 감소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혈당조절을 함으로써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잠재적 이득이 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각의 암종별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메트포르민을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사용한 누적용량이 많을수록 암 발생 위험도는 감소했다.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에서 암을 진단 받는 경우 당뇨병이 없는 경우에 비해 사망률도 높아진다”며 “이미 발생한 당뇨병 환자에서 시기를 놓치지 말고 당뇨병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당뇨병 환자들은 병 자체로 심해지지 않으면 무증상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아 관리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암발생 위험도가 상승하고, 개인과 국가의 사회 경제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특히 당뇨병 진단 초기에는 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져 있다. 당뇨병 진단 초기 암검진을 하지 않았다면 암 검진을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