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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이대로 괜찮을까?

최초의 기저인슐린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 한국시장 역경 딛고 안착할까?

'바이오시밀러' 시장,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 아니 이미 유럽시장에서는 안착된 성장동력 중 하나다.

최근에는 국산의약품 활성화 방안의 가장 주요한 요소로도 언급되었고, 지난 12일부터 개최된 '바이오 코리아 2017'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던 국내 '바이오 시밀러' 시장 활성화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릴리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국내 최초의 인슐린 글라진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의 출시를 알렸다.

'베이사글라'는 사노피의 기저 인슐린 '란투스'의 바이오 시밀러로 2014년 유럽 승인을 최초로 하여 국내에서는 2015년 11월, 미국에서는 2015년 12월 승인 받았으며, 2015년 유럽과 일본 급여 출시를 시작으로 2016년 미국 그리고 2017년 드디어 한국 시장에 급여 출시했다.

릴리는 지난 2016년 연간 보고서를 발표하며, 릴리의 주 수익원인 내분비계 약물 분야에서의 15% 수익 증가 원인으로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 골다공증 치료제 '포르테오', SGLT-2 억제 당뇨 치료제 '자디앙' 등과 함께 '베이사글라'의 성장을 꼽았다.

FDA의 까다로운 바이오 시밀러 승인 절차와 약가 문제로 2016년 미국 출시가 쉽진 않았지만, 2015년 유럽과 일본 출시 이후  매출 증가를 보이며, 당뇨 분야에서 모든 약제를 보유하고 있는 릴리는 기저인슐린 분야 포트폴리오를 보충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베이사글라'가 극복해야 할 역경은 뭘까?

첫째, 국내 바이오 시밀러 약제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바이오 시밀러에 대한 도입 절차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어, 체계적이며 객관적인 승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상황.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바이오 시밀러는 그저 일반 화학 합성의약품의 제네릭 개발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바이오 시밀러는 생체의약품으로 생산 기본 단위 자체가 제네릭 합성의약품과는 전혀 다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기전이 포함되어 개발부터 생동성 입증까지 제네릭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자본과 노력이 들어간다.

지난 '바이오 코리아 2017' 세미나를 통해 미국과 유럽에서의 바이오 시밀러 승인 절차를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가 있었고, 특히 국가적 수익원 차원에서 미 FDA는 바이오 시밀러 자문위를 운영하는 등 바이오 시밀러 승인을 위한 전임상, 1상, 3상에서의 단계별 평가 뿐만 아니라 시판 후 추적조사 단계까지 정밀하게 데이터를 취합하고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며 바이오 시밀러를 관리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상 국내 의료진과 환자에서의 인식은 '불신'이란 단어로 대변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보건산업계가 바이오 시밀러를 신성장 동력이라 일컫는 이유는 오리지널 대비 낮은 약가이다. '바이오 코리아 2017' 세미나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에서의 바이오 시밀러 약가 인하 효과는 오리지널의 50~60% 정도, 기존 약가의 절반 정도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전체적인 국가 보건 재정의 절감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가 바이오 시밀러의 활성화를 추진하는 주된 원인인 것이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 시밀러 약제의 약가는 그 도입 취지와는 사뭇 다르게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베이사글라'의 보험 급여 결과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오리지널 약품인 사노피 '란투스'에 비해 14%만의 약가 절감 효과을 보이며 시장에 출시된 것이다.

이런 점이 의료진으로 하여금 '바이오 시밀러'의 가장 강점이 될 수 있는 약가 절감으로 인한 약제 스위칭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슐린 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선입견이다. 국내 당뇨병 치료로서 인슐린 치료법을 받는 비중은 약 9%로 이는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며, 인슐린 치료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란 전반적인 선입견이 팽배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인슐린 치료의 불편함, 주사제로 인한 고통의 두려움을 그 이유로 뽑았다는 점이 바로 이런 선입견을 대변해 주는 것이다.

현재 프리필드 펜 형식의 인슐린 치료제가 시판되고 있으며, 통증이나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인 제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에는 인슐린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대부분인 것은 그만큼 인슐린 치료제 전반이 국내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하지만 국내와는 사뭇 다르게 전 세계 인슐린 치료제 시장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베이사글라'의 출시로 당뇨 분야에 풀 옵션을 장착한 릴리에 대항해 사노피는 기존 '란투스'에서 '투제오'로, 노보노디스크는 '레베미르'에서 '트레시바'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차세대 기저 인슐린과 GLP-1 receptor agonist 복합제의 등장으로 시장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2016년 11월 FDA는 사노피의 '솔리쿠아'와 노보노디스크의 '줄토피'를 승인했다. '솔리쿠아'는 사노피의 '란투스'와 '릭수미아(성분명: 릭시세나타이드)'의 복합제이며, '줄토피'는 노보노디스크의 '트레시바'와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의 복합제다.

이번 '베이사글라'의 출시로 국내 시장은 바이오 시밀러, 그리고 기저 인슐린 시장에 대한 제고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바이오 시밀러 약가 문제와 인슐린 제제에 대한 선입견을 뚫고 '베이사글라'가 어느 정도의 실적을 이뤄낼 수 있을지 많은 시사점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