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의 만성 C형간염 치료제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이 식약처로부터 보험급여를 허가 받으며 4번째로 국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등판했다.
29일 한국애브비는 서울 소재 플라자호텔에서 C형간염 치료제 ‘비키라·엑스비라’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 결과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국애브비는 자사의 만성 C형간염 치료제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 파리타프레비르 리토나비르)’와 ‘엑스비라(성분명 다시부비르)’가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화자를 포함한 유전자 1형 및 4형 만성 C형간염 치료에 대해 6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비키라·엑스비라’는 국내 가장 많은 유전자 1b형 대상으로 아시아에서 754명의 환자를 참여한 ONYX-Ⅰ과 ONYX-Ⅱ 3상 임상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연구에 참여한 한국인 환자에서 치료 종료 12주째 바이러스 완치를 의미하는 바이러스 반응(SVR12) 100%를 달성하며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다.
게다가 C형간염 바이러스의 경우 순식간에 돌연변이를 만들거나 복제하기 때문에 NS5A 내성 관련 변이(RAV)가 생길 경우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는데, ‘비키라·엑스비라’의 경우 3상 연구 5개 사후 분석 결과, 내성 변이에 상관없이 유전자형 1a형에서는 리바비린과 병용하여 97%의 SVR12를 달성하였고, 1b형의 경우에는 리바비린 병용 없이 100%의 SVR12를 달성했다.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은 오는 6월부터 급여 허가되어 ‘비키라’는 정당 5만 4,433원, ‘엑스비라’는 정당 5,053원으로 복용 가능하다. 따라서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비키라 1일 1회 2정(아침) + 엑스비라 1일 2회 1정(아침, 저녁))은 12주 기준으로 실제 환자당 약 300만 원 정도의 치료비용이 소요된다.
한편 ‘비키라·엑스비라’의 경우 앞으로 MSD의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 그라조프레비르)’와 국내 시장에서 맞붙게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인 예상이다.
길리어드의 ‘하보니’와 ‘소발디’의 경우 약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며, BMS의 닥순요법은 약가는 가장 저렴하지만 효과와 복용기간(24주)에서 경쟁력이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비키라·엑스비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MSD '제파티어'는 1일 1회 1정 12주간 복용하며, 정당 13만 43원에 보험급여 등재되어 실제 환자당 약 330만 원 정도의 치료비용이 소요된다.
치료기간 내 환자가 부담하는 약가의 차이는 약 30만 원 정도이지만, ‘제파티어’는 하루 1정 복용으로 복용편의가 월등히 좋아 하루 4정을 복용해야 하는 ‘비키라·엑스비라’에 비해 환자의 복약순응도 면에서 유리하다.
게다가 추후 리월월드 데이터를 통해 확실한 입증이 필요하지만 한국인에게서 유병률이 높은 유전자형 1b형에서의 SVR12가 98%까지 달성하는 결과를 임상을 통해 입증해 효과 면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날 발표를 위해 참석한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하루에 4정을 복용해야 하는 ‘비키라·엑스비라’ 병용요법과 하루 1정을 복용하는 제파티어의 경쟁은 ‘복약순응도’를 선택할 것인지 ‘확실한 효과’를 선택할 것인지의 싸움”이라며, “의료진과 환자가 어디에 더 중점을 두는지의 문제로 환자의 상태와 치료 예후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선택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 교수는 “현재는 효과와 복약편의가 약제를 선택하는 의미 있는 기준이 되고 있지만, 각 제약사마다 유전자형과 관계 없이 100% 가까이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어 추후 1~2년 후에는 그런 기준이 의미 없어질 것”이라고 첨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메디포뉴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미 길리어드가 지난 2016년 FDA의 허가를 받은 ‘엡클루자’의 경우 유전자형과 상관 없이 C형간염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로, 출시된 이래 엄청난 속도로 시장에 보급되며 2017년 1분기 8억 9,200만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애브비 역시 유전자형과 상관없이 치료 가능한 글레카프레비어·피브렌타스비어(G/P)의 미국과 유럽 승인이 가까워진 상황으로, 이들 약물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추후 1~2년 안에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전혀 다른 판세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러한 차기 약물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와 MSD의 ‘제파티어’가 길리어드와 BMS의 기존 국내 시장 점유율을 얼마 만큼 빼앗아 올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