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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희귀질환자', 그 울타리 밖의 환자들

화이자 , "환자 한 명, 한 명을 위한 혁신과 배려 지속돼야"

“진단의 불완전성과 완치의 어려움, 그리고 치료비의 부담으로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환자들을 겪을 때 의사로서 가장 안타깝다.”


최영철 교수(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는 국내 희귀질환 및 치료 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와 같이 운을 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9일 화이자 본사에서 희귀질환사업부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개최된 행사에는 연세의대 최영철 교수가 참석하여 국내 희귀질환의 진단과 치료 및 정부의 지원정책, 국내 희귀질환자의 치료 경험 등을 소개했으며, 글로벌 화이자 희귀질환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클 고틀러(Michael Goettler) 사장이 직접 참석해 전 세계 희귀질환 치료 트렌드와 함께 화이자 희귀질환사업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희귀질환이란, 일반적으로 인구 대비 유병률이 극히 낮은 질환을 뜻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희귀질환은 7천여 종에 이르며, 희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수 또한 전 세계 3억 5천 명에 달한다.


단일 질환별 환자수는 매우 적지만 전체 질환군으로 보았을 때 세계 인구 중 8%는 희귀질환자로, 유병 인구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희귀질환 환자 가운데 절반은 유전적 원인으로 인해 영유아에게 나타나며, 이 중 30%는 5세 이전에 사망하고 있어 희귀질환에 따른 인구사회적 손실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7천여 종의 희귀질환 중 적절한 치료법이 개발된 희귀질환은 5%가 채 되지 않아 전 세계 인구의 건강과 생명연장을 위해서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분야이다.


이날 최영철 교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유병인구 2만 명 이하의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2017년 6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희귀난치질환은 1,094종이며, 2016년 2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희귀난치질환자는 약 103만 명”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 교수는 “희귀질환의 약 80%는 유전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하거나 만성적 쇠약을 유발하는 중증질환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대표적으로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은 사지의 신경이나 근육이 소실되면 만성적인 쇠약과 기능상실을 얻게 되는 중증질환”이라고 부언했다.


최 교수는 “과거에 비해 진단기법이나 영상기기, 유전자 검사 등 의료기술의 발달로 희귀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법에 있어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어 왔다”며, “특히 희귀질환 진단에 중요한 유전자 검사의 발달로 1주일 이내면 유전자 검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정도이고 가격 또한 점차 인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환의 종류가 많아 비싼 비용을 들여 검사를 마치고도 질환을 진단할 수 없는 환자들이 존재하며, 다른 만성 질환 치료제보다 훨씬 높은 치료비용으로 인해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건당국이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지정된 162종의 희귀질환 환자에게 5년 동안 치료비의 90%를 지원해주는 산정특례제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 교수는 희귀질환에 대한 국내 보건당국의 지원정책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치료비의 90% 지원이 언뜻 듣기에는 대부분의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으로 생각되겠지만, 그저 병원에서의 치료비용 청구에 대한 지원일 뿐 치료과정에서 소요되는 실제 환우들의 삶의 부담은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의 지원정책에 대한 홍보도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말부터 희귀질환관리법을 시행해 희귀질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고, 희귀질환 예방과 치료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지정하는 한편, 전문병원 지정을 통한 희귀질환 환자 등록, 전문가 양성 등에 힘쓰고 있다.


이날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현장에서의 치료경험을 통한 고충을 토로하며, “국내에는 희귀질환 전문가(의료진)가 굉장히 적은 편으로, 적은 인원이 다양한 희귀질환자를 커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희귀질환자의 치료에 있어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중요한데 이를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고, 때문에 이런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를 대할 때면 안타까운 맘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국내 보건당국의 전문가 양성 지원정책에 힘이 쏠려야 하는 이유다.


한편 최 교수에 이어 발표를 맡은 글로벌 화이자 희귀질환사업부 총괄 책임자 마이클 고틀러 사장은 희귀질환 치료에 공헌해 온 그간의 화이자의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고틀러 사장은 “화이자는 지난 1988년 성장호르몬제 ‘지노트로핀’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 30년간 혈우병 치료제 ‘베네픽스’와 ‘진타’, ‘빈다켈’ 등 현재까지 22개 제품에 이르는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화이자는 “모든 환자가 중요하다(Every Patient Counts)”는 핵심가치 아래 지속적인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혈우병 치료에 대한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분야 연구 등 전 세계 희귀질환 R&D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된 희귀질환 치료제의 대부분은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 그쳐왔다. 하지만 최근 유전자 치료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자체를 교정함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치료제들이 개발 중에 있다.


유전자 치료란, DNA나 RNA와 같이 유전적 물질을 체내에 주입하고, 주입된 유전적 물질이 정상적인 유전자를 복제,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이를 세포에 전달함으로써 결함이 있는 유전자의 역할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치료는 단 1회 처치로 유전자 결함의 치료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유전질환이 많은 희귀질환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틀러 사장은 “화이자는 유전자 치료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지속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며, “일례로 최근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와 함께 혈우병B형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등 혈우병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틀러 사장이 제시한 이 혈우병 치료 후보물질은 현재 2상 임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혁신의약품, 희귀의약품 등의 지정을 받아 활발히 연구 중이다.


최근 화이자가 발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희귀의약품사업부의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혈우병 치료제인 ‘베네픽스’와 ‘진타’의 실적 또한 좋지 않은 상황.


‘베네픽스’는 전 세계적으로 판매 감소 추세에 있으며, ‘진타’는 신성장 국가에서는 매출이 상승하고 있지만 미국 내 실적이 전년도 동기 대비 18%가량 크게 감소하며 미국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다.



회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혈우병 분야의 다수의 치료제가 출시됨에 따라 전체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현재 진행 중인 유전자 치료제 개발은 혈우병 치료제 분야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화이자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고틀러 사장은 “이외에도 화이자는 중추신경계와 심장 관련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해 벡터 분석 및 면역정찰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유전자 치료의 핵심 기술로 특정 형질을 도입하거나 발현되도록 하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벡터기술,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화이자의 희귀질환사업부는 현재까지 22개의 희귀질환 치료제와 20개 이상의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81개 국가에 치료제를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