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지난해 개원가에서 비만·피부미용 등으로 대변되는 소위 비급여 항목 진료가 크게 증가했던 패턴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같은 경향은 현재 보험 및 의료체계를 감안할 때 불가피한 현상으로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개원가의 전망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종근 회장은 “지난 해에는 개원의들이 인태반 제제 등 피부미용 혹은 비만치료에 대한 진료에 관심을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이 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은 전반적으로 낮은 보험수가에서 기인한 것으로, 비급여 진료에 집중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현 의료시스템에서는 보험환자에 대한 진료로만 경영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개원가의 전반적인 인식”이라며 “오히려 올해에는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즉, 최근 웰빙에 대한 관심이 하나의 생활문화로 정착됨에 따라 진료에 있어서도 질환진료보다 소위 웰빙을 표방하는 비급여 진료의 비중이 갈수록 더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원가에서는 의원 경영상 최소 현행유지를 위해서는 다수의 보험환자를 보는 ‘박리다매식’ 진료를 하거나 비급여를 추구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불문율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최근 ‘3시간 대기, 3분 진료’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것은 현행 의료체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틀로 잡혀져 있다”며 “보험 급여는 엄청난 규제라는 인식 때문에 요즘은 아예 개원할 때부터 비급여 진료 위주로 시작하는 개원의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매년 3500여명의 의사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환자보다 의사가 더 빨리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따라서 이제는 박리다매식 진료 자체에 대한 전망도 없어져 비급여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이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이러한 비급여 진료 비중의 급증이 진료영역의 편중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경영상의 이유로 비급여에 치중할 경우 일반질환을 위주로 진료하는 의사들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비급여 진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개원의 사이에서도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보험급여 진료를 주로 하고 비급여 진료를 부로 할 수 있는 의료체계 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이와 함께 개원가에서는 병원 종별간 진료영역의 확실한 구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최영렬 회장은 “병원은 기금으로 조성되는 것으로 의원과 시작이 다른 만큼 가야할 길도 다르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병원들이 오로지 환자 진료를 통한 비용으로 경영자금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해서라도 10년 안에 병원이 기금으로 운영되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회장은 “이것은 현재 의료전달 체계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대학병원의 교수가 감기환자를 붙잡는 넌센스는 생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