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중소병원의 병원경영 투명성 확보와 경영 압박요인 해소를 위해 마련된 성과연동총액연봉제 연구 모델에 대해 수도권 병원들은 적극 도입의사를 보인 반면, 지방병원들은 현실적인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엇갈린 입장을 보여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다각적인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자료수집을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던 병원이 모두 수도권에 한정돼 있는데다 조사 규모에 있어서도 6개 병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전국 중소병원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중소병원협의회(회장 김철수, 이하 전중협)는 25일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4차 이사회에서 김정덕 연구원(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의 ‘진료과별 성과연동총액연봉제에 관한 연구’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2% 병원경영 순이익, 총 매출대비 50% 이하의 인건비 책정 등을 전제로 작성된 구체적인 진료과별 매출가중치와 *표준근로계약서 *Net를 총액제로 전환시 급여조견표 *전속의사근무규정 *퇴직금 중간정산신청서 등이 제시됐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이번 설명회는 성과연동총액연봉제 표준모델이 완성된 이후 처음으로 연구보고서가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자리였던 만큼 회원 병원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아왔다.
그러나 이날 지방 중소병원 관계자들은 발표된 보고서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 지방병원 관계자는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을 많이 올리는 사람은 많이 주도록 돼 있는데, 매출이 높은 의사는 임금을 많이 줄 수 밖에 없지만 매출이 낮은 의사는 나름대로 덜 받는 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병원 경영이 적자만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현실적으로 Net(실수령액제)로 한달에 1500만원을 주더라도 의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성과연동총액연봉제가 경영난 해소보다는 오히려 구인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남의 한 병원관계자는 “우리병원의 경우 7년 전 이미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Net 개념을 없앴지만 단순한 총액연봉제를 실시할 뿐 성과와 연동시키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것은 성과연동이 진료경쟁을 부추겨 무리한 진료 분위기를 조성해 의료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성과연동의 신중한 도입을 강조했다.
또 다른 지방병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수도권의 소위 잘되는 병원만 근거로 작성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지방병원에는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점점 더 병원 경영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인천의 중소병원 원장은 “30명의 의사중 29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과연동총액연봉제를 관철한 결과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며 “결국 병원 경영측면에서는 Net제에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중소병원 원장은 “앞으로는 반드시 총액제로 해야 하며 법인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강조하고 “
또 다른 병원장은 “현재 연구결과는 표본도 6개 뿐이고 수도권에 국한돼 있어 적용하기 쉽지 않지만 매년 자료를 보완해 자료 근거 병원수가 늘어나면 적용하기 수월한 데이터가 마련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총액연봉제로 전환하는 것이 병원손해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유능한 의사 구하려고 하지마라. 유능한 의사가 매출많이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매출 많이 올리는 의사가 유능한 의사” “봉직의 기준봉급을 마련하는 연구도 진행해 과별 봉직의 가이드라인 갖고 있지만 공정위에 걸려 권고안으로 내놓을 수는 없다” “지난 해 진료과장에게 돌아가야 할 환급분 ‘쓱싹’했다” “봉직의들 총액제 반대해도 강하게 밀어부치면 결국 다른 병원 못간다” 등의 발언이 오고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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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첨부: 성과연동총액연봉제 보고서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