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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진료영역파괴 심화…‘제살 깎아먹기’

의료전달시스템 붕괴…“피해는 환자 몫” 우려

최근 지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경영난과 의료계 내부의 과도한 경쟁이 맞물려 진료영역이 파괴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움직임은 비급여 진료 선호와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개원가에서 틈새시장을 찾기 위한 노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제살 깎아먹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최영렬 회장은 “진료영역 파괴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현상으로 의료는 ‘치료가 우선’이라는 관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소위 비급여 진료가 성행하다 보면 자연히 기본적인 진료에 대한 비중이 낮아지고 결국 등안시될 수 밖에 없다”며 “개원 전문의가 큰 병원에서 입원환자를 볼 수 있는 개방병원제도를 활성화시켜서라도 제 역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의료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전에는 조그만 병원에서 뇌수술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환자들이 점점 3차 의료기관으로만 내몰리는 등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단순 감기환자를 보는 아이러니가 벌써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의원은 의원대로 의원환자를 뺏기고 병원은 병원대로 중증환자 진료에 전력하기 어려워진다”며 병원과 의원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외과 개원의는 “지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조사에서는 개업시 외과 간판으로 진료하는 외과전문의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는 생존방법이 ‘박리다매’ 아니면 ‘비급여’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리다매를 택하는 외과전문의는 내과계로 진료하고 그나마 외과를 살리려는 의사는 성형외과 진료를 본다”며 “개원 처음부터 자신의 진료과목을 포기하고 비급여 중심의 과로 개원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러한 편법진료가 확산돼 1차 의료기관 진료가능 환자가 대학병원으로 가는 현생이 발생한다”며 “이에 따라 응급·중증환자의 대기시간이 미뤄질 수 밖에 없고 결국은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즉, 비급여 중심으로 진료과 구분을 없애는 등 진료영역을 확대 및 전환하는 것이 기본진료가 요구되는 의원환자를 대학병원으로 내모는 현상을 초래하고, 그 부담이 대학병원으로 전가돼 이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에게 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개원의는 또 “의사들은 ‘의사를 죽여서 의료를 살릴 수 있다면 쥐어짜서라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현 의료체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방치될 수밖에 없고 국민이 피해자가 된다는 점을 정부가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개원가는 비급여 진료에 몰리고, 반대로 환자는 대형병원 진료에 집중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의료계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의료정책 개선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