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절반이 비만인 데 반해, 20대 여성은 100명 중 16명이 저체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성북을)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인원은 총 1,454만여 명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BMI 측정 결과에 따른 비만도를 살펴본 결과 전체의 35.6%인 518만여 명이 비만 인구로 나왔다. 비만 444만여 명, 고도비만 74만여 명이다.
즉, 인구 100명 중 36명이 비만 상태라 할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비만 인구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전체 수검 인원 중 33.4%가 비만 인구였고, 2015년 34.8%로 증가하는 등 비만 인구 증가는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정상 체중에 속하는 사람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4년 전체 수검 인원의 38.5%가 정상 체중으로 100명 중 39명이 정상범위에 속했지만, 2015년에는 37.5%, 2016년에는 36.8%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 남성은 30대를 정점으로 비만율 낮아지고, 여성은 나이 들수록 비만율 높아져
가장 비만도가 높은 연령대는 60대다. 전체 인구의 39%가 비만이다.
전체 연령별 비만도를 보면 19세 이하는 24.6%, 20대 24.8%, 30대 37.2%, 40대 35.8%, 50대 36.2%, 60대 39%, 70대 이상 36.1%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남녀 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남성의 경우 성인이 되기 전인 19세 미만 중 비만 인구는 28.5%에 불과하다. 하지만, 20대에 들어서면서 36.7%로 늘어난다. 8.2%나 증가한 것이다. 30대에는 47.2%로 심하게 증가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이후에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40대 46.2%, 50대 42.2%, 60대 39.3%, 70대 이상의 연령대에선 32.1%로 20대보다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반면, 여성들은 남성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여성들의 비만율은 19세 이하에서는 19.1%였다. 20대에 들어서는 12.9%로 확 줄어든다. 이후 30대에는 17.1%, 40대 23.5%, 50대 30%, 60대 38.7%, 70대 이상 39.4%로 나이가 들수록 비만해지고, 남성 비만율을 역전하는 현상까지 보인다. 임신과 출산, 육아에 따른 부담과 생활 환경 변화가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여성과 남성의 차이로 인해 연령대별 비만율은 6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 20대 여성, 100명 중 16명은 저체중
표준체중 미만인 저체중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여성이다.
2016년 기준, 전체 여성 인원 중 저체중 비율은 5.4%다. 연령대로 보면 10대, 20대, 30대의 저체중 비율이 평균보다 높다. 특히 20대가 심각하다.
20대 여성은 100명 중 16명(15.8%) 정도가 저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하 연령대는 12.7%, 30대는 10.8%가 저체중으로 나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체중 비율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대 여성의 저체중 비율은 2014년 17.5%에서 2015년 16.3%, 2016년 15.8%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비만이 질병의 근원인 것처럼 저체중도 가볍게 다룰 수 없다. 일부에서는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고도 한다. 특히 외모지상주의와 마른 몸을 지향하는 사회 트렌드가 젊은 여성들의 저체중을 촉발하는 만큼, 더욱 우려하고 경계해야 한다.
◆ 중년 남성 비만, 갈수록 심각해져
30대 남성 중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비만이다. 2016년 기준 47.2%가 비만한 것으로 나왔다. 40대는 46.2%가 비만이었다. 50대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그래도 42.2%가 비만이다. 더 심각한 점은 비만율이 점점 늘어난다는 점이다.
전 연령대에서 비만 인구가 가장 높은 30대의 경우 2014년에는 43.4%에서 2016년에는 47.2%로 늘었다. 40대는 2014년 42.8%에서 46.2%로 50대는 39.6%에서 42.2%로 조금씩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 "비만은 고혈압, 흡연, 고혈당, 육체적 비활동과 함께 5대 사망위험 요인 중 하나"(WHO)
기동민 의원은 "비만을 관리하면 다양한 질병의 위험을 상당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우리 사회는 몸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기가 너무 어려운 환경이다. 따라서 의지와는 달리 부실한 관리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사회적 질병인 비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우리나라에 건강보험 제도가 도입된 해가 1977년이다. 벌써 40년이 지났다. 전 세계 어느 나라 부럽지 않은 질병 치료 시스템을 갖췄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해마다 60조 원 이상의 의료비가 지출되고 있고 그 중 20조 원 이상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 문재인 케어가 계획되고 실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건강보험은 질병 발생 이후 사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지, 사전 예방에는 소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동민 의원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국민의 질병 예방, 아니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과 실행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만 예방(적정한 체중 관리)은 그중에서 가장 빠른 길이다. 선진 의료 시스템을 구축한 국가들이 햄버거와 나트륨을 규제하거나, 공공체육시설과 여가시설을 적극적으로 조성하여 국민이 일상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국민이 건강하면 의료비가 줄어들고, 그만큼 국가 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기 의원은 "물론 국가 정책의 궁극적 목표인 국민의 건강한 삶이 보장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부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