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중심으로 국민의 감염병 걱정을 덜 수 있도록 건강하고 안전한 국가로 만들겠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바이러스질환연구과 김기순 과장은 4차 산업혁명 및 미래 감염병 위기대응 역량 강화 취지로 8일 오후 1시 30분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개최된 '제5회 감염병연구포럼'에서 '제2 메르스의 대비 국가 감염병 R&D 전략' 주제로 발제했다.
김기순 과장은 "2015년 5월 국내 메르스 발생 이전에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등 감염병 연구를 기본적으로 지속해왔으며, 2012년부터 지속해서 메르스에 기본적인 대응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기순 과장은 "메르스는 그나마 준비를 하고 있어서 당시 무슨 바이러스인지 알았고,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막연히 언제 올지 몰랐지만 준비하고 있던 차에 2015년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했고, 26일 유전자 분석 등이 이뤄졌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고 있는 바이러스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근거를 확보했다. 그 뒤 메르스에 대응했는데, 18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35명이 사망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메르스로 인해 병원의 인지역량 및 국민 · 전문가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과학지식을 쌓아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의료환경 개선의 필요성과 공공보건 대응 역량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기순 과장은 "2015년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각 부처에서 독자적으로 수행되는 감염병 관련 연구성과의 동반 상승효과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의 감염병 연구 콘트롤 타워 역할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각종 신변종 병원체의 해외 유입 증가, 잦아진 대유행 발생, 난치성 감염병의 존재 등으로 인해 감염병의 위협 · 도전은 더 거세지는 추세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병원체, 기후변화 · 세계화로 인한 감염 증가, 가축의 대량 사육과 항생제 남용, 고령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으로 감염병은 인류에게 더 큰 위협으로 대두된다. 김 과장은 "이들을 감염병 관리를 연구하는 데 고민해야 할 아이템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2016년 5월에 제2차 감염병 위기대응 R&D 계획을 세우고, 신 · 변종 감염병, 국내 미발생 해외유입 감염병, 재출현 미해결 감염병 등 3대 카테고리로 나눠 감염병을 구분했다.
김 과장은 "철새의 이동 경로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이동한다. 중국에서 약 8백만 명이 한국을 찾고, 우리나라 국민도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을 방문한다."면서, "바이러스는 사람의 세포에 들어와서 수백 수천 개의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라고 감염병의 세계화 및 복잡성을 설명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에 돌입하면서 생명과학과 디지털의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이다. 김 과장은 "이번 문재인 정부가 특히 중요하게 인지해야 할 사항은 '4차 산업을 감염병 관리와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국가감염병 연구는 '감염병 걱정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국가를 실현하기 위해 신·변종 및 해외유입 감염병 대응기술 확보, 미해결 감염병 대응능력 강화, 국가 감염병 안전망 구축 등 3가지 커다란 목표를 두고 있다.
이 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인구 고령화 및 감염병 원인 다변화에 따라 미래 연구개발 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은 국내에서 발생하기보다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질병 원인 다변화에 따른 국제연구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개념이긴 한데,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의 부처 간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 감염병이라는 건 사람에게만 중요한 질병이 아니라 동물, 환경 등 모두에 적용되는 중요한 개념이다."라면서, 국민 보건 안전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인수공통 감염병 및 AI, 인체감염 대응 연구 등 원 헬스 개념의 협력 연구정책 활성화를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연구 정책 방향으로 ▲인지 역량(감시·역학), ▲발생 역량(기전·진단), ▲대응 역량(백신·치료), ▲기반 역량(인프라 임상·정책) 등을 정하고, 전체적으로 3대 유형 10대 중점 분야에 대해 로드 맵을 설정해 2021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김 과장은 "정부는 산업계 · 연구계 등과 보조를 맞춰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함께 일해야 한다."라고 첨언했다.
주요 R&D는 감염병 관리기술, 감염병 위기대응, 범부처 등이다. 관련 R&D인 감염병 관리기술 개발과 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정책 적용 등을 연계해 다부처 협업을 통한 방역정책을 적용한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 국민이 감염병에 안전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현재 국립보건연구원 감염연구센터에 5개 부서가 존재한다. 이 조직만으로는 감염병 연구가 힘들다."라면서 향후 국립보건연구원 산하에 감염병연구소(IDRI)를 두어 조직이 확대될 계획임을 말했다.
감염병연구소는 3부 · 5센터 · 2실 · 40과로 구성되며 전문인력 250명이 증원된다. 2018년도부터 조직 및 정원 확보가 추진된다.
끝으로 김기순 과장은 "감염병 연구의 최종 목표는 감염병 걱정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질병관리본부 중심으로 3대 유형과 10대 중점 분야를 중점에 두고서 국민의 감염병 걱정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시 서원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등이 참석해 개회사와 축사를 각각 진행했다.
김기순 과장의 강연을 시작으로 ▲방역현장 문제해결형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R&D' 사업(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조은희 과장), ▲신종바이러스 감염 대응 융합 솔루션(한국화학연구원 김범태 단장), ▲4차 산업혁명 & 감염병 R&D 미래(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안인성 박사) 등 '국가 감염병 R&D의 미래' 주제로 1부 강연이 이뤄졌다.
2부에서는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R&D 세부 계획' 주제로 ▲'백신 이상반응 연구 및 안전성 유효성 품질평가 기술개발(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최은화 교수), ▲매개체 전파 감염병 감시 예측모델 개발연구현황 및 계획(국립보건연구원 신종감염병·매개체연구과 이주연 과장), ▲다중질환 진단키트 최신기술동향 및 향후개발계획(질병관리본부 감염병진단관리과 김갑정 연구관), ▲한국형 개인보호구 및 자가 격리시스템 개발(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 조상연 연구관)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