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인재양성, 약학대학 교육과정 개편 시급"

신약개발 사업화 전문가, 임상약사, 산업약사 등 진출 방안 무궁무진

4차 산업혁명시대 중요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고급인력의 양성과 공급’이 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며, 이에 대한 전문 인재로서 약학인들의 역할이 오히려 증대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4차 산업혁명시대 신약개발 인재양성 포럼’이 27일 오전 9시부터 국회 도서관 지하 1충 대강당에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과 한국약학교육평가원 주관 하에 개최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세대의 바이오경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과거에는 바이오사업화의 장애요인이 ‘글로벌 수준의 원천기술 부족’과 ‘바이오산업 규모의 영세성’이었다면, 향후 장애요인은 ‘전주기적 연구 및 사업화 기반이 취약’이 될 것”이라며, 바이오사업화 성공을 위한 전략으로 ‘기술∙인력∙자금의 유통구조 취약 해결을 위한 밸런스 강화’를 제시했다.

현병환 교수는 대표적인 해결 방안으로 사업화 능력과 약사 능력을 동시에 갖춘 전문가 양성을 꼽았다. 사업화 임상약사를 통한 연구 및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

약사의 역할이 과거 일반의약품 판매 및 처방의약품 조제 중심에서 향후 임상∙신약개발 및 제약회사 의약품 생산관리, 바이오경제 지원(기획, 관리, 투자, 기술거래, 연구전략 등) 등으로 그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한 교수는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헬스 약사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IT 등 정보기술 발달과, 자동화 등으로 약사가 대체될 것이라 예상하고 타 보건 의료인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와 정부의 기대 미달로 약사라는 직업이 사장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반대로 고령화 사회 진입, 약의 사용 증가, 보건의료비가 증가되는 미래 환경은 ‘약사 직능의 확대’를 통해 소비자와 정부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어 ‘누군가는 치료제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또한 유사한 의견을 개진했다.

여재천 전무는 “신약개발의 발전을 위해서는 신약개발 과정을 다학제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역할이 규명되어, 다양한 인재상을 정립하고 실전에 맞는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 전무는 “약과학자와 의약화학자, 연구약사와 임상약사는 모두 다른 개념”이라며, 각 역할에 맞는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성과 스킬을 갖춘 전문인력으로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 전무는 “미래 신약개발에 필요한 전문인력은 ▲혁신성과를 시장가치로 연계시킬 수 있고, ▲다양한 분야간 협업과 연계를 유도할 수 있으며, ▲연구개발 등 혁신과정에 동반되는 각종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의약품연구개발 전주기 과정을 리드하고 조율할 수 있는 사업화 전문 인력인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맞은 정세영 한국약학교육평가원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개국약사를 제외한 임상약사, 산업약사 직무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운을 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6년제 약대 졸업생의 취업현황을 살펴 보면, 개국약국 취업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병원약국 취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세영 원장은 “하지만 현재 추세로 병원약사 수급이 충족되면, 결국 향후 몇 년 안에 남은 길은 ‘산업약사’로의 진출”이라며, “하지만 현재 임상약사나 산업약사 벤처산업과 같은 약학인이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직무에 대한 적합한 교육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산업약사를 육성하기 위한 특성화된 약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 패널로 참석한 장우익 CMG제약 대표는 “약학인들이 창업, 산업약사로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이미 학생들은 약학인의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정작 교육기관 전문가들이 안일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교육을 담당한 전문가들이 예비 약학인들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교육기관의 방관을 꼬집었다.

손미원 바이로메드 전무 역시 “자사는 연구개발 전문회사로서 약학인의 인력수급이 꼭 필요한 업체지만, 신약개발 연구에 적합한 학위를 갖춘 약학인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약학대 학생들이 졸업 후 석사나 박사로의 학위 취득을 꺼려해 연구인력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상황으로, 교육기관이 신약개발에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교육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영국 코디엠 바이오헬스케어 대표는 통합적 사고를 가진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바이오, 제약, 의료 분야에서의 사업화를 위해서는 재무, 경영, 협상 등 다양한 다른 분야의 지식과 경험도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전공 공부 외에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영국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 약학인들도 약사 직무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기술사업화나 기술 마케팅 등의 분야에 지식과 경험을 쌓아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기간이 교육과정을 통해 특허, 재무, 마케팅, 사업화, 기술이전, 협상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스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른은 정세영 한국약학교육평가원 원장을 좌장으로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 장우익 CMG제약 대표, 손미원 바이로메드 전무, 조영국 코디엠 바이오헬스케어 대표, 이종승 동아일보 부국장, 현병관 대전대학교 교수,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김남득 부산대학교 교수가 페널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