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되는 2017년 성장도표에 따라 저신장 및 비만 유병률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13일 오후 1시 30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이건희 홀에서 개최된 '제5회 소아청소년 건강증진 및 보건통계 심포지엄'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가 '2017 소아청소년 표준성장도표 개정 및 변경사항'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정상 성장 과정은 소아청소년이 자라는데 아주 중요한 특성이고, 한가지 특성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으로, 일정 부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이러한 성장패턴을 잘 파악한다면 해당 소아청소년의 특정 질환 유무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신장 · 체중 등을 측정하는 것이 소아청소년을 케어하는 데 있어 중요 과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Growth Reference(성장 참조)는 특정 집단에 속하는 소아청소년의 신체 계측치를 통계적으로 요약해 놓은 것으로, 특정 시간 및 특정 지역에 거주하는 집단을 대표하는 자료이다. 이는 대부분 평균, 표준편차 등의 형태로, 연령 · 성별에 대한 자료가 제시된 것이며, 즉,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는 것으로서 지금까지 출판된 대부분 성장도표가 이에 해당한다.
Growth Standard(성장 표준)는 Growth Reference와는 다르게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야만 하는가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WHO에서 제공하는 Growth Standards이다. Growth Chart(성장 도표)는 Growth Reference, Growth Standard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지에 관해 파악할 수 있다.
표준으로서 잘 기획된 성장도표의 특징은 ▲작성의 원자료가 표준의 특징을 가져야 하고, ▲목적이 분명해야 하며, ▲사용자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또, ▲사용하기에 쉽고 간결해야 하고, ▲성장도표 자체로 대부분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적절한 사용 지침이 제공돼야 한다. 그리고 ▲국가 지침과 전문적 지침에 부합해야 하고, ▲성장도표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교육자료가 같이 제공돼야 한다.
우리나라 성장도표는 1967년 '한국 소아의 발육 표준치'를 시작으로 대한소아과학회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약 10년마다 개발해오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사용하는 것은 2007년 마지막으로 개정된 '소아 · 청소년 표준 성장도표로, 이 자료를 가지고 지금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2007년 성장도표는 기존 성장도표와는 다르게 진전된 통계적 방법을 사용해서 표준치에 가깝도록 개발했고, 1997년과 2005년 자료를 합쳐서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2007년 성장도표 제정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현 소아청소년 성장상태를 평가하는 표준치로서의 적절성 평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007년 성장도표의 제한점은 ▲모유수유아와 조제분유수유아를 모두 포함해 성장도표를 산출했기 때문에 모유수유아의 성장도표로 활용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또, ▲체질량지수를 계산하게 되는 2세 이상의 경우 체중 및 체질량지수는 비만 인구가 증가한 2005년 조사자료를 활용해 미국 CDC growth charts 등 국외 성장도표와 비교해 높게 산출됐지만, 신장의 경우 현 소아청소년에 적용하기에 작게 산출된 경향이 있다. 그리고 ▲성장도표와 이용지침서가 활용하기 어렵게 발표돼 활용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
김 교수는 "생후 초기 아이들의 키, 체중이 원래보다 크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었다. 비만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게 산출되고, 신장의 경우 키가 조금 더 작았던 1997년 자료가 들어왔기 때문에 실제 키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작게 평가되지 못한 경향들이 있었다."라면서, "모유수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2007년 성장도표에는 많이 있지 않았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WHO에서 97년부터 2003년까지 MGRS(Multicentre Growth Reference Study)라는 연구를 시작했고, 이 결과를 가지고 WHO Growth Standards라는 것이 제작됐다. 이는 현재 개발된 성장도표 중 가장 표준에 가깝다고 평가되며, 미국, 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 영유아 표준 성장도표로 도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소아청소년의 성장 발육 상태를 살펴보면, 2005년 이후 10년간 한국 소아청소년의 최종 키 성장은 정체 상태이고, 사춘기의 키 성장이 빨라지는 성장가속현상은 여전히 보이며, 비만 증가 수준은 정체 상태지만, 고도 비만은 계속 증가 추세이다.
김 교수는 "즉, 성장도표를 위한 학동기 아동의 새로운 측정 사업은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됐고, 기존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성장도표를 만들게 됐다. 신장 같은 경우 2005년도 자료를 활용했고, 새로운 절삭 기준을 사용해 만들었다. 3~18세 자료를 요약해보면, 3세 이전에는 WHO 자료를 활용하기로 했고, 3세 이후의 자료를 새로 만들게 됐는데, 체중과 체질량지수, 신장별 체중 등 체중과 관련된 것은 1997년과 2005년 자료를 활용했고, 신장의 경우 2005년 자료만 활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2017년 성장도표에서는 기존에 제시됐던 백분위수 위에 더 극단값인 1 백분위수와 99 백분위수를 제시했다. 2007년 성장도표와는 다르게 연령 기준이 마지막 나이가 아니라 그 전에서 제일 가까운 나이 기준으로 바뀌었다."라고 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1~2015년) 자료에 2017년 성장도표를 적용하면 저신장의 경우 0.3% 정도 증가하게 되는데, 주로 남아에게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저체중의 경우 전체 비율은 1% 내외로 차이가 나며, 이 역시 남아에게서 좀 더 차이 나는 양상을 보인다.
학교건강검사(2011~2015년) 자료에 2017년 성장도표를 적용하면 전체적으로 약간만 증가하는 양상이며, 저체중과 비만 비율에서 조금의 차이를 보인다.
김 교수는 "2017년 성장도표는 만 3세까지는 WHO 성장도표가 도입된다. 기존 우리나라 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모유수유가 강조되고 있는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이며, 모유수유 반영을 아이들 성장 발달에 더 좋은 지표로 여기는 세계적 추세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존 자료와 비교 시 수용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라면서, "만 3세 이후부터는 새롭게 제정되는 2017년 성장도표를 사용하게 됐다. 기존 자료가 최근 몇 년 동안 차이가 없어서 외국 성장도표 제작 방법과 유사한 방법으로 기존의 자료를 활용해 만들게 됐고, 기준을 현대화, 표준화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 도표는 저신장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새롭게 제정되는 성장도표를 적용하면 저신장 유병률과 비만 유병률이 조금씩 증가한다. 체중의 경우 모유수유하지 않는 아이들이 체중이 더 많이 나가는 것을 반영하고 있고, 남아의 경우 비만도가 더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소아과학회 학교보건 및 보건통계위원회 문진수 이사의 발언에 따르면, '2017 소아청소년 표준성장도표'는 지난해 말 완성이 된 상태이며, 오는 1월 중으로 공식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