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가 지난해 승인한 신약은 46개로 지난 10년 간 허가한 신약 개수 중 최대치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은 더 활발해 지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움직임이 얼마나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메디포뉴스는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서 발간한 ‘BIO ECONOMY BRIEF’ 내용을 토대로 지난해 6월 15일 기준 우리나라, 미국, 일본, 중국의 파이프라인 보유 현황을 비교하고, 다국적 제약사의 파이프라인 분석내용을 전한다.[편집자 주]
◆미국의 파이프라인 압도적인 가운데, 중국 추격 두드러져
한국바이오경제센터가 발간한 ‘BIO ECONOMY BRIEF’에 따르면, 미국의 파이프라인 개수가 압도적으로 많으나, 중국이 미국을 추격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나라, 미국, 중국, 일본의 파이프라인 수치를 비교한 결과 수치 대부분에서 미국에 이어 중국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약사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가 많아 미국, 중국, 일본의 경우, 본사가 있는 국가를 기준으로 했다.
임상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지난해 6월 15일 기준 미국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11,077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뒤이어 일본이 1,188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소한 차이로 중국은 1,176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했고, 우리나라 제약사는 90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는 제약기업을 살펴본 결과, 미국에 본사를 둔 제약기업 2,719곳이 하나 이상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어 중국에 본사를 둔 제약기업 321곳이 신약 파이프라인을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은 제약사 208곳이, 우리나라는 170곳의 제약기업이 하나이상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치료영역별 파이프라인을 살펴본 결과, 4개국 모두 종양 관련 파이프라인 수가 가장 많았다. 미국의 종양치료제 파이프라인 수는 3,904개로 나타났고, 이어 중국이 473개, 일본이 470개, 우리나라가 342개의 종양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4개국이 종양치료제 파이프라인이 가장 많은 것은 모두 공통적인 현상으로 드러났으나, 종양치료제 다음으로 많은 파이프라인 질병 종류는 다르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양치료제 다음으로 대사질환치료제 파이프라인이 128개로 그 뒤이었고, 미국은 감열질환치료제 파이프라인이 2,073개, 일본은 중추신경치료제 파이프라인이 204개, 중국은 감염질환치료제 파이프라인이 174개로 종양치료제 다음으로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항체의약품, 합성단백질, 재조합단백질,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바이오의약품의 파이프라인 수가 small molecule 중심인 합성의약품 파이프라인 수를 앞지른 것을 나타났다. 우리나라, 미국, 중국 모두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수가 합성의약품 파이프라인 수보다 더 높게 집계됐다. 다만, 일본만 아직까지 합성의약품이 바이오의약품보다 더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매출 높은 상위 5개 다국적 제약사 중 노바티스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 보유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 기준 국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다국적 제약사는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바이엘, 사노피 순이었다. 이들 중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은 노바티스로, 총 20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어 화이자가 194개, 로슈가 111개, 바이엘이 77개, 사노피가 71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은 ▲후보물질탐색 ▲전임상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사전허가 신청 단계별로 분석됐다.
이계민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화이자는 모든 임상단계에서 종양 관련 파이프라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임상 단계를 끝내고 곧 출시 될 사전허가신청 단계에 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노바티스는 전임상, 임상 1상, 임상 2상, 임상 3상, 사전허가 신청에서 종양 관련 파이프라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로슈는 임상 1상에서 종양 관련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사전허가신청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은 면역, 중추신경, 감염질환, 대사질환 관련 파이프라인이다. 사노피는 전임상과 임상1상 단계에서 주요 치료영역 별 파이프라인이 고루 분포해 있으며, 임상 3상에서 종양, 감염질환, 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제약사의 파이프라인 수는 다국적 제약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러나 26일 바이오협회 신년인사회에서 유승준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센터장이 발표한 대로, 우리나라 제약사는 현재 R&D 비중을 높여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향후 우리나라 제약사 역시 신약 파이프라인 수가 더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